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에 대해 추모도 애도도 할 수 없는 나라, 이대로 가만히 있어야 합니까?> 세월호 참사가 일어 난지 벌써 한 달여가 지났다. 이 끔찍한 죽음 앞에 온 국민이 눈물을 흘리며 무사귀환을 한 뜻 한 마음으로 기원했다. 실로 온 나라가 비통에 잠겼다는 말이 무엇인지 직접 느끼는 나날들이었다. 하지만 이내 슬픔은 분노로 바뀌었다. 사고가 참사로 악화된 원인은 단언컨대 정부에게 있다. 정부는 사람 목숨이 달린 일에서조차 혹여나 자신에게 책임의 화살이 돌아올까봐 아무런 일에 나서지 않고, 권한과 명령이 없었다는 핑계로 둘러대기 바빴다. 그 와중에도 구조대원들을 격려하겠다는 둥 나중에 사고가 정리되었을 때에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위해서 얼굴도장을 찍기에는 열중했으며 결과적으로 구조작업 등을 지연시키고 사고 피해자 가족들과 기념사진 찍자는 헛소리까지 지껄였다. 이처럼 정부의 무능, 무책임한 대응이야 말로 구조가능한 선박사고가 유례없는 대규모 참사로 번지게 만든 원인이었다. 무엇보다 무사귀환을 바라며 구조작업을 지켜보던 온 국민에게 살릴 수 있던 사람들이 생매장 당하는 모습이 생중계되며 대한민국에 크나큰 트라우마를 남겼다. 결국 숱한 국민들은 가만히 있을 수 없다, 잊지 않겠습니다, 행동하겠습니다. 라며 거리로 촛불을 들고 나왔다. 대규모 참사를 눈뜨고 볼 수밖에 없던 무기력한 상황, 그리고 사고가 참사로 변한 원인이 실은 자기가 외면해 왔던 우리사회의 부조리라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에 거리로 나올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마음에 상처를 가지고는 슬픔을 딛고 일상으로 돌아갈 수는 없다. 온 국민의 가슴에 남은 상처를 치유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세월호 참사의 원인에 대해서 철저한 진상규명을 하고 책임자를 처벌해야만 한다. 사회적 문제로 인해 구성원들에게 새겨진 상처는 정치적 방식으로만 치유가 가능하다. 이렇듯 우리가 세월호 문제를 가지고 촛불을 드는 것은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한 몸부림인 것이다. 그러나 이를 대하는 정권의 모습은 어떠한가? 세월호 문제로 자신들의 지지율에 문제가 생기자 세월호 문제를 이야기하는 모든 사람들을 적으로 간주했다. 심지어 유가족마저도! 유가족들을 사복경찰이 미행하고 애도의 노란 리본을 달고 다니는 사람들을 불신검문하고 추모행진을 하는 시민들을 200명이 넘게 연행해갔다. 언론에서는 연일 정권을 위한 왜곡보도가 쏟아지고 유가족들을 욕보이는 선동방송을 쏟아낸다. 국무총리가 사퇴를 시도하고,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에서 눈물을 쏟지만 정작 희생자들의 이름을 잘못 부르고, 마지막 남은 실종자들을 최선을 다해 구조하자는 말도 없이 구조작업 중인 해경을 해체한다고 해버렸다. 안타까운 죽음에 추모도, 애도도 할 수 없는 나라가 지금의 대한민국이다. 박근혜 정부 아래에서는 그 어떤 사회적 목소리도 정부의 적이 되어버린다. 이렇게 세월호는 사람의 심정을 가진 이들과 권력에 인륜까지 바친 이들의 싸움이 되어버렸다. 이 싸움에서, 지금의 대한민국 현실에서 어디에 서 있어야 하는지는 너무도 당연하다. 세월호 참사의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처벌은 우리들 가슴에 남은 상처, 유가족들의 한을 풀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대학생 모두 깊은 슬픔을 넘어 촛불을 들고 거리로, 거리로 나오자! 2014.5.23 8기 광주전남대학생연합(준) |
한편 세월호 관련 대학생들의 시국선언으로는 지난 17일 전남대학교가 처음 발표한바 있다.
다음은 이날 전남대학교 대학생들이 발표한 시국선언문 전문이다.
