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이 지나고 12월이 왔습니다. 민주주의의 꽃인 선거. 대학선거도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2013년을 열심히 살아낸 대표자들은 올 한해를 평가하면서 마무리를 할 시기이고, 당선된 신임대표자들은 처음마음을 기억하면서 2014년을 준비해야하는 시기입니다.
올해의 대표자와 내년의 대표자가 공존하는 12월, 21세기대학뉴스는 '대학뉴스릴레이인터뷰: 2013 대표자들의 한해 돌아보기'에 이은 '대학뉴스릴레이인터뷰2탄 : 2014 신임대표자들을 만나다'를 준비했습니다. 그 첫번째 인터뷰, 연세대51대총학생회 'Solution' 이한솔(문화인류10)총학생회장당선자를 만나봤습니다. |
2014년 연세대총학생회 ‘Solution’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더불어 ‘Solution' 총학생회의 기조가 궁금합니다. 어떤 내용으로 내년 한해동안 학우들과 함께하고 싶나요?
연세대학교 2가지의 현실분석을 통해 기조를 정했습니다.
연세대 내부적으로 2014년도가 ‘백양로프로젝트’라고하는 대규모 공사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는 해임과 동시에 신입생 RC제도가 1년간 전면적으로 시행되는 해입니다. 새내기 모두가 송도의 국제캠퍼스에서 기숙사생활을 1년동안 하게 되는데요. 이로인해 기존에 있는 공동체가 와해될 수도 있고, ‘백양로프로젝트’에서 보여지는 학교의 소통의 방식을 보며 연세대의 미래가 많이 바뀔 수 있는 해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학생들의 목소리가 적극적으로 반영되고 기존의 공동체가 RC제도를 통해 조금 더 발전적으로 이어지도록 하기 위해서는 총학생회의 더 적극적이고 역량있는 모습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소통과 대안들을 통해 좀 더 나은 해답들을 찾아나가야한다’ 라는 생각으로 준비했습니다.
또 사회를 보면 20대 청년들의 문제는 익히 몸으로 느끼실텐데, 등록금이나 주거문제뿐만 아니라 취업이나 학점경쟁들이 학생들에게 부담으로 작용되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교육비문제를 덜면서도 주거에 있어서 대부분 세입자로 살아가야하는 20대 청년들이 조금더 나은 환경속에서 자신들의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어야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과정에서 교육문제를 해결하고, 미래에 있어서는 취업이나 다양한 분야에서 청년들이 자신들의 능력을 개발해 나가고, 그 과정들을 적극적으로 지지해줄 수 있는 총학생회를 만들려고합니다.
이번 총학생회선거가 3파전이기도하고, 굉장히 치열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Solution'이 당선이 된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요?
▲정후보 이한솔(문화인류·10), 부후보 김남식(교육·11) 사진=연세춘추
2013년도에 학생회를 준비하면서 2014년도가 과도기라고 표현을 했는데요. 그 시작은 2013년도라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기존의 총학생회가 역량이 부족한 상태로 학교와의 문제들에 무기력하게 대응하고 ‘소잃고 외양간고치기’식으로 사안들에 대해 먼저 끌어가는 것이 아니라 사안이나 담론에 대해 계속적으로 늦게 반응하고, 그런 늦은 반응이 많은 것들을 잃게 만들었던 과정들이 있었다고 봅니다.
그러다보니 학생들은 새롭고 역량있는 총학을 바라고 있었던 거죠.
‘학교에게 학생들의 목소리를 좀 더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총학생회에 대한 학생들의 요구’가 있었기에 당선됐다고 생각합니다.
‘Solution’의 공약 중 가장 특별하거나 학우들의 지지를 많이 받고 있는 것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모든 학생들에게 보편적으로 해당되는 것은 아니지만 생협부동산‘집보샘’ 공약이 가장 좋은 반응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민달팽이유니온’이라는 청년주거단체에 위원장으로 있을 때부터의 경험을 살려서 공약화 시킨것입니다. 이 공약은 대만의 세입자사례를 들여온 것입니다.
