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원대⋅원광대 학생들 "학과폐지반대"
서원대와 원광대의 학과폐지방침에 따라 학생들과 교수들의 반발이 거세다.
서원대는 23일 학과구조조정을 위한 연구용역결과를 학내구성원들에게 공개하고 “연극영화과, 화예디자인과, 컴퓨터교육과, 음악학과, 미술학과, 독어독문과 등 6개학과를 폐지한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에 해당학과 학생들은 서명운동과 철야농성을 벌이는 등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22일 연극영화과학생들이 ‘학과폐지반대’ 철야농성에 돌입했고, 25일 미술과학생들은 총장실을 항의방문했다. 학생들은 23일부터 ‘서원대예술학부폐과 부당한 통보철회’를 위한 온라인아고라서명운동을 진행중이다.
이들은 “폐과하겠다는 이야기를 단 며칠 남겨두고 통보를 받는다는 것도 너무나 당혹스럽고, 대안을 내놓기도 힘들게끔 빠른 시간내에 이렇게 모든 일들이 강행되고 있다”며 “돈이 많이 들어서, 취업률이 낮아서, 학교성과에 피해가 간다는 이유하나로 예술의 특성을 전혀 이해조차 하지 않고, 미술학과를 포함한 예술계열학과들을 없앤다는 것은 너무 가혹하다”고 밝혔다.
원광대는 22일 이사회에서 한국문화학과, 정치외교학, 독일문학언어전공, 프랑스문화언어전공, 인문사회자율전공학부, 자연과학자율전공학부 6개학과(부)를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애초에 폐지를 검토했던 철학과는 2년간 폐지를 유예하기로 했으며, 도예⋅한국화, 서양화, 환경조각전공은 미술과로, 국악전공과 음악전공은 음악과로, 무용전공은 스포츠과학부와 통폐합하는 구조조정안을 확정했다.
지난 3월7일 원광대 정세현총장이 11개학과 폐지를 담은 구조조정안을 통보한 후 구조조정철회를 위해 학생들이 본관을 점거하고, 해당학과 교수들이 단식투쟁을 하는 등 강력한 구조조정반대시위가 전개됐다. 한국미술협회익산지부도 성명을 통해 “취업률이라는 경제적 논리로 학과를 없애는 것은 지역예술문화의 근간을 절단해 고사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밝혔다.
구조조정안 발표후 약2달이 지난 5월22일 학교측은 “교수협의회 등과 합의점을 찾아 6개학과(부) 폐지와 학과통폐합 등을 골자로 하는 구조조정안을 확정했다”고 밝혔지만 원광대의 내홍은 계속되고 있다.
학과구조조정의 발단은 지난해 서원대가 ‘정부재정지원제한대학’에 지정되고, 원광대가 ‘학자금대출제한대학’으로 선정되면서부터 시작됐다. 서원대는 “정부재정지원제한대학 탈피를 위해서 취업률과 이탈율, 신입생지원률, 학과 재정지수 등이 다른 학과보다 낮은 과들을 폐지한다”고 밝혔고, 원광대는 외부회계법인에 취업률과 재학생충원율을 높이는 방향의 컨설팅을 의뢰해 폐과를 기본으로 하는 구조조정안을 만들었다.
대학관련블로그를 운영중인 Kor_heinric(heinrich0306.tistory.com)는 “정부의 부실대학선정의 평가기준은 수도권대학이 유리하고, 지방대학이 불리한 평가기준이었으며 취업률과 재학생충원율의 비중이 높다보니 예체능 및 순수학문을 고사시킬 가능성이 있었다”며 “교과부의 구조조정 컨설팅을 수정, 완화하고 현재의 부실대학 선정조건을 좀더 세분화할 필요가 있으며 지역기반이 열악한 학교들에 대해서 부실대학 지정이라는 수단뿐만 아니라 지방대학의 역량강화를 위한 제도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소설가 이외수는 자신의 트위터에 최근 대학의 학과폐지결정에 대해 “대학이 ‘학문의 전당’이 아니라 ‘항문의 전당’임을 스스로 인정하는 작태” “차라리 취업대기소라고 간판을 바꾸는 건 어떨까”라는 멘션을 남겼다.
서원대 연극영화과 박도현학생회장은 충북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학교는 기업이 아니고 학생은 이윤을 창출해야 하는 상품이 아니다"며 "폐과가 결정된 다른 과 학생들과 함께 끝까지 투쟁해 폐과를 막아내겠다"고 밝혔다.
민형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