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계각층에서 정보원(국가정보원) 대선개입규탄 시국선언이 연일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소위 ‘비운동권’ 총학생회들도 시국선언행렬에 합류하고 있다.

 

연세대총학생회는 11일 신촌캠퍼스내 이한열동산에서 열린 시국선언기자회견을 열고 “국정원대선개입 및 경찰의 은폐·축소수사의혹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을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고은천 연세대총학생회장은 “지난 18대 대선때부터 불거졌던 국정원의 선거개입 및 경찰의 은폐·축소 수사의혹은 민주주의 국가의 체제자체를 위협하는 중차대한 사안”이라며 “선거에 있어서 누구보다도 중립을 지켜야할 의무가 있는 국가기관이 그 수장의 지시에 의해 조직적으로 여론조작을 시도한 것은 많은 이들의 희생 위에 이룩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이한열선배님의 정신을 다시금 생각하며, 민주주의 훼손에 대한 위협과 우려 속에서 아무 목소리도 내지 않은 채 앉아만 있을 수는 없었다”고 밝히며 사건의 진실규명과 관련자처벌, 국정원개혁 등을 외쳤다.

 

한편 연세대총학생회는 지난달 SNS를 통해 시국선언 계획을 밝혔지만 의견수렴과정이 길어지면서 시국선언이 늦어지게 됐다.

 

지난달 28일부터 지난 2일까지 온라인 설문조사를 통해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한 결과, 유효의견을 낸 785명중 609명(78%)의 학생들이 시국선언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모았다.

 

이 과정에서 일부 학생들이 설문조사가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고 전체 학생중 극히 일부의 의견이 반영됐다는 반발에 부딪혀 8~10일 추가의견수렴 거쳤다.

 

건국대총학생회는 9일 ‘공정하고 성역없는 국정조사를 위한’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하는 국정원이 선거에 조직적으로 개입했다’며 ‘국가안보수호와 국익증진의 사명을 부여받은 국가최고의 정보기관인 국정원이 민주주의를 명백히 훼손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정치권은 국정조사의 원만한 타협점을 찾아 국정원사태의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고, 성역없는 수사를 통해 민주주의를 바로 세워야 한다’고 외쳤다.

 

건국대총학생회는 시국선언과 관련해서는 추후 국회의 국정조사 결과를 지켜본 뒤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음은 연세대 시국선언 전문이다.

 

국정원 대선개입 및 경찰의 은폐축소 수사 의혹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을 요구한다

 

선배님들께서 희생으로 쌓아올린 우리의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하여

 

지난 6월 14일, 검찰이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을 공직선거법 위반과 국가정보원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한 이후로 대한민국 국민들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훼손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표명하였다. 

 

학생, 교수, 시민단체 등 각계각층의 국민들은 현시국을 개탄하며 시국선언을 이어나갔고, 지금도 그들은 끊임없이 각자의 위치에서 통탄의 눈빛으로 이 사태를 응시하고 있다.

지난 18대 대선 때부터 불거졌던 국정원의 선거개입 및 경찰의 은폐축소 수사 의혹은 민주주의 국가의 체제자체를 위협하는 중차대한 사안이다. 그것이 대선에 미친 영향의 여부와는 관계없이 선거에 있어서 누구보다도 이들의 희생 위에 이룩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일임은 의심할 바 없다. 아직 사법부의 판단이 이루어지지는 않았으나, 그러한 정황들이 분명히 존재하는 만큼 이 사태는 무엇보다도 명명백백하게 밝혀져야 한다.

하지만 현재 국회 및 여야 정당들은 기나긴 논쟁 끝에 국정조사를 실시하기로 결정했음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지지부진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정당간의 꼬투리 잡기식 싸움으로 번져가고 있는 상황 속에서 국정원 대선개입 사태의 본질적인 문제는 계속해서 흐려지고 있다. 

정당의 당리당략을 위한 정쟁이 극도로 심화되면서 국민들은 정치에 피로와 실망감을 느끼고, 이 사태에 대해 점점 관심을 잃어가고 있는 현 상황에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

 

연세대학교 제50대 총학생회는 민주주의 훼손에 대한 위협과 우려 속에서 아무 목소리도 내지 않은 채 앉아만 있을 수는 없었다. 

 

선배님들께서 피땀 흘려 이루어내신 지금의 이 자유와 평등의 가치를 우리가 소중히 여기고, 그것을 지키고자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그래서 우리는 한 명, 한 명의 대학생으로서 보편적이면서도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민주주의의 가치를 수호하기 위해 본인의 위치에서 소리 높여 이야기하고자 한다.

 

'진정 나쁜 나라에서 난, 진정 좋은 이로 남을 수 없네. 진정 나쁜 이로 남기 싫어 진정 좋은 나라를 만들겠네'라고 이야기하며 대한민국이 올바르게 서길 간절히 원했던 이한열 선배님의 정신을 다시금 생각하며, 연세대학교 제50대 총학생회 오늘 이한열 동산 앞에서 정부 및 국회에 아래의 사항을 촉구할 것을 엄숙히 요구한다. 

 

하나. 국회 및 여야는 소모적인 정쟁을 멈추고 국정원 사태의 진실을 규명하라

하나. 사법부는 특정 여론에 휘둘리지 않은 공정하고 현명한 판단을 통해 관련자를 처벌하라

하나. 정부와 국회는 적극적으로 나서서 재발방지책을 마련하고 국정원을 제도적으로 개혁하라

 

국정원 사태는 결코 가볍게 여겨지지 않아야 한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결코 묻혀지지 않아야 한다. 정부와 국회의 책임 있고 진정성 있는 진상 규명을 촉구하며 연세대학교 제50대 총학생회는 우리네 선배님들께서 희생으로 쌓아올리신 민주주의를 굳건히 지키고자 이번 사태를 끝까지 예의주시할 것임을 밝히는 바이다.

 

2013년 7월 11일 


유하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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