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는 영화 ˂다이빙벨˃을 포함한 프로그램 선정에 대해 부산시로부터 압력을 받았다. 그로 인해 부산시는 표현의 자유를 침해했다는 거센 항의를 받고 있지만, 현재 부산국제영화제가 처한 위기는 해결되지 않았다. 이런 상황속에 17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는 언론탄압을 다룬 다큐멘터리 <7년, 그들이 없는 언론>이 개봉됐다. EBS에서 <지식채널E>를 제작했던 김진혁PD의 첫 장편영화 <7년, 그들이 없는 언론>은 이명박정권 아래 해직된 언론인들의 투쟁을 담고 있다.
<이명박정부가 들어선 2008년부터 지금까지 언론인 22명이 해고됐다. 그 사이 언론인들은 기레기라는 별명을 얻게 됐다.>는 문구와 함께 오프닝크레딧이 올랐다. 해직기자들의 일상을 비추며 시작한 영화는 나아가 기능을 멈춘 언론을 직시한다. 김진혁감독은 <제목이 <그들>이 아닌 <그들이 없는 언론>인 이유는 해직 언론인들의 삶을 통해 결국 언론의 현실을 담아내고자 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조직에서 퇴출당한 후 그들은 소속을 잃고 개인이 되었지만, 그들이 이어간 투쟁은 절대 개인적이지 않았다. 많은 기자들이 그들에게 힘을 실어준 것은 언론자유를 지키려는 의지이기도 했다. 영화 <7년, 그들이 없는 언론>은 어떤 기사에서도 읽을 수 없었던, 해직된 언론인들이 가진 고뇌와 깊은 상처까지 다루고 있다. 그렇게 영화는 개인에서 사회로, 그리고 미래로 나아간다. 영화의 기록은 현재 진행형이며, 영화가 꺼져도 이야기는 끝나지 않는다.
영화가 끝나고 진행된 감독과의 대화에서 김진혁감독은 <언론이 변화하려면 언론사 내부의 노력이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언론에 대한 시민들의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출입처에서 주는 정보에 의존해 기사를 쓰는 시스템 때문에, 기자들이 언론통제를 해결할 수 있는 뾰족한 수가 없다. 그래서 세월호참사가 일어났을 때에도 <전원구조>같은 오보가 쏟아졌던 것이다. 문제의식을 가진 시민이 언론에 관심을 기울이고, 그 불만을 행동으로 실천해야만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이 영화는 그런 호소이다.>라고 작품제작의도를 설명했다.
언론에 대해서 지금보다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해직 기자들에게 복직이란 직위를 되찾는 것만이 아니라, 예전 자리에서 제대로 된 보도를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라는 김진혁감독의 말은 우리에게 과제를 남긴다. 결국 해직언론인들이 복직하는 것은 방송사의 아량이 아닌 사회가 변해야만 가능하고 이는 시민들의 의지, 행동과도 무관하지 않다. 7년이라는 시간은 해직언론인에게도, 그들의 동료들에게도, 제대로 된 언론을 바라는 시민들에게도 쉽지 않은 고통의 시간이었다. 모든 해직언론인들이 복직되어 영화 <7년, 그들이 없는 언론>이 과거완료형 기록으로 남을 수 있기를 바란다.
전주국제영화제 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