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여성인권을 담당하고 있는 국무장관이 대학에서 학생들의 면사포착용금지에 대한 지지를 표명한 이후 그의 발언이 무슬림머리수건에 대한 프랑스의회의 태도와 더불어 논쟁에 휘말리고 있다.
논란에 중심에 선 인물은 파스칼 보이스타드 여성국무장관이다.
그는 프랑스언론 피가로와의 방송에서 대학내 머리수건착용에 반대하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했다. 또 정부가 이에 대한 공식적인 조치를 취해야하는지에 대해 묻자 <그 이슈에 대해 학생들과 이야기하는것은 대학총장들에게 달렸다>며 <머리수건이 고등교육에 일부분인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의 발언은 같은 정당소속 인사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2017년 대선에서 재출마를 노리는 니콜라스 사르코지(대중운동연합) 전대통령의 대학내 머리수건착용금지를 제안한 이후라 더욱더 화제가 되고 있다.
이와 관련 에릭 샤오티 하원의원(대중운동연합)은 고등교육시설내 머리수건착용금지에 관한 법안을 이번달초 발의한 상태다.
실제 무슬림면사포착용에 대한 이슈는 프랑스와 더불어 유럽에서 오랫동안 이어져온 뜨거운 정치적 논쟁거리다.
2004년 유럽공립학교에서는 여학생들이 면사포를 착용하는 것을 금지했으며 십자가나 터번 등과 같은 종교적 상징물의 착용도 금지시켰다. 7년후인 2011년, 당시 프랑스대통령이던 사르코지는 수많은 논쟁속에서도 공공장소에서의 니캅(이슬람교도 여성들이 착용하는 눈을 제외한 얼굴 전체를 덮는 얼굴 가리개)착용을 금지했다.
그 이유로는 공무원들은 공정하고 중립적이여야 하며 머리수건과 같은 외부 상징물로 종교적 신념을 표현해서는 안된다는 것이였다.
프랑스정부는 지난 1월 샤를리에브도직원피살사건이후 범죄에 대한 사회적 긴장감이 높아지고 반유대주의와 이슬람혐오분위기가 확산되자 이를 완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이번 이슈와 관련 프랑스내 의견대립은 여전하다.
파리13대학에서 법학을 강의하는 장 클라우드 라디에르 교수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제2의 샤를리에브도사건이 더 이상 보도되지 않기를 원한다>며 <면사포로 얼굴을 가린 학생들을 마주하며 강의를 진행하는 것에 회의를 느낀다>고 말했다.
반면 올해 1월에는 로스쿨대학 한 강사가 머리수건을 착용한 학생을 지목해 수업에서 나갈 것을 지시, 대학생들의 공분을 산 일이 벌어졌고 지난해 9월에는 소르본대 한 교수가 한 학생의 면사포를 <저거>라고 표현하며 <계속해서 쓰고 있을거냐>고 말하기도해 논란이 됐다. 이후 소르본대학당국은 해당교수의 발언에 대해 공식사과했다.
한편 대학총장들은 머리수건착용금지는 특정 학생들에 대한 <차별>이며 <위법>이라는 뜻을 명확히 밝혔다.
프랑스대학총장협의회 회장인 장 루프 잘츠만은 프랑스 라디오에 출연해 <대학에서 젊은 여성들이 자신들의 종교적 소신을 표현하는 것을 도대체 어떤 명목으로 금지한다는 건지 모르겠다>며 머리수건착용금지 옹호입장에 반박했다.
이어 프랑스반이슬람혐오주의연합 여성대변인 엘사 레이는 보이스타드 여성국무장관의 발언을 언급하며 <굉장히 놀랍고 실망스럽다>, <머리수건착용금지는 법에 명시돼 있는데로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위헌>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이렇듯 한번에 이슬람혐오주의가 프랑스에 확대되는 것>에 유감을 표하고 <정부의 조치들은 이슬람교도시민들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정확히 그들을 타켓으로 하고있다>며 현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성우종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