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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의 기업화, 신자유주의화에 대한 문제제기는 끊임없이 되고 있습니다. 경쟁을 부추기는 상대평가를 해야 학교의 정부가 지원을 늘리는 사회. 대학에 오면 자유와 함께 청춘을 만끽하고 더 많은 경험을 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학생들은 대학 속에서 스펙쌓기, 학점경쟁과열, 높은 취업문 등에 관한 고민으로 인해 무언가를 경험하고 배우고 고민할 시간조차 부족하다고 느낍니다. 


이런 오늘 날, 고려대학교에서는 학점경쟁과 경쟁이 없이 들을 수 있는 ‘0학점강의’라는 이름과 함께 흥미로운 주제를 가진 여러 강의들이 진행됩니다. 그래서 21세기대학뉴스가 고려대학교에서 진행될 0학점강의를 준비하고 있는 이대열(역사교육과10) 사범대학생회기획국장을 인터뷰했습니다. 



 우리가 이걸 하는 건 현실에 문제에 대한 대안마련과 성찰도 해보자는 의미
 
- 0학점강의를 기획하게 된 배경과 0학점강의를 통해 전달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요?

요즘 대학은 신자유주의적으로 변화돼가고 있다는 것에서부터 광범위하게 이야기할 수 있어요. 교육이 변질돼가고 경쟁만 강조되죠. 실제로 강의들도 상대평가로 다 바뀌고, 영상강의가 추가된다거나 돈이 안돼서 소규모강의를 줄이고 대규모강의를 늘이기도 해요. 

또 기업에 도움이 되는 경영학 등의 학문에는 지원이 많지만 순수학문은 전혀 학교에서 도움을 주지 않습니다. 노동이나 페미니즘 등에 대한 문제들에 관해서는 강의실에서 전혀 이야기 되지 않아요. 이런 현실에 문제점을 느끼고, ‘이 안에서 대안적인 교육을 해보자’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교육권’이 방향을 잡은 키워드였죠. 대안적이고 우리가 추구하고, 얻어야하는 부분에서 목소리를 낼 수 있으면해서 0학점강의를 시작했죠.
 
그래서 왜 이걸하는지도 학생들이 알 수 있어야하니 함께하는 단과대별로 입장자보를 모두 붙였어요. 대안적인 지식, 수업, 강의들을 사람들에게 알려내고 정보를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이걸 하는 건 현실에 문제가 있고, 그에 대한 대안을 마련해야하고, 문제에 대한 성찰도 해보자는 의미를 자보도 붙이고 사람들에게 알리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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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대열 사범대학생회기획국장
 
각 학생회와 단과대의 분야를 고려해 서로 보완할 수 있도록 노력

- 0학점강의는 사실 작년에 문과대에서 처음으로 진행한 사업이었습니다. 이번에는 3개 단대가 모여서 진행하는데 많은 단대 중 3개단대가 모여서 준비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처음에 사범대와 문과대가 같이 하기로 이야기를 했어요. 그리고 다른 단과대에서도 함께 할 것에 대해 모두 제안을 했고, 의과대와 이야기가 돼서 함께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단대마다 준비할 수 있는 영역이 다를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회의를 하면서 3대 3색정도의 컨셉을 이야기했고 실제 의과대는 성병, 의료민영화를 다루는 등 건강권관련해서 알아야하는 부분이나 피임, 여성과 관련해 접할 수 없었던 부분들을 의대학생들 뿐 아니라 다른 학생들이 얻을 수 있도록 수업을 준비했죠. 또 사범대는 교육에 관련 부분을, 문과대는 노동이라던지 영화 등의 여러 가지 수업을 준비했습니다. 이건 각 학생회와 단과대 자체의 분야를 고려해 서로 보완할 수 있도록 노력했죠. 

지식 얻는 것과 더불어 문제의식도 느끼면서 0학점 강의가 마무리될 수 있었으면

- 작년 0학점강의의 성과를 자랑해주세요. 올해 또다시 0학점강의를 준비하면서 가장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도 궁금합니다.