세월호 침몰 참사, 80년 5월의 그날처럼 대학생이 행동해야 합니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한 달이 되어갑니다. 한 달이 다 되어 가는 시간 동안 피해자 가족들은 정부의 무책임한 대응과 무능, 그리고 각종 의혹에 또 한 번 눈물을 흘려야 했습니다. 사건 초기 정부는 대책 본부 체계를 하나로 정리 하지 못 한 채 우후죽순 대책위를 만들기 바빴고, 탑승자 전원을 구조했다고 발표했으나 나중에 사실이 아님이 밝혀졌습니다. 교육부의 수장인 교육부 장관은 피해자 가족들이 모여 있는 진도체육관에서 황제 라면을 먹기에 바빴고, 일부 공무원들은 기념사진을 찍기에 바빴습니다. 대책본부는 계속해서 구조자와 실종자의 수를 정정하기에 바빴고, 가족들의 정당한 요구는 거짓 선동 , 빨갱이가 되었습니다. 언론에서는 진도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실들과 피해자 가 족들의 이야기를 전달하기 보다는 정부에 이야기만 담기 급급했습니다. 어버이날, 가족들은 박근혜 대통령을 만나 침몰에서 구조까지의 명확한 진상을 규명해주기를 요구하기 위해 카네이션 대신 영정사진을 들고 청와대로 향했으나 가족들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은 대통령이 아니라 수많은 경찰들과 살수차 뿐 이였습니다. 그리고 최근 세월호 실종자들의 구조를 전담했던 <언딘>은 "우리는 인양을 하러 온 것이지 구조 하러 온 것이 아니다"라는 말을 하며 사실상 실종자 구조에는 별 관심이 없었다는 발언을 하였습니다. 이렇게 계속 해서 밝혀지지 않는 진실, 아무도 책임지지 않고 처벌 받지 않고 있는 상황, 그리고 가족들과 국민들 의 정당한 요구와 이야기가 빨갱이의 선동으로 둔갑하는 이런 모습.... 5월의 우리 전남대학교 학생들은 이러한 일련의 모습들을 보면 세월호 침몰 사고와 진행사항 및 전개가 비슷한 또 다른 518이라고 생각합니다. 전남대학교의 5월은 매우 특별합니다. 1980년 5월을 시 작했던 대학이기에 더욱 특별합니다. 그러기에 80년 5월 과 다를 것이 하나 없는 이번 세월호 침몰 사고와 그 이 후에 일어난 일련에 일들은 우리에게 매우 특별하고 중요합니다. 518의 진실을 알려내고 학살자들의 처벌이 있기까지 매우 많은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이것들을 가능하게 한 것은 진실을 먼저 알고 행동했던 대학생과 많은 국민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세월호의 선장은 아이들에게 가만히 있으라 했고 , 아이들은 가만히 있었습니다. 대한민국호의 선장은 국민들에 게 가만히 있으라 하지만 가족들은 이제 더 이상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대한민국이 바뀔 때 까지 행동하겠다고 합니다. 세월호는 침몰했지만 우리 대학생들은 대한민국호의 침몰마저 가만히 바라만 보고 있을 수 없습니다. 사고 초기 전국적으로 실종자들의 무사 귀환을 바라는 노란 리본 달기 운동은 이제 추모와 애도를 넘어 정부에 대한 분노의 감정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세월호 침몰 사고의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은 5.18처럼 얼마나 걸릴지 또 얼마나 죽어야 가능할지 알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518의 후예 우리 전남대학교 학생들은 유가족을 포함한 피해자 가족들의 정당한 행동을 지지하고, 그 행동에 끝까지 함께 하기 위해 전국의 모든 대학 생에게 같이 행동해 주기를 간절히 호소하며, 다음과 같이 시국선언 합니다. - 침몰에서 구조까지 한 점 의혹 없이 제대로 진상 규명 하라! - 정부가 살인마다! 박근혜 대통령이 책임져라! - 실종자 구조 0명! 무능력한 내각 총 사퇴하라! - 이 모든 문제 해결을 위해 대학생이 먼저 행동하자 ! 2014년 5월 17일 발의 : 전남대학교 자연과학대학 학생회 함께 하는 단체 : 전남대학교 총학생회, 총여학생회, 총동아리연합회, 약학대학 학생회, 경영대학 학생회, 농업생명과학대학 학생회, 농업생명과학대학 여학생회, 사회과학대학 학생회, 예술대학 학생회, 수의과대학 학생회, 사범대학 상임위원회, 생명과학기술학부 학생회, 통계학과 학생회, 화학과 학생회, 지구환경과학부 학생회, 문헌정보학과 학생회, 인류학과 학생회, 신문방송학과 학생회, 행정학과 학생회, 사회과학 학생회, 국악과 학생회, 미술학과 학생회, 음악학과 학생회, 생물교육과 학생회, 음악교육과 학생회, 유아교육과 학생회, 윤리교육과 학생회, 임산공학과 학생회, 조경학과 학생회, 식물생명공학부 학생회, 농업생명과학대학 자율방범대 <동행> 농업생명과학대학 동아리 <FC청춘> <4-H>, 청춘의 지성 광전캠퍼스 <대학생 진보정치경제 연구회 쏘셜메이커> <근현대사 동아리 역동> <근본적 대안을 마련하는 진보동사 동아리 더숲> <아름다운 세상을 위해 응원하는 앗쎄응원단>, 전남대학교 풍물패 연합 그리고 함께 하는 학우 230명 |
신현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