대구대학교 교수들이 ˂슬픔을 보듬고 공동체적 가치를 회복하자˃는 제목의 성명서를 23일 발표했다.
이들은 이날 성명을 통해 △ 오로지 돈만을 숭배하는 성장 제일주의 △ 빨리 빨리와 대충 대충의 사고방식 △ 권력과 자본에 의한 부패와 비리의 사슬 △ 친기업적 규제완화 정책 등을 ˂세월호 참사˃ 원인 중 하나 라고 꼽았다.
아울러 ˂이번 참사의 ˂원인 및 사고 수습 과정˃과 관련된 모든 진상을 한 치의 의혹도 남김없이 명명백백하게 밝히고 책임자들을 엄중하게 처벌할 것˃을 촉구했다.
또 ˂정부를 감시하고 비판해야 할 언론을 여러 수단을 통하여 정부가 언론들이 고유한 기능을 하지 못하게 한 것을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대구대 교수들의 ˂슬픔을 보듬고 공동체적 가치를 회복하자˃ 성명서 전문이다.
“슬픔을 보듬고 공동체적 가치를 회복하자” 세월호 참사를 지켜보면서 우리는 깊은 슬픔과 함께 분노를 느꼈습니다. 펴보지도 못한 청춘을 빼앗겨 버린 안산 단원고등학교 학생들, 이들을 지키며 마지막 순간을 함께 한 선생님들, 그리고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들딸들을 창졸간에 잃어버린 부모님들. 이 분들의 형언할 수 없는 슬픔과 분노에 깊이 공감합니다. 이번 참사는 어느 누구라도 규칙을 지키고 힘썼더라면 막을 수 있었거나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우리를 더욱 아프게 합니다. 몇 년마다 되풀이되던 대형 참사를 겪고도 전혀 달라짐이 없었던 우리 사회의 민낯이 이번 사고로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오로지 돈만을 숭배하는 성장 제일주의, 빨리 빨리와 대충 대충의 사고방식, 권력과 자본에 의한 부패와 비리의 사슬, 그리고 이명박 정부부터 시작되어 이 정부에서도 거세게 몰아치고 있는 친기업적 규제완화 정책도 이번 사고를 키운 근본원인 가운데 하나입니다. 우리는 교육자이자 지식인으로서 그동안 무엇을 해왔는가를 되돌아봅니다. 우리 사회의 구조적 모순에 대해 침묵하고 인권과 생명의 가치를 교육하는 일을 등한시 하지 않았는가를 반성합니다. 아울러 우리는 꽃다운 청춘 한 명 구조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던 해경과 여러 대책본부의 난립 속에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지 못한 무능하고 무책임한 정부 및 정치권 모두에 반성과 참회를 촉구합니다. 우리는 이번 참사의 원인 및 사고 수습 과정과 관련된 모든 진상을 한 치의 의혹도 남김없이 명명백백하게 밝히고 책임자들을 엄중하게 처벌할 것, 또한 근본적인 인적 쇄신을 포함한 철저한 개혁을 정부에 요구합니다. 아울러 규제완화가 만사 해결책이라며 몰아 부치는 정부에 이번 참사의 원인을 되새겨 국민의 안전과 직결되는 분야에는 규제를 강화할 것을 요청합니다. 정부를 감시하고 비판해야 할 일부 언론이 세월호 참사 보도를 하면서 제 기능을 하지 못하여 공론의 장이 심각하게 왜곡되었기에 언론의 반성도 촉구합니다. 지난 이명박 정부 이래 현재에도 정부를 감시하고 비판해야 할 언론을 정부가 여러 수단을 통하여 그 고유한 기능을 하지 못하게 한 것을 강력하게 규탄합니다. 이번 참사를 계기로 슬픔을 함께 나누며 공감하고 윤리를 다시 세우는 공동체적 가치를 다시 회복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다시 한 번 유가족 여러분들에게 심심한 위로를 드리며 고인들의 명복을 기원합니다. 2014년 5월 23일 대구대학교 교수 일동 강민건, 강수진, 고동우, 고상현, 고진한, 권혁철, 김경무, 김보혜, 김성진, 김성해, 김수용, 김시만, 김영범, 김용원, 김의명, 김재훈, 김진, 김환, 나인호, 남영복, 박경옥, 박정호, 백순철, 안병억, 안현효, 유병제, 윤재운, 원효식, 임석회, 임성민, 이규환, 이기은, 이대식, 이민경, 이소영, 이승협, 이영아, 이은석, 이정복, 이준상, 이진숙, 이희영, 장진, 전승훈, 정인준, 조순제, 조익환, 조한진, 조희금, 차정호, 최병두, 최보승, 최양규, 최영림, 최창원, 하지완, 한진우, 허승덕, 허영은, 홍인기, 황보각 |
신현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