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가 이른바 미국의 명문 여자 대학이라 불리우는 스미스칼리지(Smith College)의 졸업식 축사를 못하게 됐다.
스미스칼리지 학생들과 교수들이 ˂IMF는 신자유주의 세계화의 첨병으로 가난한 나라들의 위기를 먹고산다˃는 점을 지적하며 ˂대학의 졸업식에 라가르드 총재의 축사는 적합하지 않다˃며 반대했기 때문이다.
▲크리스틴 라가르드(Christine Lagarde 1956.1.1~ )
프랑스 외교관 및 변호사 출신의 국제통화기금(International Monetary Fund)의 총재다.
스미스칼리지 캐슬린 매카트니 학장은 오는 18일에 진행될 예정인 이 대학의 졸업식 연설자로 라가르드 IMF총재 대신 브라운대학교 루스 시몬스(Ruth J. Simmons) 학장이 나선다고 12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최초의 IMF 여성 수장인 라가르드 총재가 미국 명문 여자대학이라 불리는 스미스칼리지에서 졸업연설을 못 하게 된 주된 이유는 ˂IMF가 제국주의적이고, 가난한 국가에 실패한 경제 개발 정책을 이식시켰다˃는 사실이다.
이 대학 학생들은 최근 온라인 청원을 통해 ˂모든 여성의 평등과 단결을 위해 일한다는 스미스칼리지의 이념과 IMF는 직접적으로 배치되는 성격을 가진다˃며 라가르드 총재의 졸업연설에 반대하는 의사를 밝혔다.
이들은 ˂IMF가 가난한 국가에 실패한 개발 정책을 이식시킨 주범이며, 이것이 여성을 억압하는 제국주의적이고 가부장적인 시스템을 강화시켰다˃고 규탄했다.
또 ˂우리가 맞서 싸워야 한다고 배운 시스템을 공고화하기 위해 일하는 그녀를 연사로 세울 수는 없다˃고 밝혔다.
미 매사추세츠주 노샘프턴에 위치한 스미스 칼리지는 1875년에 설립됐으며 ˂여성(젠더)학 운동의 대모˃로 불리는 ˂글로리아 스타이넘(Gloria Marie Steinem)˃등 많은 여성주의(젠더주의) 사회운동가를 배출했다.
한편 대학 졸업 축사를 거부당한 인물들이 또 있는데, 최근에는 이라크전쟁 책임자인 전 미 국무부 장관 콘돌리자 라이스가 뉴저지주에 위치한 럿거스 대학(Rutgers University)의 졸업식 축사를 학생들과 교수들의 반발로 못하게 된바 있다.
▲ 콘돌리자 라이스(Condoleezza Rice 1954. 11. 14~ )
미국 대통령 조지 W. 부시 정부에서 66대 국무장관을 지냈다.
럿거스대 교수와 학생들은 ˂확인되지 않은 대량살상무기를 이유로 이라크전을 일으키고 수십만의 민간인 사상자를 낸 부시 행정부에서 주요 역할을 했다˃며 라이스 전 미 국무부 장관을 비판했다.
▲로버트 졸릭(Robert Zoellick, 1953. 7. 25~ )
조지 W. 부시 정부에서 국무부 차관 및 세계은행총재등을 역임했다.
세계은행(World Bank)은 개발도상국에 대부금을 제공하는 국제 금융 기관이다.
같은 이유로 작년에는 부시 행정부에서 국무부 부 장관과 세계은행(World Bank) 총재를 역임했던 로버트 졸릭 역시 자신의 모교인 스와스모어 칼리지(Swarthmore College)에서 축사가 취소당한바 있다.
신현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