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의대와 삼성서울병원 등 사립대학 7곳과 대형병원 14곳의 의사 1818명이 수십년간 불법으로 국가지원을 받아온 사실이 드러났다.
2007년 8월 교과부(교육과학기술부)는 회계감사를 통해 대전 을지대가 협력병원인 을지병원 의사들에게 ‘교수’(교원)라는 지위를 마음대로 부여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부속병원이 아닌 협력병원에는 교원을 파견하는 것이 불법이지만 을지대는 교원 100여명을 임용해 을지병원에 파견했고 이들의 기본급·연구비 등 보수의 50%를 대학이 냈다.
2004년 3월부터 2007년 8월까지 이들의 보수로 152억5000만원이 지급됐고, 이 돈은 학생이 낸 등록금과 국민의 세금으로 충당됐다.
사립학교교직원연금법을 보면, 국가는 사립대학교원에게 사학연금과 퇴직수당, 국민건강보험료의 일부를 지원하도록 돼 있다.
을지대교원이라는 이유로 을지병원의사들에게 국가가 지급한 금액은 3년간 4억6000만원에 이른다.
2011년 12월 감사원의 조사결과 이런 불법행위는 을지대뿐만 아니라 성균관대 의대 삼성서울병원, 울산대 의대 서울아산병원, 가천의대 길병원, CHA의과대 강남차병원, 관동대 의대 제일병원, 한림대 의대 강동성심병원 등에서도 행해졌다.
이렇게 불법적으로 교원지위를 누린 의사는 1818명에 이르렀고, 이들에게 2011년 6월말까지 사학연금 196억9800만원, 퇴직수당 303억6200만원, 국민건강보험료 107억200만원 등 607억6200만원의 국민의 세금이 국가보조금으로 지급됐다.
교과부감사를 받은 을지대가 행정소송을 냈지만 서울행정법원은 2008년 11월, 고등법원과 대법원도 2009년 10월과 2011년 10월 교과부의 손을 들어줬다.
허나 교과부는 2010년 8월 사립의대교원이 협력병원에서 겸직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사립학교법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고, 이로써 사립대와 대학병원의 불법행위가 합법화됐다.
협력병원을 부속병원으로 전환하거나 사립대가 협력병원의사들을 전임교원이 아니라 겸임교원으로 채용하는 방법으로도 불법행위를 바로잡을 수 있었지만 교과부가 사립대와 대학병원에 유리한 개정안을 낸 것이다.
사립대와 대형병원은 한발 더 나아가 교과부의 최소한의 요구인 과거 국가가 부담한 사학연금, 퇴직수당, 건강보험료를 돌려달라는 것조차 거부했다.
7개사립대가 부담할 금액은 607억원정도로 추정된다.
종전의 편법에 대해선 책임을 묻겠다는 교과부의 태도는 강경하지만 과연 이대로 사립대와 대학병원에게서 국민의 세금 607억원을 받아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윤정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