기본적인 컨셉은 복비이고, 안전한 집을 구할수 있는 생협부동산이라고 할 수 있죠. 대부분의 세입자들이 외부부동산들에서 복비도 굉장히 많이 내고 있고 그 집이 안전한지 아닌지 사실 부동산공인중개사한테는 별로 중요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그들에게는 매물을 파는 것이 더 중요하죠. 이 과정속에서 세입자들의 권리가 보장되지 못했다고 진단을 했고, 공인중개의 영역도 공공의 영역으로 끌어와야 한다는 고민들을 했습니다. 이번에 총학생회를 준비하면서 이 부분을 우선적으로 시행할 수 있겠다라고 판단했고, 적극적으로 공약으로 내세우게 됐습니다. 공실률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집주인입장에서는 생협부동산‘집보샘’이 실행된다면 매물을 많이 내놓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생협부동산은 평당임대료나 최저주거기준을 맞추지않는 주인들에게는 일정부분에 있어서 제한이나 변화를 직접적으로 요구할 수 있습니다. ‘집보샘’이 집주인이나 다른 부동산들보다 좋은 위치에서 매물들을 받을 수 있는 입장이 될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생협부동산 '집보샘'은 청년주거단체 '민달팽이 유니온'활동에서의 경험에서 나온 것
그동안 집주인과 세입자(학생들)의 관계에서 세입자가 을의 위치에 있었는데, ‘집보샘’을 통해 그런 갑을 관계가 좀더 평등해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또 학기초나 말 등 본격적으로 집을 구하는 기간들이 끝나면 ‘집보샘’은 집문제 갈등에 대한 상담도 해 줄 수 있습니다. 권익보장을 위해 노력할 수 있는 전문적 상담사로서 역할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세입자로서의 권리보장이 굉장히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는데, 그런 것들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정책이 될 것입니다. ‘집보샘’이 잘 운영되고 성과를 잘 내면, 국가나 지방자치차원에서 적용될 수 있을 것입니다.
대만은 60%정도가 세입자연대를 통한 공공의 영역에서 매물을 운영하고 있는데 우리도 그런 과정에서 세입자들의 권리가 높아지지않을까 싶습니다.
‘집보샘’이 20대청년들에게 유의미한 변화로 다가오지않을까 생각합니다.
Solution총학생회가 생각하는 학생회의 역할은
'정치포비아'가 늘어났다고 분석하는 학자들도 많고, 20대가 정치참여에 무관심해졌다라고 이야기하기도 하는데요. 기본적으로는 학생들의 무관심을 비판하기에 앞서 총학생회 스스로 성찰할 필요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총학들이 비슷하게 변하고 있는 것 같은데, 학생회가 거버먼트(Government)식의 행정관료조직으로 변하고 있고, 예전에는 학생들의 힘, 의견을 모아서 그 과정에서 학교안에서 학생들 힘을 모으고 의견을 모으기위해 생겼던 학생회의 처음 시작된 의미를 찾기어려워진 것 같습니다.
처음 학생회는 학생들의 힘을 민주집중제로 모아 그것들을 사회나 학교의 부조리한 부분들을 해결하기위한 것에서부터 출발했고, 그렇기때문에 총학생회에 권위가 집중됐던 것 같아요. 그 당시에는 학교나 사회에 항거하는 의미로 학생회(학생회의 권력이)가 유의미했다면, 지금은 그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고 권위만 남은 거죠.
행정적 처리만 잘하면 학우들에게 잘한 학생회로 분류되는 과정에서 총학생회가 관료조직이 되고, 학생들과 밀접하지 못하게 되니까 학생회의 사업이나 활동에 참여가 줄어들 수밖에 없어요. 그런 것들이 반복되는 구조죠.
