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학생들의 대면수업강행하는 학교본부를 규탄하는 대자보가 이어지고있다.
앞서 14일 학교 측은 20일부터 전면대면강의 강행을 발표했으며 이에 총학을 비롯한 학생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대면강의발표 직후 총학생회는 성명<한예종 당국은 더이상 학생을 위험속에 방치하지 마라!>을 발표했으며 김봉령총장과 대담을 진행했다.
현재 본부는 재논의를 하겠다고 밝혔으며 학생들은 명확한 대면수업결정취소를 요구하며 릴레이대자보를 게시하고있다.
다음은 총학생회·미술원비대위·영상원비대위의 대자보전문이다.
한예종 당국은 더 이상 학생을 위험 속에 방치하지 마라!
- 코로나19 사태 확산에도 불구하고 대면 수업을 강행하는 본부의 결정을 규탄한다. -
현재 한예종 학생들은 위험에 처해있다.
5월 14일 오전, 본부는 임시 비대면 기간이 끝나는 19일 이후부터 전면 대면 강의를 강행하겠다고 발표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언제 종식될지도, 언제 또다시 확산될지도 모르는 불안한 상황에서 전면 대면 수업 진행을 결정한 것은 학생들의 안전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안일한 결정이다. 현 코로나19라는 초국가적 재난 상황 속에서 무엇보다 우선시되어야 하는 것은 학내 구성원들의 안전이다. 바이러스 소강상태에 접어들기 전 수많은 학생, 교직원이 밀폐된 공간에서 최소 안전거리마저 유지하지 못한 채 모이는 것은 학내 구성원을 위험 속에 방치하는 행태임을 본부는 인지해야 한다. 심지어 이 결정은 등하교 과정에서 발생할 바이러스 확산·감염 사태 발생 가능성에 대해서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임이 분명하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대면 수업을 재개하는 것은 많은 비수도권 거주 학생들에게 추가 거주 비용과 교통비를 지출해야 하는 경제적 손실을 야기하며, 또 다른 혼란과 피해를 불러올 뿐이다. 본부의 결정은 코로나19로 심화된 청년들의 경제난에 불을 지피는 꼴에 지나지 않는다. 심지어 기숙사 거주 학생들에 대한 과도한 행정조치 시행, 인권 침해 사례까지 발생했던 상황에서 학생들은 더 이상 본부의 결정과 조치들이 학생들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지를 절대 믿을 수 없다.
정녕 본부는 이태원 코로나19 확산 사태 전후로 제대로 된 안전 대책을 마련했다고 생각하는 것인가? 손 소독제 비치, 체온 체크 등 ‘최소한’의 안전장치는 말 그대로 ‘최소한’에 지나지 않는다. 진심으로 학생들의 안전과 안녕을 생각한다면 1학기를 전면 비대면 수업으로 전환해야 한다. 대면 수업 진행이 불가피한 일부 실기 실습에 한해서만 원 내의 합의를 통해 대면 강의를 진행해야 하며, 이 역시 최소한이 아닌 최대한의 안전 대책을 마련한 상태에서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본부는 현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학생들의 안전을 보장하는 것이며, 안전이 확보된 이후 학습권 보장에 대해 논할 수 있음을 잊지 말고, 총학생회의 요구 사항들을 받아들일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의사 결정 과정 그 어디에도 학생들의 의견은 반영되지 않았다.
코로나19 사태 발생 이후 본부는 어떠한 선제적인 조치를 취하지도 않았으며, 마땅히 진행했어야 하는 학생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 학생들이 먼저 상황의 심각성에 대해 알리고, 총학생회에서 학생 의견 수렴 결과지를 내밀어야만 그제서야 학생 의견을 ‘참고’ 정도 하겠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하지만 이역시도 본부의 의사결정 과정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 마찬가지로 이번 전면 대면 강의 시행 결정에 있어서도 학생들의 의견은 철저히 배제 당했다. 13일 오전 8시경에 진행됐던 ‘조찬’ 교무 회의에 총학생회는 참석할 수 없었으며, 학생 요구안이 제대로 전달되었는지조차 확인할 수 없었다. 학생 요구안이 제대로 전달되었다면 이러한 판단과 결정을 내릴 수 없었을 것이다.
