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건국대학교 총장실이 있는 건국대행정관건물입구에 학과의 이름을 단 근조화환들이 줄지어 놓였다.
무전공제를 추진하며 통폐합이나 학생정원감축을 겪게 될 학과들의 이름이 주로 적혔다. 학생 60여명은 행정관 1층 중앙홀에 검은색 옷을 입고 서 <소통없이 진행중인 학사구조개편을 철회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건국대학생들은 이날 학교 행정관 점거농성에 나섰다. 교육부의 <무전공(전공자율선택제)선발확대>방침에 따라 학교가 무리한 학사구조개편을 진행하는 것에 반대해서다.
무전공선발은 전공을 정하지 않고 입학한 뒤 통상 2학년 때 자유롭게 전공을 선택하는 제도다. 이를 위해선 학과나 인력 등 대학내 자원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한데, 이 과정에서 학내 갈등이 불거진 것이다.
교육부는 지난 1월 2025학년도 입시부터 무전공 선발을 확대하는 대학에 더 많은 재정을 배분할 계획을 발표하는 등 이를 각 대학에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건국대의 경우 KU융합과학기술원 테크계열의 4개학과를 공과대학으로 편입시키고, 사회과학대학에서 2개의 학과(융합인재학과·글로벌비즈니스학과)가 폐과되는 등 12개대학(학부)에서 학과통폐합과 정원축소가 이뤄지고 있다.
학생들은 이 과정에서 학과통폐합과 축소를 겪을 학생들이 구체적인 정보를 전달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조재희건국대총학생회장은 <학교는 총학생회, 단과대학생회, 학과학생회를 비롯한 학생대표들과 어떠한 논의도 하지 않은 채 학사구조개편을 강행하려고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건국대의 학사구조개편은 지난달 말 학교 의사결정 기구인 대학평의회에서 가결된 상태로, 이날 혹은 19일 열릴 예정인 규정심의위원회까지 통과하면 사실상 확정된다.
한승원사회과학대학학생회장은 <무전공제 도입과 별개로 어떤 근거로 사회과학대학에서 2개학과가 폐과되어야 했는지 납득가능한 설명이 필요하며 폐과되는 학생들에 대한 설명과 계획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건국대는 정부방침에 따라 무전공제를 확대하기 위해선 불가피한 과정이라는 입장이다. 교육부가 요구하는 무전공제도입과정에서 학부, 학과를 조정하는건 불가피한 일이라며 <학생들의 우려에 대해 충분히 공감하고 기존 학생들의 학습권 및 전공 선택권 보장을 위한 방안을 마련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