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서 정부에 비판적인 시위를 주도했다는 이유로 대학학생회장이 ˂반정부선동죄˃로 체포돼 학생들과 교수, 시민사회단체들 까지 나서 이에 항의하는 시위가 확산되고 있다.
델리에 소재한 자와할랄네루대학교(Jawaharlal Nehru University, JNU) 학생회장인 카나이아 쿠마르는 지난 9일 학내에서 개최된 2013년 사형된 카슈미르 분리주의자 모하메드 아프잘 구루의 3주기 추도식에서 사형수의 비밀교수형을 비판하는 연설을 하고 현정부를 비판하는 구호를 외쳤다.
12일(현지시각) 경찰은 카나이야에게 치안유지법에 근거해 <치안방해 및 난동교사>혐의로 반정부선동죄(Sedition)를 적용해 그를 체포했다.
이어 15일, 수천명에 달하는 네루대 학생들은 정부가 그를 체포한 것은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 것>, <선동죄는 비례원칙에 어긋나 폐지돼야 한다>며 조속한 석방을 촉구하며 휴업에 돌입하자 인도전역에 있는 40여개 대학교도 동맹휴업에 들어갔다.
이를 두고 인도정책연구센터회장 프라타브 바누 메타는 <대학은 토론의 공간으로 이들의 발언은 자유민주주의를 해치지 않기 때문에 불법이 아니다>라며 정부를 비판했다.
반면 라지나트 싱 인도연방내무장관은 <구루의 추도식은 파키스탄무장단체인 라슈카르에타이바 수장 하피즈 사이드의 지지를 받은 것>이라며 <국가의 통합과 주권을 해치는 사건은 강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17일 수도인 뉴델리 법정앞에서는 현집권당인 힌두 민족주의정당 바하티야 자나타 당(BJP)를 옹호하는 변호사 수십명이 카나이야의 석방을 요구하는 대학생들과 인도전국대학생연합 소속 회원들하고 충돌이 일어났다.
▲ 법정앞 시위중인 학생들과 경찰들 (출처: Campus Font of India, CFI 페이스북)
이 과정에서 보수단체회원들은 학생들에게 <친파키스탄>, <반역자>라 부르며 이들을 기자들고 함께 폭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친정부성향의 변호사들도 법정에 들어서는 카나이야를 주먹으로 때리고 발로 찬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었다.
한편 인도의 치안유지법은 영국식민지시절 인도의 독립운동가들을 탄압하기 위해 만든 법으로 수년전 대법원에선 폭력행위를 선동하는 실제적 증거가 있는 경우만 적용되야 한다고 판시한 바 있다.
성우종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