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대학뉴스는 최근 있었던 윤일병구타사망사건으로 대표되는 군대내 인권문제 등에 대해 군사평론가이자 〈반갑다 군대야〉의 저자 김삼석씨에게 들어보았다. 다음은 서면인터뷰다.  



- 윤일병이 4월7일 사망했고, 처음에는 음식물섭취를 하다 기도가 막혀 사망했다고 국방부가 발표했습니다. 나중에 구타로 인한 사망이라는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는데요, 윤일병구타사망사건의 본질적 문제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우리군대는 사람을 살리는 군대가 아니라 사람을 죽이는 암 걸린 군대>

군에서 발표를 축소, 왜곡, 은폐하려다가 발각이 나서 부랴부랴 사단법원에서 군사령부 법원으로 옮겨 재판을 한다고 하고, 재수사를 한다며 야단법석입니다. 끔찍한 윤일병구타살인사건에 대한 제보가 없었다면 단순사고로 끝날뻔 했다는 것입니다. 윤일병사건은 사상누각에 불과합니다. 바로 윤일병사건 같은 경우가 그동안 한국군대에서 벌어져 70년대부터 해방후 80년대초까지 군에서 사건, 사고, 자살 등으로 사망한 젊은이가 한 사단 병력에 가까운 1만2000여명이었다라는 것을 안다면 치가 떨릴 것입니다. 이 숫자는 전시가 아닌 평상시에 우리 군에서 죽은 숫자입니다. 경악할 정도입니다. 요즈음에도 1년에 100여명이 자살한다고 하지만 이 숫자는 많이 줄어든 게 이렇다는 겁니다. 바로 여기에 본질이 있습니다. 우리군대가 사람을 살리는 제대로 된 군대가 아니라 사람을 죽이는 암 걸린 군대에 다름 아닙니다. 

<자주권이 없는 군대안에서 사병들의 생명은 파리목숨에 불과>

즉 본질은 바로 우리군이 자주권이 있느냐는 것입니다. 자주권이 군의 생명이기 때문입니다. 제일 먼저 스스로 작전을 펼칠 수 있는 군의 작전지휘권이 아시다시피 지금 2020년까지 찾아오는 것을 미루자고 포기하는 군대입니다. 자주권이 없는 군대안에서 군의 생명인 사병들의 생명은 가슴 아프게도 파리목숨에 불과합니다. 둘째는 암 걸린 군대에 대한 치료와 처방을 할 수 있는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 처방은 폐쇄적일 필요가 없는 작고 강한 군대면서, 부모님이 안심하고 자식을 군에 보낼 수 있는 통일을 지향하는 군대입니다. 즉 이 처방을 내놓지 못하면 제2의 윤일병, 제3의 윤일병과 같은 젊은이들이 폐쇄적인 군대로 암병동으로 들어 갈 수밖에 없습니다. 더 이상의 죽음의 행렬을 멈추게 하기위해서는 군에 생명을 불어넣어주어야 합니다.


- <윤일병구타사망사건>으로 인한 입대예정자들의 불안과 사회적 파장에 대해 어떻게 보십니까.

안타깝게도 얼마전 전방 총기난사사건도 그렇고, 예전에 육군훈련소 인분사건도 그랬듯이 입대예정자들의 불안은 일 것으로 보입니다만 시간이 지나가면 다른 뉴스 등에 덮혀 늘 언제 그랬냐는 듯이 잊혀지게 될 것입니다.

<군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조직화해야 할 때>

대만(타이완)의 의문사 유가족의 옷 등에 적혀 있는 <입대관심>, <제대안심>이라는 말을 다시 되새겨봅니다. 즉 입대에 관심을 가지면 제대를 안심해도 된다는 평범한 진리입니다. 본질적으로 군의 생명인 군의 자주권과, 사병들의 생명에 대한 끊임없는 관심이 제대할 때까지, 아니 다음 사람이 또 입대할 때 또 제대할 때까지. 즉 군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조직화해야 할 때입니다. 그래야만이 지금의 사회적 파장을 긍정적으로 모아서 군을 바로 세울 수 있는 절대절명의 기회로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 군인권문제를 오랫동안 연구해오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군대내 인권문제와 의무병제의 문제점에 대해서도 듣고 싶습니다.

<군인권문제에 관심갖는 전문적인 인권센터 중요>

예전에는 많이 연구했지만 지금은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다른 일을 하면서, 군의 몸통이자 배후인 세계의 군산복합체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군대내 인권문제는 군인권센터처럼 군인권문제에 대해 끈질기게 관심갖는 전문적인 인권센터가 있는 것은 대단히 중요합니다.

<동족이 아닌 외세를 경계하는 초병으로 만들어야>

입대한 젊은이들 50%이상이 전방에 근무합니다. 얼마전 전방 총기난사 사건도 그렇고, 윤일병사건도 전방에서 일어난 것이죠. 해방후 70년 가까이 군사분계선을 지키느라 10만명이 GOP에서 매일 밤을 설칩니다. 21세기에 왜들 이러십니까. 30만명을 경계선에 세워서 우리를 지켜냈다고 생각하십니까. 비싼 정찰위성, 조기경계기, 각군 정찰기, 야간투시경, CCTV는 무슨 호구입니까. 지난번 북녘귀순자 등을 통해서 알 수 있듯이 군사분계선이 숭숭 뚫렸던 적이 있습니다. 경계근무만이 만사형통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젊은이들을 분계선에 100m간격으로 놓지 말고 전부 집이나 학교로 돌려보내세요. 젊은이들 밤에 잠을 재우세요. 잠 부족하거나 안 재우면 머리가 돕니다. 즉, 구조적인 군축을 통한 작고 강한 군대로 편제해 절반 이상을 일터로 보내고, 남은 장병은 21세기 경계에 맞는 부드러우면서도 강한 군대로 동족이 아닌 외세를 경계하는 초병으로 만들면 우리 젊은이들 머리 열 받지 않습니다.

