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후3시20분 세월호국민대책회의 주최로 시청앞 서울광장에서 세월호특별법시행령 폐기와 선체인양을 촉구하는 범국민대회가 열렸다.
이날 대회에는 2틀전 세월호1주기 7만명에 이어 3만여명의 시민들이 연이어 참석해 광화문일대를 가득 메웠다.
▲시청앞 서울광장으로 모이는 사람들
서울도심 곳곳에서도 세월호참사의 진상규명과 정부의 태도를 규탄하는 시위행진 및 기자회견이 줄을 이었다.
먼저 오후1시 서울광장에서 ˂엄마의 노란손수건˃이라는 이름의 인터넷커뮤니티소속 학부모 300여명이 <대한민국 엄마대회>를 개최했다.
▲<노란수건>어머니와 학생들
엄마들은 공동선언문을 통해 <그저 내 자식만 잘되기를 바랐던 이기심 가득한 어른으로 살아가지 않고 사건사고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이 사회를 변화시키려는 일에 힘을 합칠 것>이라며 <특히 세월호참사의 진실규명과 안전사회건설을 위해 부정부패한 권력과 제도에 끝까지 맞서 싸우겠다>고 밝혔다.
다음으로 오후2시 광화문광장에서는 <4.16 청소년약속지킴이>와 광주학생동아리<노란리본>, 구로청소년기획단<라온>, 혜성여고32대총학생회 <H.E.R> 등 15개단체로 구성된 <청소년공동체 희망>의 <416인 청소년선언 기자회견>이 열렸다
청소년학생들은 총 533명(중학생 66명·고등학생 466명)의 연서명이 담긴 선언문을 통해 <순수한 마음에서 우러나온 추모조차 마음편히 할수 없는 구조다. 교복에 단 노란리본은 정치적인 의견표출이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진실을 은폐하려는 정부와 가슴아픈 참사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어른들의 행동만큼이 나쁜 것은 진실을 요구하지 않는 것이고, 정부의 잘못을 규탄하지 않으며, 조용히 침묵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제대로된 진상규명과 선체인양이 이뤄질 때까지 계속해서 요구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도로를 막고있는 경찰들
경찰은 이날도 어김없이 150개 중대 1만2000여명의 병력을 투입시켜 차벽과 바리케이트를 이용, 광화문광장을 비롯해 경복궁앞 유가족이 있는 도로앞까지 통로를 차단했다.
앞서 416유가족협의회 유경근운영위원장은 전날 저녁 7시반경 자신의 페이스북에 <방금 들어온 정보하나. <유가족 집행부를 위주로 검거하라>, 광화문앞에 있는 50여명 가족들을 해산하면서 임원들을 타겟으로 한다는 얘긴가보네요. 오늘밤 중으로 한답니다. 그러던가 말던가>라는 글을 남겼다.
유위원장이 말한대로 집회가 시작되기전인 오후2시10분쯤 경찰들은 광화문누각앞에 노숙농성중인 유가족들을 강제해산 시키려 했고 유가족들이 이에 저항하자 폭력적으로 진압하며 16명의 유족들을 집시법위반혐의로 연행해갔다.
경찰들은 또 경찰버스위에 올라 저항하는 유민아빠 김영오씨를 버스아래로 밀쳐 떨어진후 사지를 들어 연행했다.
유가족들의 연행소식을 들은 시민들이 분노한 가운데 범국민대회가 시작됐다.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함세웅신부가 여는 발언을 통해 <어제 4160명의 의인들이 등불을 들고 세월호를 만들었다. 세계에서 가장 슬픈 도전, 그런데 그 배를 만들면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희망을 만들었다>며 <세월호는 침몰했지만 우리가 만든 구원과 치유의 배를 우리가 다시 만들었고 그 주역들이다. 희생되신 분들이 우리의 수호신>이라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21세기한국대학생연합 김한성의장은 <세월호참사가 진상규명은 커녕 아무것도 되지 않고 있다. 온 국민이 힘을 모아 만들었던 특별법을 무시하고, 쓰레기 같은 시행령으로 유가족과 국민들을 고통스럽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박근혜대통령은 지금 어디에 있냐. 국빈대접도 받지 못하는 콜롬비아에 가 있다. 자기나라도 돌보지 못하는 사람이 어떻게 우리나라에 있을수 있겠냐>고 꼬집었다.