▲복지를 넘어서 학생사회를 살리는 것이 총학생회역할
가장 큰 역할은, 물론 학생들의 권리를 대변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그 과정에서 복지사업을 진행해야하는 것도 당연한 것인데, 그것과 더불어 행정관료적인 모습을 넘어 자치활동을 지원하고 총학생회로 어떤 업적을 남기는 방식이 아니라 우리가 가지고 있는 인프라나 재정 또는 인맥이나 하는 조직들을 활용해 다양한 자치활동들, 학생사회의 많은 활동들을 지지해주고 살려내는 역할을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것들이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단순히 정치, 총학영역에 참여하지 않는 학생일지라도 여러활동들을 학내에서 하다보면 점차적으로 그런 능동성들이 총학이 뭔가를 하고자할 때 학생들이 힘을 갖게 되는 그런 밑바탕이 되지 않을까 라고 생각합니다.
학교도 대부분의 학생들이 무관심하다는 것을 아니까 학생들의 눈치를 보지않는거죠. 그런 것들을 탈피해야합니다. 대학평의원회가 유행처럼 생기고, 등심위(등록금심의위원회)도 진행되는데, 그런 논의들을 잘해내기 위한 밑바탕에는 다양한 자치활동이나 학내활동들이 살아나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총학이 눈에 보이는 성과를 남기고 싶은 욕심을 버리고 인프라들을 잘 나누어 학생들의 자치활동들을 지지할 수 있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학교와 학생회가 직접 등록금이나 학내문제들을 논의할 수 있는 자리인 대학평의원회나 등심위활동을 해야하는데요. 어떤 방식으로 이끌어 나갈 것인지?
연세대에 대학평의원회가 존재하지만 사실 그것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보다는 실제로 역할을 하게 만드는 것이 우선적으로 해야할 일인 것 같습니다.
등심위같은 경우는 그동안 법원에 적립금내역 공개를 요구했고 얼마전에 승소했던 경험. 'Solution'이라는 집단이 가지고 있는 경험들을 살리는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실제로 대법원소송에 참여한 사람들이 주위에 있고, 등심위에 활동한 경험들이 있어서 이런 경험을 잘 활용할 것입니다. 학교는 언제나 ‘안된다’라는 원론적인 입장만 반복할 때 총학생회가 더 전문적인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4일, 연세대학교 앞에서 진행된 등록금 관련 정보공개 촉구 기자회견
학생들이 등록금이 과도하게 비싸다는 입장에서 당연히 내려야 된다는 당위성을 가지고 들어가는 것은 합당한 일이지만 서로가 ‘(등록금을) 내려야한다, 올려야한다’라는 이야기만 반복하고 있을 때, 학교에 대해 학생들은 기본적으로 대등할 수가 없는데 등록금 협상에서 각측의 기세라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옛날처럼 단순히 인하만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좀더 등록금문제의 전반적인 부분에 대한 더많은 논리와 전문성을 갖추고 회의에 들어가 압도적인 모습들을 보여준다면 긍정적인 방향으로 해결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올해 대학과 사회에서 이런 저런 이슈로 굉장히 시끄러운 한해 였는데, 대학이슈로는 반값등록금을 포함해, 대학구조조정, 재단비리, 국·공립대기성회비, 사학연금대납 등이 문제가 됐고, 사회정치적으로 국정원대선개입사건과 관련해 대학생들의 시국선언이 진행됐습니다. 2014년 대학생의 정치참여에 대한 생각과 사회적 이슈 등을 해결하기 위한 총학생회차원에서의 연대활동(한대련, 전총모, 또는 다른학교)에 대해 생각한 것이 있다면
연세대학교 총학생회장으로, 민주주의 원리를 통해 당선된, 대의민주주의를 통해 당선된 것들을 과도하게 사용하는 것에 대한 우려들에 대한 공감은 충분히 하고 있습니다.