바로 65만여명에 가까운 입대 젊은이들을 무책임하게 강제로 징집한 사례가 저는 윤일병 사건이라고 봅니다. 윤일병사건으로 동맥경화걸린 의무병제를 대수술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지금 의무병제를 고집한다면 제대로 나라가 책임을 지라는 것입니다. 입대전, 입대, 복무생활, 제대, 제대후까지 말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정부가 무책임한 것입니다.

<무책임한 의무병제 순차적으로 폐지하고, 책임지는 지원병제로 가야>

결국 나라가 책임을 지지 못하기 때문에 <무책임한> 의무병제를 순차적으로 폐지하고, 21세기 통일지향적인 군대에 걸맞는 대대적인 군축(적대시정책철회, 무력감축, 병력감축)을 통해 전문형, 지능형 인력구조인 <책임지는> 지원병제로 가야합니다.


- 양심적 병역거부, 입대거부와 관련해 대체복무제도와 같은 대안에 대해서도 말씀 부탁드립니다.

분단국가에서만이 동족을 적으로 겨냥한 훈련을 자나깨나 받습니다. <찔러 총>, <베어 총>을 매일 하고 있습니다. 비극 중의 비극입니다. 이제 동족이 적이 아니고 통일을 지향해야하는 대상이라는 것을 알려야합니다. 6.15공동선언실천이 제일먼저 바로 군대에서 나왔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사병이 통일지향적인 군대, 부모가 안심하고 보낼 수 있는 군대를 만드는 주체로서 입대해야> 

지금 양심적 병역거부는 온 몸으로 집총거부를 평화적으로 실천하는 행위입니다. 이 행위를 개인적으로 할 것이 아니라 입대전에 많은 이들과 함께 하는 것도 참으로 중요합니다. 입대거부에 대해 물어보셨는데 사병이 통일지향적인 군대, 부모가 안심하고 보낼 수 있는 군대를 만드는 주체로서 이제 당당히 입대해야 되는 게 더 중요하리라 봅니다. 미안한 이야기지만 저는 대체복무제도를 만들기도 전에 통일지향적인 군대의 모습이 당당히 비추어질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중에 한 사람입니다. 통일지향적인 군대는 외세를 향해 초병근무를 하는 군대를 말합니다. 이게 꿈같지만 머지않아 이루어질 것입니다. 전혀 꿈이 아닙니다.


- 군대가 필요한 명확한 이유와 목적이 무엇일지요.

군대가 해산돼 나라마저 뺏겨 우리 할머니들이 일본군<위안부>로 끌려간 그 날이 채 70여년전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누구나 알듯이 군대는 한 나라를 외국에 맞서 지켜내는 무력입니다. 그 무력이 나라도 지키고, 국민도 지키고 영토와 영공, 영해도 지키는 것입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군대의 역할이 가깝게는 광주민중학살에서 보듯이 민주화와 통일을 외친 자국민에게 총부리를 겨눈 학살의 군대로 이름을 떨친 적이 있습니다. 이런 군대는 군대가 아니라 학살무기에 다름 아니란 것을 역사가 똑똑히 보여주었습니다.

<한국군대, 세계에서 제일 값싸게 사병들을 유지하는 나라중 하나>

한국군대는 국가예산 중 국민들이 내는 세금 30%이상을 미제 무기 사재고, 군대 유지하고, 군 간부들 인건비 주고, 군 관련 단체 지원하는데 사용하는 아낌없이 경직성 예산을 쏟아붓는 나라입니다. 그러다보니 반대로 세계에서 제일 값싸게 사병들을 유지하는 나라중에 한 나라입니다. 사병들의 병영생활이나 인권수준은 바닥수준에 다름 아니라는 것을 이번 윤일병사건에서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던 것입니다.

<군대내에서도 갑과 을의 관계를 올바르게 정립해야>

갑과 을이 너무나 분명한 <부자장군! 가난한사병!>입니다. 생각해보십시오. 을의 눈물만을 강요하는 갑의 사회는 세상어디에도 불평등합니다. 군대내에서도 갑과 을의 관계를 올바르게 정립해야합니다.

갑과 을이 올바르게 정립되는 군대는 일견 통일지향적인 군대로 가야만이 비로소 가능합니다. 요즘 TV에 <진짜사나이> 라는 프로그램에 비치는 그런 포장된 군대 말고, 군의 핵심 중의 핵심인 군 작전지휘권을 시급히 되찾아 외세와 당당하게 어깨를 겨눌 수 있는 자존의 군대, 통일된 군대, 인격이 보장된 군대, 이런 군대가 진정 진짜군대가 아니겠습니까. 5000년을 함께 살아 온 동족에게 경계의 눈초리를 두는 게 아니라 태평양을 향해, 대마도를 향해 초병을 서는 그런 군대 말입니다.

끝으로 평시에 쓰러져간 그 수만명의 젊은이들의 비석을 당당하게 쓰다듬어줄 수 있는 그런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21세기대학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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