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들하십니까’대자보번개가 열렸다.

 

21일 오후 5시 청계광장에서 ‘시대의 안부를 묻습니다. 안녕들하십니까’라는 내용으로 대자보번개 촛불집회가 1만5000여명(주최측추산, 경찰추산2000명)의 시민이 참가한 가운데 열렸다.

 

이번 촛불집회는 국정원시국회의와 민주노총의 공동주최로 진행됐으며, 발언자들이 발언전 미리 작성한 ‘안녕’대자보를 낭독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민주노총신승철부위원장은 기조발언에서 “‘국민을 이기는 정권은 없기 때문’에 철도는 승리할 것”이라며 “‘안녕들하십니까’라는 대자보가, 이 시대의 안부를 묻는 것이 유행이듯 우리의 분노가 세상을 바로잡을 때까지 힘있게 투쟁하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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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신승철부위원장

 

마지막으로 “우리가 서로 사랑하는데 이야기를 하지 못했다. 함께 싸우는 모든 민중들에게 사랑한다고 외치며 싸우자”라고 외쳤다.

 

이어 소복을 입고 무대에 올라선 공공운수노조 전회련(전국회계직연합회) 비정규직노조소속 영어회화 전문강사 안인숙씨는 “해고는 살인이다”라며 고용한지 4년마다 공개경쟁을 통해 학교와 재계약을 해야하는 영어회화강사들의 문제를 토로하며 ‘교육부와 교육감이 학교비정규직을 직접고용하라’는 인권위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이를 무시하고 있는 국가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삼성전자서비스AS기사는 “세계1등기업이자 매출30조원을 기록하는 삼성이 중고부품을 새제품으로 둔갑하는 것도 모자라 AS기사에게 기본급도 안되는 돈을 주며 착취하고 있다”며 “모두를 우롱해 올린 매출이 2조1000억이다. ‘최저임금을 보장하라’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고 외치던 한 동료는 하루아침에 퇴직을 당했다”며 “삼성이 바뀌어야 대한민국도 바뀐다”고 외쳤다.

 

최근 ‘안녕’대자보대열에 ‘안녕들하십니까’라는 노래를 발표해 합류한 MC한새는 무대에서 ‘안녕들하십니까’를 부른 뒤 “그간 스스로를 위한 곡만 썼는데 처음으로 최초로 여러분을 위한 곡을 썼다”며 “‘안녕들하십니까’음원은 무료로 배포 중이니 널리 퍼져 이 외침이 많이 알려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인천공항노조 비정규직노동자 오순옥씨는 “파업 15일째다. 처음에 나는 비정규직이 뭔지 몰랐다. 부당한 대우와 임금이 체불되는 등 그런 일들이 당연한 것인줄 알았다”라며 “처음에 체불된 임금을 받기위해 싸웠고, 그 과정에서 노조를 만들었다. 50이 넘어 노조를 해봤다. 고용안정을 위해 나와서 처음으로 파업을 했다. 처음에는 구호를 외치는 것도 겁이 났지만 이제는 더 크게 외쳐야한다”고 강조하면서 철도노조와 인천공항노조가 더 힘내서 투쟁할 것을 강조했다.

 

집회에 참가한 노동자들의 발언 뿐 아니라 학생들의 발언도 이어졌다.

 

자신을 성공회대에서 사회과학을 공부하는 학생이라고 밝힌 권현수씨는 “나의 가시적 외침안부를 외치며 시작됐다.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는 것은 가슴벅찬 일이지만 그것에만 그치지 않기를 바란다. 이 외침이 더 나아가 실질적인 대안으로 이어져야한다”고 당부했다.