사실은 정치참여가 진행이 된다면 ‘정치참여 자체가 아예 안된다’ 이런 방식은 안된다고 보고, 저희가 대의제로 당선된 총학으로서 연세대학교학생들 혹은 20대학생 당사자들의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의 다양한 정치참여는 이뤄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등록금문제나 주거문제는 단순히 학교 안밖을 2분법적으로 구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연세대총학생회로서 그런 문제들을 잘 해결하기 위한 정당한 정치적 행동들은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공동체문제에 있어서는 청소미화원노동자분들이나 경비노동자분들과의 연대가능성도 연세대총학생회차원에서 고민중입니다.
백양로공사와 관련돼 학교안팍이 시끄러운 것 같습니다. 내부구성원(학교 학생 교수)간의 의견도 다양하고, 해당사안에 대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는 것 같은데요. 총학생회가 바라보는 백양로사업은 어떤가요? 또 백양로사업과 관련된 논의에서 학생들의 의견이 잘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있던데, 이와 관련해 어떻게 해결해 나갈 것인지
공사의 진행문제에 대한 것 이전에 가장 큰 문제는 공사에 대한 다른 의견들, 즉 학교의 원안에 대한 다른 의견들을 내는 학내구성원들에 대해 대학본부가 굉장히 폭력적으로, 일방적으로 행동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것들은 명확하게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반대의견에 대해서 학교는 들으려는 시도보다는 농성하는 사람들을 강제로 철수시키고 이러한 일들이 발생하는 과정자체는 학교가 학내구성원들의 목소리를 들으려는 것이 아니라 업적을 남기기위한 급격한 공사강행이라고 판단됩니다.
그런 것들이 문제라고 생각하고, 총학으로서는 ‘찬성이다’ ‘반대한다’이전에 학생들이 찬성할 수 있는 백양로재창조프로젝트의 안을 만드는 것이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학교본부안을 찬성한다’ 단순히 그런 식으로 답하는 수준이 아니라 우리들의 목소리가 반영될 수 있는 공간들이 계속 마련되고 그런 기획이나 사건들을 계속 일으켜나가면서 연세대를 완전히 재구성하는 이런 프로젝트에 대해 학내구성원 중 가장 다수이며 핵심인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창구를 마련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연세인들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공간들을 계속 마련하겠다는 이한솔총학생회장
기존의 학교본부 방식을 볼 때 단순히 학생들 목소리를 받아들여달라는 것을 그대로 용인하지 않을 것입니다. 총학생회는 소통창구나 대안들에 대해 대등한 의견을 제시할 수 있도록하는 정당한 행동들을 진행을 해야 할 것입니다.
엄밀히 따지면 지난 총학에서도 학생들의 의견을 안받았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의견들을 받았을 때 얼마나 유의미한 의견으로 될 것인가는 다른 문제라고 봅니다. 학생들의 의견을 모아 학교에게 어떤 이야기도 제대로 못한다면 의미가 없습니다. 그것은 학생들을 지치게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학교에게 너무나 일방적으로 진행하는 현재공사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학생들의 의견이 명확하게 반영될 수 있는 힘을 보여줘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연세대 학우들 또는 인터뷰를 보는 청년‧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요새 <응답하라1994>라는 드라마가 유행인데요. 94년 대학을 다녔던 사촌누나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때도 안타까운 일들이 많았지만 그래도 '그때의 대학생활은 굉장히 즐거웠다'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 이후 20년이 지나서 2014년이 됐는데요. 지금 학교를 다니는 많은 대학생들도 충분히 그럴 수 있고 그래야만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당장 우리가 많은 것들을 바꿀 수 없겠지만, 지금의 대학을 다니거나 20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조금 더 나은 여건속에서 그 순간들을 즐길 수 있는 환경과 분위기를 만들어나가는 것이 이 사회를 위해서도 긍정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개인, 당사자에게도 굉장히 큰 행복이지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런 것들을 지지해줄 수 있는 총학생회를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유하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