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사회 주요모순을 야기한 민족 분단, 격동과 암흑으로 점철되는 7·80년대, 피로 기억된 역사 1980년 광주의 5, 제주 4.3항쟁의 연장선으로 지속되고 있는 강정마을, 가슴에 묻은 <세월>호 참사. 가슴 아픈 우리현대사와 함께하고 있는 이 시대 길 위의 신부들이 있다. 인권과 자주, 민주주의, 평화를 위해 활동하고 있는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정의구현사제단)>이다. 21세기대학뉴스는 정의구현사제단 광주대교구총무 김선웅 시몬신부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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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웅(시몬)신부 소개


20111월 신부가 됐다. 2년간 아무런 생각 없이 주어진 소임을 맡으며 살아갔다당시 정의구현사제단은 쌍용자동차, 강정마을, 용산철거민, 밀양송전탑, 정보원 불법대선개입 등 사회적 사건에 적극적으로 연대해 활동하고 있었다. 밀양송전탑투쟁에 참여한 것이 정의구현사제단 활동의 처음이었다. 직접 현장에서 듣고 보는 것은 올바른 인식을 할 수 있게 만들었다. 밀양주민들의 눈물을 보고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무기력감을 넘어서 분노를 느꼈다. 예수가 활동하던 당시 소외된 민중을 대하는 마음이 나와 같은 마음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위와 같은 활동은 정의구현사제단 소속 신부만 참여한 것은 아니다. 수많은 신부와 수녀들 그리고 평범한 신도들이 함께 했다. 신부로서 그리고 국민으로서 양심이 살아있다면, 실천해야한다고 느꼈다.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소개


정의구현사제단은 박정희파쇼정권의 서슬이 퍼렇던 19749월 명동성당에서 <우리는 인간의 위대한 존엄성과 소명을 믿는다.>로 시작하는 종교인의 시국선언의 발표와 함께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당시 주요활동은 반파쇼민주화운동이었으며 구체적으로는 유신헌법철폐, 긴급조치무효, 국민기본권·생존권 존중, 민중경제정책 수립을 요구했다. 정의구현사제단은 오늘날까지 <실천하는신앙인>의 기치로 살아가고 있으며 인권, 민주주의, 생태·환경 등 다양한 분야에서 우리사회 정의실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교회의 역할과 길 위의 신부


인간이 집단을 이뤄 살아가고 있는 사회에는 예수를 믿는 사람들이 가는 교회(성당)가 있다. 과거 예수는 기도만 하지 않았다. 민중을 위해 기도하고 움직이며 실천했다. 예수를 따르는 교회(성당) 또한 민중을 위해 움직였다. 교회(성당)는 예수의 정신, 예수님의 가르침대로 살아가기 위한 자발적인 신부들의 모임이다. 그래서 교회(성당)에서 만이 아니라, 우리사회를 실천의 영역으로 보고 힘쓰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길 위의 신부>로 많이 알려져있다.

 


정치와 종교 분리에 대해


박근혜·최순실게이트사건에 정의구현사제단은 <박근혜퇴진>, <박근혜탄핵> 구호를 외쳤다. 일부 사람들이 이에 대해 정교분리 원칙에 어긋난다고 말했다. 정치와 종교는 분리되어야 한다는 원칙은 맞는 말이다. 이 말의 본질은 성직자들의 정치 참여를 금지하는 것이다. 정치에 무관심하고 침묵하라는 말은 아니다. 예를 들어, 성직자들이 국회의원 선거에 나간다든지 그러는 것을 금하는 것이다. 또한 어느 특정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것도 안된다. 국민의 일군으로 뽑힌 사람이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해내지 못할 때에는, 당연히 잘못하고 있다고 외쳐야 한다. 그것이 국민의 의무다. 교회는 인간 사회의 교회다. 정치 또한 사회에 존재한다. 교회에 속한 사람들, 곧 평신도들도 정치에 무관심해서는 안 된다. 정치가 올바르지 않은 길로 가고 있다면, 잘 못 됐다고 이야기 할 수 있어야한다. 종교인이 정치에 대해서 더 이상 이야기 하지 않는 세상이 오면 좋겠다.

 


정의구현사제단과 80년대 통일운동


19876월항쟁 이후 지금까지 정의구현사제단이 통일운동에도 일조한 바 있다. 천주교에서는 대표적으로 문규현신부를 북에 파견하기도 했다. 1988년 이후 정의구현사제단 활동은 민주주의와 통일에 초점에 맞춰진다. 당시 7월 평양에 개최되는 세계청년학생축전에 전국대학생협의회 대표로 임수경이 파견됐다. 이후 남측에 임수경이 돌아오려던 때 우여곡절이 있어서 정의구현사제단에서 문규현신부를 북측에 보내자고 결정했다. 문규현신부는 미국유학 당시 미국영주권 자격으로 방북을 한 경험이 있었으나 고민을 많이 하셨다고 했다고 전해진다. 정치적 소용돌이 속으로 들어가야 하는 일이고 이는 곧 고난의 길이기 때문이다. 그러다 예수의 십자가이니 받아야겠다는 결심을 한 뒤 방북을 했고, 임수경과 함께 남으로 돌아왔다. 그 당시 북측에 방문한다는 것은 파장이 컸다. 노태우파쇼정부와 조··동은 전대협과 임수경을 반정부사범으로 매도하면서 엄벌에 처해야 한다고 여론을 조성했다. 문규현신부는 재판에서 임수경을 변호했다. 파쇼검찰의 함정섞인 질문에 또박또박 변론하고, 미세한 오류를 집어내며 맥락과 배경 설명을 넣어 판사와 청중이 검찰과 다르게 이해하도록 도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형은 피하지 못했다. 그리고 문규현신부의 방북과 관련된 네 명의 사제들 또한 구속됐다.

 


마지막 말


우리시대 청년들이 참 소중하다고 생각한다. 청년들이 겪고있는 고뇌와 고충에 대해 많이 듣고 있다. 개혁을 지향하는 정부가 집권했지만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많다. 문정현신부가 함께하고 있는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가 대표적이고, 조국의 평화적 통일문제도 그렇다. 함께 예수의 정신으로 연대하고 실천했으면 좋겠다.

 

21세기대학뉴스

배송문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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