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를 포함한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5곳의 적자가 23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이들 적자를 메우는 과정에서 학부등록금이 사용됐으나 교과부(교육과학기술부)에서는 이를 방관한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예상된다.
진보당(통합진보당) 김재연의원이 발표한 ‘2009~2011학년도 로스쿨재정현황’과 ‘로스쿨유치제안서’의 내용을 보면 현재 운영중인 로스쿨 5곳이 총 226억4721만원의 적자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낫다. 로스쿨의 적자규모가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국 25개의 로스쿨 가운데 3년간누적적자가 가장 큰 대학은 건국대로스쿨로 적자가 112억3489만원이었으며 이어 충북대가 54억7781만원, 이화여대 25억9142만원, 서울대 25억7728만원, 경북대 7억6581만원순이었다. 고려대, 서강대, 아주대, 연세대, 중앙대, 한양대, 한국외대 등 10곳은 자료공개를 거부했으며 나머지 10곳은 겨우 적자를 면한 것으로 알려졌다.
적자가 큰 이유는 유명인사를 초빙하기 위한 교수인건비, 우수학생유치를 위한 전액장학금, 로스쿨기숙사와 로스쿨도서관, 모의법정 등 로스쿨전용시설에 대한 관리비 등 지출이 예상보다 커졌으나 당초 대학들이 마련하기로 한 재원을 조달하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로스쿨유지당시 각 대학들은 학교법인의 로스쿨투자와 발전기금유치, 대형연구프로젝트수주 등으로 재원을 조달한다는 계획 ‘로스쿨유지제안서’를 교과부에 제출했지만 이를 실행해 재원조달에 기여하는 로스쿨은 없는 것으로 이번 조사를 통해 드러났다.
또 일부 로스쿨의 경우 적자를 메꾸기위해 학부등록금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나 로스쿨의 적자가 로스쿨의 부실교육을 부추길 뿐만 아니라 학부등록금인상의 원인됐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실시된 로스쿨인증평가에서는 강원대, 고려대. 동아대. 성균관대. 전남대, 충북대. 한양대등 7곳이 인증유예 평가를 받았으나 교원연구실적미비, 교원강의시간초과, 등록금의존률초과, 투자교육비미달등이 이유였으며 과다한 적자가 이유인 곳은 단 1곳도 없었다.
현 상황에 이르러서도 교과부는 대학이 제안서대로 운영하지 않아도 이를 제재할 방법이 없다는 이유로 로스쿨의 적자상황을 방관하고 있다. 한 교과부관계자는 “정부가 대학에게 로스쿨을 설치하라고 강요한 적 없다”면서 “운영난에 시달리는 대학은 로스쿨을 포기하면 해결될 문제”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민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