작년의 성과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은 학생들이 좋아했다는 것입니다. 그게 가장 큰 성과죠. 그냥 수업을 들을 때는 수업이니까 듣는 거였잖아요. 그렇지만 0학점강의는 다르거든요. 작년에 ‘연애’같은 건 학생들이 진짜 많이 들으러 왔다고 하더라구요. 실생활이나 실제 필요한 것들 중에서 학우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걸 선택했고 더불어 대안적 교육권과 지식, 문제들을 제시하고 이런 부분들이 한 흐름으로 이어질 수 있었던 토대가 된 사업이었습니다.
 
특히 작년에는 김영곤선생님 등이 수업을 진행했고, 학내문제에 관해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하면서 학내문제현실에 시선을 돌릴 수 있는 계기가 됐어요.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2가지에요. 지식 얻는 것과 더불어 문제의식도 느끼면서 0학점 강의가 마무리될 수 있었으면 합니다. 대안적인 지식이라고 했을 때 단순히 뜬구름잡는 것이 아니라 학벌주의, 여성문제에서 가족, 연애 아니면 성관계, 성병 이런 부분들이나 문과대에서 하는 것들 중에는 청년의 취업문제, 스펙에 대해 다시 돌아보기 같은 가까이서 접하고 생각할 수 있는 것들인 거죠. 

우리가 살아가는 삶 속에서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을 당연하지 않게 보는 관점이나 방식은 반드시 필요한 것인데 우리가 알지 못했던 것, 학벌주의나 성관계와 같이 사람들이 쉬쉬하는 것들을 함께 이야기하는 거죠.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필요한 것들에 대한 이야기에요.
 
단순히 1개의 단대가 아닌 3개의 단대가 모여서 함께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학내에 이 부분들을 알려내고 싶습니다. 작년 이중전공이 문과대여서 0학점강의가 진행된다는 것은 알았지만 듣고 싶은 강의가 있어도 내 단과대가 아니다보니 ‘이걸 들어야하나? 말아야하나?’하는 고민도 있었어요. 이번에는 함께 하니까 타단과대나 다른 학교에서도 많이 신청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시는 것 같아서 즐겁게 준비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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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른학교에서도 신청이 가능하다 (사진=0학점강의페이스북페이지)

 교육, 여성, 자유 세 가지 주제로 학벌주의부터 돌봄노동, 언론의 독립성까지 다양한 강의를 준비

- 다양한 강의를 준비하신 것 같아요. 각 단대에서 준비한 강의들이 있을텐데, 모두 이야기하기는 어려울 것 같고 사범대에서 준비한 강연들에 대해 짧게 소개해주세요.

사범대에서 준비한 강연들은 교육, 여성, 자유 이 세 가지 주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교육이라는 주제의 강연 2개 중 하나는 예비교사교양대학이라는 이름의 다른 포럼과 결합해서 준비했어요. 이건 교사가 어떤 존재이고 어떻게 살아야하고 어떤 것들에 대해서 고민해야 할 까라는 것들을 생각할 수 있는 강의입니다. 

그리고 두 번째는 학벌주의에 관련한 강의인데 학벌없는사회라는 단체 대표님께서 ‘학벌주의재탐구’라는 주제로 강의를 진행할 예정이에요. 학벌이라는건 그냥 당연히 존재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강의를 통해 당연한 것에 대해 다시 돌아보는 것이죠.
 
여성은 다른 단과대에서도 굉장히 많이 다뤄지는데요. 의대에서도 성병이나 피임을 이야기하지만 문과대는 학생회기조자체가 페미니즘적인 부분이 많아요. 일상을 돌아보자면 여성상위시대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무시당하는 부분이 많고, 비정규직 대부분도 여성이 많아요. 임금도 남성의 60% 정도밖에 받지 못하는 경우도 많이 있구요. 이런 문제의식을 가지지 못하고 생활에서도 무감각하게 지내다보니 연애관계에서도 남자·여자관계가 문제가 될 수 있어요. 데이트성폭력 같은 경우도 이런 부분을 다시 생각해보면서 관계를 다시 돌아볼 수 있죠.