더 이상 우리는 학내 의사결정 과정에서 배제되는 것을 참을 수 없다. 학생을 위해 존재하는 학교에서, 학교의 절대적 다수를 차지하는 학생들의 의견을 전혀 듣지 않고 모든 대소사를 결정하는 것은 학생들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간주하겠다. 우리는 본부에게 학생들의 고통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현 상황에 대한 마땅한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한다. 그리고 ‘전면 대면 강의 시행’에 대한 결정을 번복하고, ‘1학기 전면 비대면 수업 전환’과 더불어 일부 실기 수업 대면 강의 진행에 대해 학생과 논의할 것을 재차 요구한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제24대 총학생회 '불꽃'
미술원 비상대책위원회: 코로나 19 사태 확산에도 불구하고 대면 수업을 강행하는 본부의 결정을 규탄한다
-2020학년도 1학기 전면 비대면 수업 전환 촉구 성명서--
지난 5월 12일, 24대 미술원 비상대책위원회는 미술원 부원장 면담을 통해 이번 1학기를 전면 비대면 수업으로 전환할 것을 요구하는 입장문을 제출했다. 그러나 5월 13일 교무회의를 거쳐 돌아온 학교의 대답은 다음과 같았다.
“대면 수업을 강하게 원하는 학생들도 있는 상황에서 학습의 중요성이 더 우선적이라고 판단했다.” “지금까지 최소한의 안전 대응책을 마련했으니 우선 대면수업을 결정하고 19일까지 지켜보다가 상황이 더 악화될 경우에는 결정을 번복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학교 본부에 묻는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면수업을 무리하게 강행하는 것이 과연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장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하는가? 19일까지 상황을 지켜보다가 그때 가서 다시 결정을 번복하겠다고 결정한 것은3월 초 개강 연기 사태를 반복하겠다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이러한 결정은 특히 비수도권에 거주하고 있는 학생들을 전혀 배려하지 않은 조치이며 대면 수업 전환 결정에 학생들의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을 방증하는 근거이다.
본부는 사회적 안전거리를 유지할 수조차 없는 학생 대비 협소한 강의실과 작업실에서 학습해야 하는 실상은 해결하지 못했다. 또한 실기실 및 공방을 필수적으로 써야하는 학생들이 대다수임에도 불구하고 명확한 공지를 내리지 않아 학생들의 학습에 많은 차질을 빚었다. 직원-학생-학교 간의 커뮤니케이션은 여전히 원활하지 않았고 학생들은 학교의 이 모든 결정들에 철저히 수동적으로 끌려 다닐 수밖에 없었다. 최대한의 안전 조치를 마련해도 불안한 현 시국에 최소한의 안전 조치 마련을 내 새우며 ‘학습권 보장’을 위해 내렸다는 이번 결정은 상당히 안일한 결정으로 보인다.
미술원 본부는 질 높은 학습권이 더 우선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한다. 하지만 학교에서는 언제나 학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여겨야 하며, 학생들의 불안감은 ‘어쩔 수 없는 것’으로 여겨져서는 안 된다. 학습권을 보장하기 위해 최소한의 안전대응책과 함께 대면으로 전환하는 것이 아니라, 비대면 수업으로 전환하여 학생들의 안전을 최대한 보장하면서 동시에 어떻게 학습권을 보장할 수 있는지를 고민 했어야 한다. 또한 실기 전공 수업 중 대면이 필수적인 강의들의 대면 수업 방식을 어떻게 개선할 지 더 충분히 고민 했어야 한다. ‘소 잃으면 그때 외양간 고치겠다’는 식의 지지부진한 조치는 학생들의 안전을 우선적으로 생각한 것이 과연 맞는지 의문을 갖게 한다. 교수와 학생의 협의가 있으면 자율적으로 비대면 수업을 허용하는 것이 아니라, 교수와 학생의 협의가 있으면 대면 수업을 부분적으로 허용하는 것이 현 시점에 더 안전한 결정으로 보인다. 학생들의 목소리에 더 귀 기울이고 학생들이 정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보기를 재차 촉구한다.
한국예술종합학교 24대 미술원 비상대책위원회 일동
영상원 비상대책위원회:학생들을 위험으로 등떠미는 영상원과 본부를 규탄한다!
귀를 막고 결정된 대면 수업, 누구를 위한 결정인가?
