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대(총장 김영호)가 학교구조조정을 통해 국어국문학과, 독어독문학과, 불어불문학과를 비롯, 사회학과 등을 사실상 폐지하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30일 배재대는 최근 논의를 갖고 국문과(국어국문학과)와 한국어과(외국어로서의 한국어과)를 통합, 한국어문학과로 변경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독어독문학과와 불어불문학과는 폐지하고 항공승무원학과(가칭)를 신설하기로 했으며, 컴퓨터공학과 등 관련학과는 사이버보안학과(가칭)로 개편예정이다.
이밖에도 사회학과와 공공행정학과를 합쳐 정책학과를 신설하기로 하는 등 대규모 학과구조조정을 예고했다.
이에 대해 대학관계자는 “취업률과 충원률, 신입생 지원율, 학과재정지수 등 지표를 중심으로 통·폐합학과를 결정했다”며 “학교조정위원회와 다음주중 교무위원회 등을 거쳐 5월중순경까지 구조조정안을 확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문과재학생들은 “사실상 국문학과의 정체성이 사라지는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또 “국문학의 스승인 주시경선생과 민족시인 김소월을 배출한 학교에서 전통 국문과를 없애는 것은 학풍을 망가트리는 일”이라며 비판했다.
학교의 일방적인 결정에 납득할 수 없는 것은 졸업생들 역시 마찬가지다.
졸업생들은 “외국인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한국어과와 인문학의 기초인 국문과는 통합대상이 아니다”며 “다른 대학에서는 인문학을 다시 세우자고 하는 마당에 앞장서 돈이 안된다는 이유로 폐지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학교 측이 밀실논의를 통해 학과구조조정안을 학생들에게 알리지도 않고 논의한 것도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대학관계자는 “대학진학학생수가 매년 줄고 있고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고 해명하며 “총학생회측에는 이미 구조조정 방향을 설명했다”고 대답을 회피했다.
또 “이후에도 경쟁력없는 학과에 대한 학과 통폐합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배재대는 학제조정위원회와 교무위원회, 교수평의회를 잇달아 진행하고 오는 중순경까지 구조조정계획을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유하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