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대학에서 대학구조개혁평가를 대비해 대학마다 강의수강인원을 무차별 축소하면서 졸업에 차질을 빚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대학들의 무리한 강의조정이 전공필수과목까지 영향을 미친 탓이다. 커뮤니티에는 공공연하게 강의구하기 전쟁이 벌어지며 <강의거래>까지 벌어지고 있다. 학생들은 <00강의 버리시는 분. 이번에 졸업해야 해요. 사례합니다>등의 글을 올리고 있고, <(학교 쪽이) 졸업엔 문제 없게 해준다면서요? 이러다 제때 졸업 못 할 거 같은데 책임지실 건가>, <수백만원의 등록금을 내고 원하는 강의도 못 듣고 졸업까지 차질이 생긴다는 게 말이 되느냐>등 학교를 비판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대학들이 학생 반발을 무릅쓰면서까지 수강 인원을 제한하는 이유는 구조개혁평가항목 중 <강의규모의 적절성>에서 점수를 높게 받기 위해서다. 수강 인원 20명 이하(40%), 20∼50명(30%), 51∼100명(20%), 101∼200명(10%) 순으로 점수가 매겨지는데, 201명 이상 강의는 아예 평가 대상에서 제외된다. 즉, 20명 이하 강의가 많을수록 높은 점수를 받게 되는 것이다.
추가 재정이 필요한 교수 충원 없이 소규모 강의 비율을 늘리려다 보니 강의 수요나 학생 의견을 무시하고 일방적인 강의 조정이 난무하고 있다. 이런 상황은 특정 대학만의 문제가 아니라 보편적인 현상이 되었고, 특히 1차 평가에서 좋지 않은 등급을 받은 학교는 사정이 더욱 절박한 상황이다.
한 대학 관계자는 <각 대학이 구조개혁 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해 경쟁하면서 과열 양상을 띤다>며 <강의 규모 적절성처럼 손쉽게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지표에 매달리다 보니 학생들의 수업권마저 제한하는 일이 곳곳에서 벌어진다>고 꼬집었다. 대학구조개혁이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는 무리한 구조조정으로 대학가와 학생들의 신음은 계속 깊어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