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대학(University of Cape Town)이 9일(현지시간) 대학부지기증자이자 영국제국주의의 상징인 세실 로즈(1853~1902)의 동상을 철거했다.
▲동상앞에 모여 환호하는 학생들과 주민들
(출처: <Rhodes Must Fall> 페이스북페이지 https://www.facebook.com/RhodesMustFall)
대학위원회는 지난 8일 30명의 위원들과 로즈동상철거안을 두고 투표를 진행, 이를 가결했다.
이같은 위원회측의 동상철거결정 배경에는 지난달 한 학생이 로즈의 동상에 배설물을 투척하면서 시작돼 한달여간 지속된 학생들의 동상철거시위가 있었다.
이날 철거순간을 보기 위해 모인 학생들과 주민들은 동상을 막대기로 치고 동상기반에 올라가 인종격리정책반대 노래를 부르는 등 분노와 기쁨을 동시에 표출했다.
▲분노와 기쁨을 표출하는 군중들
(출처: <Rhodes Must Fall> 페이스북페이지 https://www.facebook.com/RhodesMustFall)
일부 학생들은 <동상 그 이상(More than a statue)>이라는 피켓을 들기도 했다.
남아공예술문화부대변인 샌다일 머멜라는 <긍정적이고 건설적인 방법으로 얼룩진 과거를 대한 대단한 성과>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동상에 대한 폭력적 철거를 장려하지는 않는다>면서 <몇주내 협의컨퍼런스를 열어 식민시대의 다른 동상들과 상징물들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철거장면을 보기위해 동상앞에 모이고 있는 학생들과 주민들
(출처: <Rhodes Must Fall> 페이스북페이지 https://www.facebook.com/RhodesMustFall)
로즈동상철거운동을 주도한 <Rhodes Must Fall>단체는 <로즈 동상은 대단히 상징적인 힘이 있다>며 <이 동상은 흑인들을 착취하고 원주민의 땅을 훔친 대량살인자를 미화한다>고 비판하고 백인우월주의를 찬양한 사람을 기념하는 모든 동상과 명판에 대한 철거와 흑인교수진 보강을 요구했다.
이 단체는 앞서 인터넷청원에서 로즈동상철거에 대한 1550명의 지지서명을 받았다.
▲연대메세지를 보낸 에딘버그대학생들
(출처: <Rhodes Must Fall> 페이스북페이지 https://www.facebook.com/RhodesMustFall)
계속해서 에딘버그대학(University of Edinburgh)학생들도 단체에 연대의 메세지를 보내 <남아프리카의 근본적이고 광범위한 개혁>이라고 표현하며 <(Rhodes Must Fall운동이) 예속된 민중들을 하찮은 존재같은 기분이 들게 만드는 억압적인 구조와 싸우는 모두에게 큰 영감을 주고 있다>며 지지의 뜻을 밝혔다.
한편 학생들과 주민들사이에는 남아프리카가 식민지시절의 파란만장한 과거를 어떻게 기억해야 하는지에 대한 토론이 널리 퍼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정치·사회전문가인 마모드 맘다니는 <로즈동상에 일어난 일이 현재 대학에서 일어나는 일이 덜 중요하다>며 <과거를 물리적으로 기억할수 있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것을 지성으로, 제도화한 유산들>이라고 강조했다.
1870년 남아프리카로 이주한 영국출신 세실 로즈는 전형적인 제국주의자로 다이아몬드광산 등을 독점운영하며 막대한 재산을 축적한후 정계로 진출해 케이프주 식민지총독을 지냈으며 실제 1894년 잠비아, 짐바브웨 등 중앙아프리카를 정복한뒤 이 지역을 자신의 이름을 따 <로디지아>라 명명했다.
▲현장사진들
(출처: <Rhodes Must Fall> 페이스북페이지 https://www.facebook.com/RhodesMustFall)
성우종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