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의 생각’이 깊었다. 각종여론조사에서 밀렸다는 분석이 있다. 적어도 그런 추세는 객관적이었다. 허나 그렇다고 해도 사퇴는 정말 쉬운 일이 아니다. 단일화가 되면 대통령당선이 거의 결정적인 상황이 아닌가. 또 게임의 함정에 빠지면 아전인수적으로 생각하고 끝까지 가기 쉽기 때문이다. 안철수의 근본생각, 양심, 사상이라고 봐야 한다. 지난 서울시장선거에서 박원순후보에게 양보한 거나 이번 대선후보단일화과정에서 문재인후보에게 사퇴한 거나 다 가장 안철수다운 선택과 행위라고 해야 한다.


이제 공은 문재인에게 넘어왔다. 문재인은 ‘운명’이라는 ‘무거운 책임’을 느끼며 반드시 ‘이명박근혜’와의 대결에서 승리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 먼저 안철수와의 진심어린 회동을 통해 연대를 확인하고 안철수지지층을 흡수하며 정당·정치개혁의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 구체적으로 새정치공동선언과 국민연대의 합의를 더욱 적극적으로 실천해야 한다. 대선승리너머의 보다 근본적인 민주개혁의 미래를 그려야 한다. 그 진정성과 미래지향성이 안철수지지층의 지지여부를 결정하리란 점은 분명하다.


또한 반‘이명박근혜’싸움을 본격화하고 잘 해야 한다. 앞의 안철수와의 진정한 단일화실현이 역량을 강화하기 위함이라면 이는 역할을 높이는 측면이다. 민심과 역사를 대변해 이명박집권5년에 대해 준엄히 심판하고 다시 이 악몽의 5년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 정의의 투쟁이다. 비록 후보단일화라는 큰 고비를 넘겼지만, ‘이명박근혜’와의 싸움에서 지거나 헤맨다면 대선에서 승리할 수 없음은 너무나 당연하다. 리얼미터에 따르면, 지금 두후보간의 지지율차이는 오차범위안에 존재하며 남은 20여일동안 수많은 변수가 예상된다.


특히 문재인은 ‘이명박근혜’와의 전선을 미래와 과거의 대결로 만들어나가야 한다. 노무현 대 박정희의 구도로 만드는 건 ‘이명박근혜’의 작전에 말려드는 거다. 이미 노무현도 과거기 때문이다. 그럼 미래로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노무현을 넘어서야 한다. 노무현정권이 민심과 역사로 받았던 비판을 진심으로 허심하게 받아들여 다시는 반복하지 않겠다는 확신을 유권자들에게 심어줘야 한다. 민족·민중의 운명을 개척하는데서 제기되는 당면과제와 전망과제를 해결하는 포지티브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한마디로, 문재인은 안철수를 품고 노무현을 넘어서야 한다. 


조덕원

*기사제휴: 21세기민족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