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에 붙은 ‘안녕들하십니까’ 대자보를 찢고 인증사진을 올린 일베(일간베스트저장소)회원이 경찰에 입건됐다.
서울 성북경찰서는 19일 고려대재학생 이샛별(20)씨가 교내에 붙인 대자보를 훼손하고 인증사진과 함께 이씨를 성적으로 비하하는 글을 일베게시판에 올린 혐의로 일베회원닉네임‘자궁떨리노’ 이모(24)씨를 불구속입건했다고 밝혔다.
일베회원은 지난 17일 고소인과 함께 경찰서에 출석해 대질심문을 받았고, 19일에는 대자보훼손과 관련해 조사받았다. 그는 경찰조사과정에서 혐의를 대부분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불구속입건된 이씨는 지난 14일 일베게시판에 ‘고려대 철도파업대자보찢어버렸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빨갱이들이 학교망신 다 시키고 다니는 꼴 보기 싫어서 1차로 철도파업대자보를 찢었다. 찢었는데 밥먹고 오니 다시 붙여놨다. 질 수 없어서 다시 찢어버렸다’며 자랑스러워했고, 이후 논란이 되자 학내커뮤니티를 통해 사과문을 게재했다.
경찰은 모욕 외에도 대자보를 찢은 행위와 관련해 재물손괴혐의로 별도조사를 진행 중이다.
해당사건의 피해자인 이씨는 이번 사건에 대해 민중의소리와의 인터뷰에서 ‘전국 각지의 대학에서 대자보훼손인증샷이 올라오고있는 것을 보니 어느새 대자보훼손이 일베 안에서 하나의 문화로 잡아가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법적대응을 준비하게됐다’고 밝혔다.
이어 ‘본인의 눈에 거슬린다고 해서 다른 사람의 생각이 담긴 대자보를 아예 찢어버리는 것은 타인에 대한 폭력이며 억압’이라고 강조했다.
강혜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