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가 살 수 없는 99%의 마음 - <약속된 땅(Promised Land)>



(스포일러 주의)

최고의 전술은 상대의 분열이다. 이 영화에는 두개의 분열책이 교차한다. 주인공 스티븐(Matt Damon)이 글로벌파워가스회사에 다니니 아측이라고 한다면, 아측은 타측을 포섭하기 위해 여동료 슈(Frances McDomand)와 때로는 개별적으로 때로는 통째로, 때로는 속공으로 때로는 지공으로 공략해 들어간다. 드라마는 환경활동가가 끼어들어 승패가 지그재그로 교차하고 여기에 남녀간의 애정선까지 끼어들어 흥미롭다. 절정부분의 반전외에는 그저 아기자기한 사건과 따스한 유모로 사건선과 감정선을 이끌 뿐이다. 


0209약속된땅스틸2.jpg

<약속된 땅> 스틸컷


타측을 공략하는 아측인 글로벌컴패니의 전술은 매우 전형적이다. 마치 유대자본이 미국에서 민주당과 공화당 양측에 줄을 놓고 지지 않는 게임을 하는 듯, 드라마틱한 전술전개로 극안의 극을 펼쳐보인다. 아측의 ‘선수’들마저 장기판의 말로 만들고 그들마저도 속여넘기는 영악한(smart) 테크닉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테크닉이고 보안책이다. 잘생기고(handsome) 순진해보이는 ‘선수’를 투입하고 서로 다른 차원의 전법을 남녀선수로, 아측타측에서 펼쳐보일 때 필승불패로 보인다. 


문제는 아측의 선수의 심장과 뇌수를 공략하는 타측의 매력과 지성이다. 매력적인 여교사 앨리스(Rosemarie DeWitt)와 MIT출신 과학교사 프랑크(Hal Holbrook)는 아측 주선수 스티븐의 감성과 이성을 여지없이 흔들어놓는다. 여기에 스티븐의 할아버지 또한 비슷한 처지에 놓였던 농민이라는 계급적 배경이 없었다면 리얼리즘은 심각히 손상됐으리라. 마지막에 레모네이드를 25센트에 팔며 딱 그만큼 받는 정직한 어린소녀의 모습도 최후결심을 확인하는 장면으로 손색이 없다. 처음에 사장단을 만날 때와 마지막에 시민들을 만날 때 나오는 일렁이는 물로 세수를 하는 장면도 마찬가지다. 그렇게 아측은 결정타를 맞는다. 


0209약속된땅스틸2.png  


구스반산트감독은 마을을 차로 달릴 때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장면을 여러번 내보내는데, 대자연속에 탐욕스런 인간이 탄 자동차 한대는 그저 한점에 불과해 보인다. 몰락해가는 농촌마을이지만 친구주점(buddy's bar)의 훈훈한 모습과 스티븐이 포함된 사람들의 사진은 영화마지막 엔드크레딧과 겹치는 부감장면에 나오는 마을모습과 둘이 아니다. 스티븐이 아측과 타측 중 어디에 속하는가를 지켜보며 관객들은 따뜻한 박수로 영화의 성공을 축하한다. 1%의 돈과 책략이 99%의 마음을 살 수 없고 99%를 이길 수 없다는 메시지를 확인하며. 


