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여대총학생회가 축제준비를 위해 기존에 있던 임금인상과 노동시간단축등을 요구하는 청소노동자들의 현수막을 철거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20일 서울여대총학생회는 페이스북을 통해 ˂2015년 5월20일 오전1시, 저희 총학생회는 학교 곳곳에 걸려있는 현수막과 천조각들을 철거했다˃며 ˂교내 학우와 더불어 지역사회, 그리고 타학교생들과의 교류의 장이 되는 서랑제에서 보다 나은 축제 환경조성을 위하여 철거를 결정하게 됐다˃는 글을 게시하고 청소노동자노조 현수막을 철거한 사실을 밝혔다.
총학생회가 철거한 현수막은 서울여대청소노동자들이 지난달 29일부터 임금인상과 노동시간단축 등을 요구하며 농성중에 걸어놓은 것이라 더욱 논란이 됐다.
이에 대해 서울여대총학생회는 <학교와 노조 그 어느 측에도 치우치지 않고, 오로지 학생들이 더 즐길 수 있는 서랑제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는 입장이다.
반면 노조측은 지난21일 <총학생회측에 현수막철거와 관련해 사전공지를 받지 못했다>며 <현수막철거로 인해 한국사회의 관심이 폭발적으로 집중되고 있는 현재까지도 노동조합에 어떠한 해명이나 연락조차 없는 총학생회의 모습에 유감>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파업중인 노동자들을 적대하거나 하지 않고 오히려 고생한다며 안타까운 인사를 건네준 것도 학생들>이라며 <서울여대 전체가 문제인 듯 학생들 모두를 비난하거나 여성에 대한 혐오를 정당화하기 위한 근거인 것처럼 표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이번 일로 학생들이 상처받지 않도록 배려해 달라고 전했다.
이어 공공운수노조서경지부 서울여대분회도 <총학생회의 행태로 인해 서울여대 학생들이 상처받지 않도록 배려해달라>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더불어 서울여대졸업생 143명은 <서울여대졸업생을 총학생회의 무책임하고 경솔한 처사를 강력하게 비판하며 나아가 이 문제의 근본적 책임이 있는 전혜정총장과 학교당국이 청소노동자문제에 적극 나서기를 촉구하는 바>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냈다.
성명서에는 <이번 일은 청소노동자들의 고통을 타인의 문제로 터부시한 총학생회와 청소노동자들에게만 책임을 떠넘기고 있는 전혜정 총장 및 학교 당국의 잘못이 크다.>면서 <이에 우리 졸업생은 총학생회의 깊은 성찰과 청소노동자들을 향한 진심 어린 사과를 기대한다.>며 <학교는 청소노동자의 처우 개선에 적극적으로 임해 책임자로서의 면모를 보여줄 것>을 촉구했다.
반면 서울여대총학생회는 이에 대한 입장을 아직 발표하지 않은 상태다.
한편 지난 22일 고려대와 서강대 등 54개 학생단체들은 <노동자의 삶이 걸린 현수막을 총학생회가 자신들의 필요에 의해 자의로 뗄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며 <학내 청소노동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달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박성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