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 학내구성원들의 김진규총장 퇴진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지난 14일 건국대 교협(교수협의회)과 교직원노조는 ‘김진규총장의 사퇴를 촉구하며’라는 제목의 ‘최후통지서’를 발표했다. 15일 학원창립 81주년 기념식에서 100여명의 교수와 교직원들이 김진규총장이 기념사를 할 때 자리를 박차고 나오기도 했다.
지난 2일 교협은 교수총회를 열고 ‘총장해임권고안의결’ 안건을 통과시켰다. 전체 교수 891명중 391명의 교수들이 참석한 가운데 372명이 총장해임권고안 안건에 찬성했다. 앞서 4월30일에 열린 교직원노조총회에서도 참석한 교직원 363명중 325명의 찬성으로 김총장 불신임안을 통과시켰다. 총학생회도 불신임투표를 고려하고 있다.
건국대 원로교수모임도 15일 성명을 통해 “김총장은 교협이 의결한 총장해임권고안과 노조가 발표한 총장신임 평가결과를 수용해 즉각 사퇴하라”고 밝혔다.
현재 학내에는 '도덕상실 자질부족 건국대의 최고망신'과 '입만 열면 거짓말 김진규는 사퇴하라'는 구호가 붙어있다.
교수와 교직원들은 ‘김진규총장사퇴 최후통지서’에서 김총장의 문제점으로 △연간 1억5000만원의 부당 업무추진비 △연간 2300만원의 부당 진료수당 △교내와 골프장에서 이뤄진 각종 부당 수의계약 △직원 오찬자리에서의 성희롱발언 △매주 수요일 KU파빌리온에서의 골프 △강남 술집여사장과의 채무소송 등을 들었다. 또 전임총장의 2배에 달하는 연봉을 받고 있는 점, 2대의 외제차를 공용차로 사용하고 있는 점 등이 문제로 제기되기도 했다.
최근 김총장이 부임하면서 추진한 ‘개혁안’에 대해서도 구성원들의 반발이 있다. 건국대서울캠퍼스의 경우 생명과학계열이 3개의 단과대가 생명과학대학부로 개편되고, 충주캠퍼스는 인문사회대학과 사회과학대학 등이 미디어커뮤니케이션대학, 국제비지니스대학 등으로 바뀌는 학과구조조정과정에서 구성원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목소리들이 있다. 또 교협은 지난해 교수업적 기준을 상향해 연구논문기준을 정한 점도 일방적이었다고 주장했다.
한편 카이스트교수들도 지난 8일 개교이래 첫 교내시위를 벌이며 “서남표총장은 독선적 학교운영, 구성원간 분열조장, 카이스트위상추락에 대한 책임을 지고 즉각 물러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15일까지 서총장이 퇴진의사를 밝히지 않을 경우 강력한 퇴진운동을 벌이겠다는 입장이다.
국내 진단검사의학분야의 권위자이자 서울대의대 교수출신으로 건국대총장으로 취임해 주목을 받았던 김진규총장과 MIT교수출신으로 카이스트총장을 맡으면서 '서남표식개혁'을 강력하게 추진해 온 서남표총장이 모두 사면초가에 놓여있는 상황이다.
민형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