조덕원

번호 제목 날짜
77 덴마크 대학개혁안 학생들 반대에 연기 file 2013.12.14
76 독일등록금 내년 가을학기부터 완전폐지 file 2013.12.12
75 예일대에서 ‘국정원대선개입규탄집회’ 열려 ... 노인들 난동에 경찰 출동 file 2013.12.10
74 해외외신들 수능대란보도... “대학입시 때문에 가족의 삶 파괴” file 2013.11.08
73 대학서열‧등록금 없는 핀란드, 외국인 유학생 요금부과 논의 file 2013.11.07
72 유학생, 미국대학 역사왜곡강의 바로잡았다! file 2013.10.25
71 파리에서 '코리아의 평화' 제2회 코리아국제컨퍼런스 열려 2013.04.23
70 [국제] 프랑스법원, '대형마트 저녁9시이후 야간노동은 안돼' file 2013.04.06
69 [세계사회포럼 평화메시지] ⑥ “미국의 적대행위가 북코리아의 자위력 필요하게 만들어” file 2013.04.04
68 [세계사회포럼 평화메시지] ⑤ '미국이 코리아문제에 간섭하지 않길 원한다' 2013.04.01
67 [세계사회포럼 평화메시지] ④ “외세개입없는 남북회담 위한 대표단파견 요구해야” 2013.04.01
66 [세계사회포럼 평화메시지] ③ '코리아반도 전쟁위험책임 미국에게 있다' 2013.04.01
65 [세계사회포럼 평화메시지] ② '제국주의는 언제나 민중들 위협 … 코리아는 혼자가 아니다' 2013.04.01
64 [세계사회포럼 평화메시지] ① '미군, 코리아에서 당장 떠나야' 2013.04.01
63 튀니스 세계사회포럼 30일 폐막 ... '존엄’ 주제로 127개국 6만여명 참가 2013.04.01
62 칠레학생들이 나섰다! 올해 첫 교육개혁 학생시위 일어나 file 2013.03.10
» [베를린영화제] 1%가 살 수 없는 99%의 마음 - <약속된 땅(Promised Land)> 2013.02.10
60 [베를린영화제] 개막식 레드카펫에 왕가위감독, 팀 로빈슨 등 등장 2013.02.09
59 튀니지 야당지도자 피살 … 총리 '조기총선 실시할 것' 2013.02.09
58 독일 '대학등록금도 70만원도 비싸' … 등록금 폐지청원 file 2013.02.06
57 [베를린영화제] 7일 개막 ... 남코리아영화 9편 초청돼 file 2013.02.06
56 “퀘벡시위, 등록금인상철회 넘어 무상교육으로” file 2013.02.05
55 시리아 “이스라엘이 영공 침범해 공습 ... 주권침해” 2013.01.31
54 독일에서 등록금폐지청원 “등록금은 부당하고 비사회적” file 2013.01.18
53 등록금인상으로 영국내 대학 재학생수 5.5% 감소 2013.01.20
52 베네수엘라 차베스4기정부 출범 ... 수만명 모여 축하 2013.01.12
51 구글 회장, 평양과기대·김일성종합대 등 방문 file 2013.01.09
50 프랑스대통령 “2013년 제1목표는 실업해소” file 2013.01.02
49 아베, 군사대국화 추진 ... '집단적 자위권 확보' 강조 2012.12.28
48 “해외여행 안전하게 하자” file 2012.12.28
47 중, 노동계약법에 ‘동일노동동일임금’ 명문화 2012.12.26
46 자민당의 연립정당 공명당, 개헌에 반대입장 2012.12.20
45 이탈리아, 내년 2월 조기총선 2012.12.23
44 [기고] 대학교육의 사영화에 저항하는 프랑스학생들 file 2012.12.19
43 일본 총선서 자민당 압승 '3년3개월만에 재집권' 2012.12.17
42 '자동차를 타고 유럽 곳곳을 누빈다' file 2012.12.03
41 국민들의 힘으로 등록금이 폐지된 독일 file 2012.11.30
40 유럽전역에서 긴축반대시위 수백만명 참가 2012.11.17
39 서울민주아카이브, 2월 베를린영화제 참가단모집 file 2012.11.14
38 유로존 청년실업률 23.3%, 그리스 55.6% file 2012.11.10
37 비싼 등록금 때문에 독일로 유학가는 영국학생들 file 2012.11.09
36 싸이, 옥스포드유니온 강연 file 2012.11.08
35 프랑스대학 연간등록금은 '25만원' file 2012.11.07
34 중국소설가 모옌 노벨문학상 수상, ‘개구리’ 매진열풍 2012.10.14
33 미국 월마트 매점노동자들의 역사상 첫파업 2012.10.11
32 차베스, 득표율 54% 베네수엘라 대선 4선 성공 file 2012.10.08
31 북, 12년제 의무교육 의결 file 2012.09.29
30 "맑스가 뭐에요?" 2012.09.21
29 미국 시카고서 교사 3만명 파업 file 2012.09.13
28 주인을 먹어버린 돼지들 file 2012.0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