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서울대학교 기숙사 청소노동자 A씨가 휴게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전국민주일반노동조합연맹은 <서울대학교 청소노동자가 캠퍼스에서 근무하다 지난달26일 밤11시쯤 사망했다>고 밝히며 A씨는 중간관리자의 <직장 내 갑질>과 과도한 업무강도로 고통을 호소해왔다고 주장했다.
A씨는 그간 엘리베이터도 없는 기숙사에서 모든 층의 대형쓰레기봉투와 음식물쓰레기, 재활용쓰레기를 계단을 오르내리며 직접 날라야 했다.
또 코로나19확산으로 비대면수업이 늘면서 기숙사에 머무는 학생들의 시간이 늘어나고 이에 따른 음식배달 등도 늘어 노동강도가 더 세졌지만, 학교는 인력을 확충하지 않고 기존에 근무하던 노동자들의 노동강도를 늘렸다.
특히 A씨는 사망하기 직전 한달여간 학교 측과 관리자의 <갑질>에 시달렸다.
학교 측은 청소노동자들에게 기숙사 청소업무 외에 제초작업을 추가로 시켰다. 노동자들이 작업에 어려움을 호소하자 임금을 삭감하고 노동시간을 조정하겠다고 협박했다. 그외에도 노동자들의 점심시간을 보고하게 하고 <청소 검사>라는걸 만들어 사사건건 트집을 잡았다.
관리자는 근무기강을 잡는다는 이유로 매주 <청소노동자 회의>를 신설하고 남성에게는 정장 입기, 여성에게는 <단정한 복장>을 강요했다. 그러면서 이런 복장을 갖춰입지 않거나 볼펜과 메모지를 챙겨오지 않는 경우 근무태도에서 감점하겠다며 인사권을 남용했다.
심지어 청소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필기시험을 치르게 한 뒤 채점 결과를 공개하며 망신을 줬다. 시험은 <관악학생생활관>을 영어, 또는 한문으로 쓰게 하는 것, 기숙사 개관연도를 쓰게 하는 것, 각 건물별 준공연도 등을 묻는 황당한 문제들로 구성됐다.
민주일반연맹은 7일 낮12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대 내에서 2년이 채 되지도 않아 또 다른 청소노동자가 일터에서 죽음을 맞이했다>면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산재사망의 진짜 원인은 서울대의 겉보기식 조사와 대책, 관리자들의 직장내 갑질, 그리고 증가하는 노동강도에 대한 무책임이 원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조는 오세정서울대총장에게 항의서한을 전달하며 <진상규명을 위한 산재공동조사단 구성>, <직장내 갑질 자행한 관리자 즉각 파면>, <강압적인 군대식 인사관리방식 개선>, <노동환경 개선 위한 협의체 구성> 등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