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노태우가 일으킨 군사쿠데타 날짜인 12.12를 맞아 부산대학교 학내에 나붙은 <서울의 봄 대자보>가 결국 훼손됐다. 대자보내용에 불만을 품은 누군가가 고의로 한 행동으로 보인다.
두장으로 이루어진 대자보 중에서 훼손된 곳은 <하나회>에 대한 비판과 <부산대학교, 학과>이름이 적힌 부분이다. 앞서 이 대학의 행정학과학생은 12.12군사반란이 일어난 당일 오전 학교에 신군부의 만행과 반복되는 역사에 대한 비판 글을 붙였다.
대자보를 쓴 학생은 현장을 확인한 뒤 <어제 오후 5시만 해도 이런 모습이 아니었다. 누군가가 밤에 대자보를 훼손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는 <생각의 차이가 있다고 해서 이렇게 자보를 뜯어내는 건 옳지 않다>라고 덧붙였다.
이번 훼손은 대학본부와 관련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대관계자는 <우리와 상관이 없다>라며 선을 그었다. 그는 <게시판자체규정이 있지만, 현행법을 어기는게 아닌 이상 사회정치적인 사안에 대한 의견이 자유롭게 오갈 수 있어야 한다는게 학교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서울의 봄 대자보>가 부착되고 관련 기사가 쏟아진 뒤로 내부논의를 진행한 부산대는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결론을 냈다. 허용범위에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 관계자는 <앞으로도 별도의 조처(철거)를 할 계획은 없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