계속해서 밀양송전탑반대투쟁을 하고 있는 구미현할머니가 무대에 올라 <머리를 밀고 상복을 입은 세월호 유족들이 거리로 나선 모습을 본 이후로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고 있다>며 <밀양에서 송전탑반대하면서 거짓말도, 폭력도 많이 당했다. 하지만 세월호유족들에게는 그러면 안되는 거 아니냐. 저는 우리가 당했을 때보다 더 분하다>고 성토했다.
또 <어떻게 세상이 이렇게 악해질 수 있느냐>며 <이놈의 정권 해도해도 너무하다. 폭력을 내두르던 악질 밀양경찰서장 김수한은 청와대경비대장으로 자기들 말마따나 영전을 했다. 청와대 거기가 사람 사는 곳이냐>고 목소리를 높여 꾸짖었다.
오후4시30분 한시간가량 대회를 이어가던 시민들과 세월호국민대책회의는 범국민대회의 중단을 선언하고 유가족들이 연좌농성을 벌이는 광화문누각앞으로 갈 것을 결의했다.
▲행진을 시작한 집회참가자들
행진선언직후 시민들은 다같이 자리에서 일어나 경복궁앞을 향해 행진하기 시작했다.
경찰과 대치하며 한차례 치열한 몸싸움을 벌인 이들은 오후6시쯤 광화문광장으로 다시 집결해 대오를 가다듬고 다시 청와대로 2차 행진을 시도했다.
▲차벽에 붙어있는 선전문구와 락카칠을 하고 있는 한 여성의 모습
시민들은 행진을 가로 막은 경찰벽밑부분을 노끈 등으로 묶어 경찰벽 4개를 철거하며 앞길을 뚫었다.
또 다시 차벽에 의해 광화문북단에서 막히자 이번에 시민들은 경찰버스문과 반대편 창문을 통해 버스를 통과했다.
다른 한편에서는 대학생들과 시민들이 경찰버스에 붙어 한쪽은 밀고 한쪽은 밧줄로 끌어당기며 차벽사이에 공간을 만들자 그틈을 이용 다른 시민들이 행진을 이어 나갔다.
▲2차행진중 저지선을 통과하는 참가자들과 이를 진압하는 경찰
이 과정중 경찰은 최루액과 캠사이신 물대포를 동원해 시민들을 막았다. 이같은 상황을 지켜본 고발뉴스 이상호기자는 자신의 트위터에 <경찰, 살수차 채우기 위해 소화전 무단 사용중.. 종로소방서 <사용허가 한 적 없다> , 불 나도 속수모책. 안전은 뒷전으로 드러나>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4시간에 걸친 경찰과의 대치끝에 저녁 9시반쯤 유가족들과 시민들은 다시 한자리에 모여 자유발언을 통해 집회현황, 행진의 성과 이후 계획등을 이야기하며 집회를 마무리 했다.
▲집회를 마무리 하는 모습
이 자리에서 416세월호가족협의회 전명선운영위원장은 <말이 아닌 행동으로 하겠다는 말 여기 계신분들께 약속드린다>며 <2008년이후 두 번째로 경찰차를 넘었다. 두드리면 열린다. 고생 많으셨다>고 말하고 오는 24일 민주노총총파업에 다같이 다시 모여 꼭 청와대로 갈 것을 기약했다.
한편 이날 집회에는 유가족들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의 권영국변호사, 고발뉴스 이상호기자를 포함한 총 90여명이 경찰에 연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사진들
박성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