가족같은 경우에는 ‘돌봄노동’이라는 것을 중심으로 여성이 원래부터 무엇이든 잘 돌보고 감정노동을 잘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요. 박근혜정권들어와서 보육정책 등에 문제가 있다고 하는데 아이를 돌보거나 노인을 돌보거나 하는 일들이 여성에게만 치우쳐져 있어 문제가 되고 있는데도 대부분 관심이 없고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힘이 별로 들지 않는다고 생각하는데 실제로 힘도 많이 들고 품이 많이 드는 일이잖아요. 이런 부분이 아무렇지 않고 하찮은 일처럼 여겨지는 것에 대한 문제제기와 함께 다시 한번 이런 부분들을 돌아볼 수 있을 때 좋은 방향으로 변화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자유라는 강의중 하나는 홍세화씨의 ‘생각의 좌표’이고 해오름제강연으로 준비했어요. 해오름제를 진행하는 주에 함께 진행되는데 우리가 우리의 생각이 어떻게 결정이 됐는지, 처음부터 이렇게 생각하게 된 것이 아니라 사회구성원으로 살아가며 영향을 받고 그로 인해 생각이 구성됐다는 것을 이야기합니다. 영향을 받아 정립된 생각이 원래 나의 생각이고 당연하고 생각하지만 왜 이렇게 되고 무엇이 문제인지, 문제가 있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에 대해 나누는 시간입니다. 

또 언론에 관한 강의도 있어요. 최근 언론파업 등 언론에 관한 문제가 종종 사회의 이슈로 등장하고 학내에 미디어학부에 가고싶어하는 학우분들도 많잖아요. 그래서 ‘언론의 독립성을 생각하다’라는 주제로 전국언론노동조합 MBC 본부 홍보국장이신 이용마기자님이 강연을 하세요. 기자님은 현재 해고되신지 1년정도 됐는데 왜 해고가 될 수 밖에 없었을까? 이런 부분과 기자들이 자본과 정권의 영향을 받지 않고 하고 싶은 언론활동을 하려고 할 때 어떤 제약이 있었는지, 또 그럴 때 이런 현실을 타개해야하는데 그때 언론은 어때야 하고 언론의 독립성이 왜 중요한가에 대한 강의가 진행될 예정입니다. 이런 부분들에 대한 문제제기를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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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학점강의 시간표, 다양한 분야의 다채로운 강의가 마련돼 있다 (사진=0학점강의페이스북페이지)
*온라인(http://goo.gl/Y36LM)으로도 수강신청을 할 수 있다

 
반전, 평화, 북핵 등 정세에 대해 함께 이야기하고 싶었는데 못하게 돼 아쉬워

- 0학점강의를 준비하면서 어려운 점이나 안타까운 점이 있었다면?

큰 문제없이 전반적으로 잘 돼가고 있는 것 같고 홍보도 잘 된 것 같아요. 그렇지만 아쉬운 부분은 반전, 평화, 북핵 등 정세에 대한 부분도 강의를 통해 함께 이야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여건이 안되서 미루다가 못하게 된 부분이 있었어요. 평화같은 부분이나 북핵도 논란이 많은데 어떻게 다룰까 생각은 많았는데 이제 독수리훈련 등도 거의 끝나가잖아요. 그런 정세적인 부분을 다루지 못해 조금 아쉬워요.

또 하나는 강의를 연속적으로 들을 수 있으시도록 패키지로 묶었는데 수강하시는 분들 중 한 개만 듣고 싶다는 분들이 간혹 계셔서 준비한 강의를 다 듣지 못하시는 부분이 아쉬워요. 작년같은 경우, 한 강의자분이 4번의 강의를 하시거나 해서 사람들이 연속적으로 꾸준히 듣기가 힘들 수 있었다고 해서 이번에는 묶음강의수를 2개 정도로 했는데도 1번만 오시겠다는 분들이 있어서 아직 시작은 안했지만 모든 강의를 들으시지 못하니 아쉽죠.
 