 

강운구 고려대학생은 “옥탑방이 추워 안녕하지못하다”며 “등록금이 1년에 1000만원, 한달 방값이 40만원, 생활비가 30만원이다. 이 추운 겨울 보일러 틀기가 무서워 학생회실에서 잠을 자는 것이 오늘 대학생들의 모습이다. 이게 과연 우리들의 잘못인가”라며 대학생들이 안녕하지못한 이유에 대해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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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추운날 보일러 틀기 무서운게 오늘날 학생이다’ 고려대 강운구학생의 발언


그는 1228개의 대자보를 모으고 있다며 이는 12월 28일 모두 모이는 자리를 만들기 위함이라며 참석을 독려했다.

 

이어 자신을 ‘안녕’운동을 하고 있다고 밝힌 강하영씨는 최근 교육부가 전국 교육청에 학생들의 ‘안녕’대자보와 관련한 생활지도공문을 보낸 것과 관련해 “학생이 학업에 열중애햐하기에 정치참여를 막는다면 직장인은 일을 해야 해서 정치에 참여할 수 없다. 그럼 정치는 정치인만 할 수 있는 것이냐”라고 지적하면서 “인권이 교문앞에서 멈춰서 안녕하지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자신을 ‘대학생도 아니고 재수생도 아닌 그냥 알바생’이라고 밝힌 한 청년은 “누가 만들었는지도 모르는 임금과 생계비와 싸워야한다. 어릴 때 엄마가 아침일찍 나가서 저녁늦게 들어와도 생활이 나아지는게 없는 걸 봤는데, 이제는 내가 그렇게 일하고 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어 “나는 단지 지금 이 자리에 모이지않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사람들은 그에게 격려와 응원의 박수를 보냈다.

 

밀양에서 올라온 주민은 “밀양에서는 고유한숙어르신의 분향소에 천막도 치지못하고있다”며 “동네 어른이 수면제를 드셨지만 경찰이 119도 부르지않고 현장진입도 막았다. 정의가 반드시 이기는 것만 봤는데 지금 대한민국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고 분개했다.

 

이어 “한전과 정부가 어르신들의 삶을 송두리째 빼앗아 갔다”며 “얼마나 많은 분들이 죽어야 이 일이 해결될지 암담하고 분하다. 모두가 안녕하도록 많이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대학원박사과정에 있다는 한기석씨는 무대에서 “박사과정이라 바쁘지만 공부만 할 수가 없다. TV를 보면 볼수록 화가 난다”라며 “노무현대통령은 정치중립을 벗어나는 말을 했다고 탄핵을 당했다. 박근혜대통령은 대선개입, 수사방해를 했다. 그럼 어떤 벌을 줘야하나”라고 말했다.

 

이어 새누리당과 나치당을 비교하며 “새누리당은 나치당을 따라하길 좋아하는 것 같다. 그러나 나치가 최후에 어떻게 됐는가”라며 “계속 이런 식으로 한다면 나치와 같은 최후를 맞을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또 최근 청와대가 긴장하고 있다며 “박근혜정권은 긴장해라. 우리는 이제부터 시작이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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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정권은 긴장해라, 우리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이들 뿐 아니라 공중파기자와 동성애자인권연대, 학교비정규직노동자 등이 무대위에 올라와 자신들의 ‘안녕’대자보를 낭독했고 ‘안녕하지못한’사회에 대해 일갈했다.

 

시국회의대표로 마지막 발언을 하게 된 한국청년연대 윤희숙대표는 “오늘 저녁 시민들이 민주노총에서 철도를 지켜달라”고 당부하고 “내일은 의료를 모레는 밀양과 쌍용차를 탄압받는 진보정당을 지켜달라”고 말했다.

 

이어 “종북공세를 물리치고 인권과 민주주의를 국민의 힘으로 되찾아 청와대를 안녕치못하게 하고 국민들이 안녕하게 살자”고 외쳤다.

 

날은 추웠지만 촛불을 들고 모두의 ‘안녕’을 그리며 모인 사람들은 철도를 지키기 위해 서대문구에 위치한 민주노총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한편 다음 범국민촛불대회는 28일 서울광장에서 열릴 예정이다. 시국회의주최들은 많은 시민들의 참여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유하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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