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밖이다. 박근혜가 대략 100만표정도 이겼다. 이는 75%정도 투표율이면 문재인이 대략 100~200만표정도 이긴다는 예상과 합치면 200~300만표차다. 적지않다. 투표율중심으로 보면 안된다는 걸 뼈저리게 확인시켜준 결과다. 앞으로 모든 선거분석에서 투표율변수에 대한 재고가 있을 수밖에 없게 됐다. 투표율이 높으면 개혁후보에게 유리하다는 ‘공식’은 상대적으로 노년층이 보수적이고 투표율이 높은 반면 청년층이 개혁적이고 투표율이 낮다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그래서 청년층의 투표율을 높이려는 내적인 목표를 담고 외적으로 전반적인 투표독려운동을 벌였는데, 실제는 전혀 다른 결과가 나왔다. 

이번에 투표율은 20대 65.2%, 30대 72.5%인데 비해 50대 89.9% 60대 78.8%다. 45세를 기점으로 투표성향이 달라지는데, 특히 50대의 투표율이 급상승한 거다. ‘5060’세대가 결집해 ‘2030’세대를 압도했다는 분석이다. 이제부터는 베이비붐세대가 고령화되고 보수화된 데 비해 저출산경향에 청년들의 투표율마저 낮으니, 이번 대선결과도 문제지만 앞으로의 모든 선거가 비관적으로 보이는 구조적인 이유중 하나가 됐다. 세대별과 함께 성별도 살펴보면, 남성득표율은 비슷했는데, 여성득표율에서 박근혜가 3.2%정도 앞섰다. ‘여성대통령’ 슬로건이 일부 먹혔다는 소리다. 

지역득표율도 문제다. 문재인은 광주·전남·전북과 서울 외에는 전지역에서 졌다. 특히 충청에서 충북 56.2 대 43.3, 충남 56.7 대 42.8, 대전 50.0 대 49.7, 세종 51.9 대 47.6으로 전패했다. 김대중의 ‘DJP연합’이나 노무현의 ‘행정수도이전’과 같이 ‘충청견인’전략이 문재인에게 없었던 반면, 박근혜에게는 충북옥천의 육영수고향과 세종시수정안반대와 선진당흡수 등 꾸준히 충청에 공을 들인 결과로 보인다. 경기에서 50.4 대 49.2와 인천에서 51.6 대 48.0으로 서울외 수도권에서 밀린 것도 크다. 서울에서도 48.2 대 51.4로 조금밖에 이기지 못했다. 강원 61.97 대 37.53과 제주에서 50.46 대 48.95로 진 거도 간과할 수 없다. 영남을 가른다 해도 호남과 서울만으로는 안된다. 적어도 충청과 다른 수도권에서는 이겼어야 했다. 

이명박정권하에서 영남외에 다른 지역이 모두 소외당하며 상당한 손해를 봤다. 여기에는 이명박의 가족·주변인들의 부패부정이 한몫을 단단히 하고 있다. 허나 이명박정권의 악정·실정을 철저히 폭로심판하지 못했다. 또 이명박과 하나인 박근혜의 공동책임도 만천하에 드러내보이지 못했다. 한마디로 고령층이나 영남외지방·수도권 유권자들에게 그들이 겪은 지난 5년간의 고통의 원인이 이명박정권에 있고 앞으로 박근혜정권하에서 더욱 심화될 거라는 사실을 충분히 알리지 못했다. ‘이명박심판론’이 아니라 ‘노무현심판론’이 되고 ‘이명박계승자’보다 ‘박정희계승자’가 부각됐다. 수구언론들의 압도적 우위와 박근혜측의 교란전술·네거티브를 감안해도, 분명히 반성해야 할 큰 실책이 있는 거다. 

조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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