현실은 문제가 많은데 해결책을 내는 것이 아닌 위로는 답이 되기 어려우니까 그게 아쉬운거죠

- 0학점강의는 틀에 얽매이지 않는 열린 수업을 지향합니다. 학점부담과 경쟁이 없이 들을 수 있다는 것이 0학점 강의의 장점인데요. 현 대학교육에 대해 0학점 강의를 준비하시는 여러분들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대학은 문제가 정말 많다고 생각하는데, 제일 큰 것은 학생이 구성원으로 인정받지 못한다는 부분인 것 같아요. 학생 뿐 아니라 강사나 청소노동자 등 학교에 실제로 생활하고 계신 분들이 구성원으로 인정받아야하는데 그게 안되기 때문에 등심위(등록금심의위원회) 같은 경우에도 결정권이 없잖아요. 그런 것들이 답답한 부분이 많죠. 소통로가 없으니 문제제기를 하기가 어렵고 그렇다고 모든 학생이 다 나와 문제라고 지적하지도 않는 상황 속에서 문제가 생겨도 해결하기가 어렵죠. 

이번에 선거를 하면서 학생회를 세울 때에도 힐링을 많이 이야기했는데 스펙쌓고 토익공부하고 이런 책들이 과거에 많았다면 지금은 힐링이라는 주제로 상처를 위로해주는 사람들이 각광을 받잖아요. 현실은 문제가 많은데 사람들이 경쟁에 뛰어들기조차 어려울 정도로 힘들어져서 요새는 경쟁이 아닌 위로를 이야기하는데 현실이 더 어려워졌는데 해결책을 내는 것이 아닌 개인적인 위로는 답이 되기 어려우니까 그게 아쉬운거죠.
 
대학이 기업화되는 것도 문제입니다. 학생들의 동의는 얻지도 않고 학교에서 등록금으로 투기해서 날리는 등의 운영문제도 마찬가지구요. 그렇다고 기초학문같은 분야의 교육을 제대로 마련해주는 것도 아니고 돈이 되는 학문만 지원하잖아요. 기업과 연결되는 부분만 지원해줘서 사범대내에서도 문제가 많거든요. 이번에 장학금이 늘긴했지만 실질적으로 학생들에게 지급되는 장학금도 많지 않고 등록금은 엄청 높죠.
 
3월에 교육투쟁을 진행했는데 실험실습비나 차등책정 등 불합리한 부분이 많았고 합리적인 근거를 찾으려고 해도 정보공개를 선별적으로 하게 되니까 학생들에게는 공개되지 않는 차단된 정보들이 많죠. 전반적으로 심각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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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생 스스로 대안과 해결책을 마련한 0학점강의 (사진=0학점강의페이스북페이지)

원래 받았어야하는 교육에 대한 권리를 찾고 기존의 교육들도 더 나은 방향으로 바뀔 수 있었으면

- 대학뉴스를 보는 많은 대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전해주세요.

어떤 대안적인 것으로 0학점 강의를 진행해보자고 했는데 실제 대학교정규교육이 아닌 외부에서 진행되는 거잖아요. 대학교육에서 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보면 밖에서 만드는 방식으로 제시된 것인데 이런 시도들을 통해 학생들이 많이 관심을 가지고 대학교육자체가 바뀔 수 있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또 학생들이 원래 받았어야하는 교육에 대한 권리들을 다시 찾을 수 있게 그리고 원래 있는 교육들도 더 나은 방향으로 바뀔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학생들이 평소에 스펙이랑 토익같은 부분에 많이 집중하게 되는 현실인데 정말 그런 생활 속에서 주변을 돌아보거나 문제에 대한 고민을 하는 등 다른 부분에도 관심을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유하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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