5월 14일, 본부는 누리에 ‘다음주부터 대면 수업을 재개한다’는 공지를 게시하였다. 학생의 안전을 고려한다던 본부는 그동안 코로나 19라는 초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어떤 선제조치 없이 안일한 태도로 일관해왔다. 코로나 사태가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음에도 이러한 태도는 여전했다. 본부가 ‘학습권’을 내세워 책임지기 어려운 사안을 책임지지 않겠다는 결정을 내림으로써, 학생들은 또 다시 위험으로 등떠밀어졌다.
영상원 역시 적극적으로 사태 해결에 나서지 않고 있다. 영상원은 지금까지 본부에 책임을 떠넘기기 급급했으며 영상원 자체의 판단을 지속적으로 유보해왔다. 이에 영상원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새롭게 전환된 코로나 국면에서 영상원 학생들의 안전을 보장받고자 ‘1학기 전면 비대면 전환’ 요청을 포함, 영상원 특성을 고려한 대응 방안까지도 함께 고민하여 영상원장에게 서한을 전달했다.
그러나 이러한 영상원 학생들의 의견은 받아들여지지 않은 채 묵살당했다. 영상원 비대위는 영상원장에게 확대교무회의에 작성한 서한을 들고갈 것을 요구했으나, 이는 각 과에서 해결해야할 부분이라며 책임을 회피했다. 일부분이라도 참고해달라는 요청에도 영상원장은 교무회의에서 본인의 서한 참고 여부는 비대위가 관여할 부분이 아니라며 거절했다. 결국 영상원장은 학생들의 의견을 수용하지 않은 채 5월 13일 ‘조찬’교무회의에 참석하였고, 학생들은 ‘대면수업 강행’이라는 일방적인 결정을 전달받을 수 밖에 없었다.
비대위와의 논의 중, 영상원장은 비대위의 연락에 학과장과의 논의 이후에 본인을 찾아와야지, 본인을 바로 찾아오는 것은 순서가 아니라고 질책했다. 또한, 영상원장은 학생 대의기구의 대표성을 의심하는 태도를 보였다. 영상원 학생회가 부재한 상태에서 각 과 학회장으로 구성되어있는 비상대책위원회가 그 역할을 대리하고 있는데도, 영상원장은 영상원 비대위의 요구안을 ‘영상원 5인 정도의 의견으로는 받아볼 수 있겠다’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영상원의 총책임자인 영상원장의 이러한 독단적인 태도는 학생의 위치를 축소하는 것이며 학생자치를 왜곡, 백안시하는 것이다.
영상원은 아직까지도 어떤 것이 가장 중요한지 모르고 있다. 영상원은 그 특성상 워크숍과 같이 10명 이상 참여하는 단체작업이 빈번하며, 외부에서도 촬영이 진행되는 등 감염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현 코로나 사태에서 이러한 작업이 학생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협할 것임이 명확함에도, 영상원은 아직까지 가이드라인조차 마련하지 않은 채 안일하게 대처하고 있다. 워크숍과 관련해서 영상원 비대위는 제도적인 규제 방안을 마련할 것을 주장했으나, 영상원장은 학과장과 담당 교수, 그리고 학생들이 이야기할 부분이라며 본인에겐 아무런 책임도 없다는 듯한 태도를 고수했다. 감염의 위험부담이 큰 작업의 진행 여부를 학생 개인 판단으로 떠넘기며 기존의 방식대로 워크숍을 강행하는 것은 학생들의 안전을 전혀 책임지지 않겠다는 방관행위이다.
제도적으로 방안을 마련해야 하는 현 시국에서, 영상원은 두 귀를 막은 채 방만하고 오만하게 행동하고 있다. 학생들은 재난상황에서 아무런 목소리도 내지 못한 채 탁상공론하는 학교의 결정을 기다리기만 해야 하는가? 우리는 영상원에서 보호받지 못한 채 각자도생 해야하는가?
본부와 영상원의 무책임한 작태에 분노하며 영상원 비상대책위원회는 아래와 같이 요구한다.
영상원을 포함한 본부는 학생들의 의견을 적극 수용하라!
본부는 1학기 전면 비대면 수업으로 전환하고, 그에 따른 유연한 대응을 실시하라!
영상원은 단체작업에서의 위험 요소를 인지하고, 워크샵 수업에 대한 방안을 마련하라!
제 24대 영상원 비상대책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