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경기 안산시 합동분향소에서 ˂세월호˃유가족들의 합동분향식이 있었다. 합동분향은 오전10시로 예정돼 있었지만 유족은 이보다 앞서 한손에는 국화꽃은, 또다른 손에는 명절음식을 들고 속속 분향소를 찾았다.
영정앞제단에는 평소 아이들이 좋아하던 피자와 치킨, 백설기와 곶감 등이 올려졌다.
헌화가 시작되자 유족들은 설이면 아이들에게 먹였던 불고기와 잡채 등 갖가지 음식을 차리며 명절인사를 건넸다.
그러나 아이들없이 맞는 설이 여전히 익숙지 않은듯 유가족들은 참았던 눈물을 쏟았다.
아이의 이름을 부르던 한 유가족은 연방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쳤고 영정을 어루만지던 또다른 유족은 끝내 오열해 주위를 숙연케했다.
고 손찬우학생 어머니 김정희씨는 <아이가 명절때면 먹던 고기반찬을 만들어왔다. 아이가 맛있게 먹기를 바란다>며 <찬우 또래아이들을 보면 눈물이 난다. 사고가 없었다면 우리 아이도 올해 대학에 갔을텐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설에 생일을 맞은 고 김수진학생의 영정앞에는 생일케이크가 함께 놓였다. 유가족들은 케이크에 초를 꽂고 갓 대학생나이가 된 아이의 생일을 축하했다.
김종기씨는 <생일을 맞은 아이를 위해 케이크를 준비하고 좋아하던 초콜릿과 치즈를 가지고 왔다>며 <설에 생일가지 겹쳐 마음이 더 아프다>고 말했다.
이들은 분향을 마친뒤 오전11시30분께 안산단원고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도교육청과 단원고는 부족한 교실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어떤 고민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416가족협의회는 성명에서 <현재 비교실공간을 재배치하면 모자란 교실을 충분히 만들수있다. 그런데도 단원고는 부족한 8개교실을 준비도 하지 않은채 대대적인 공사를 강행하고 있다>며 <아이들이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고 책임지는 어른으로 자랄 수 있도록 단원고에서 새로운 교육을 시작해야한다. 도교육청은 희생자와 재학생, 안산시민이 합의를 이룰수있도록 주도적역할을 해야하고 단원고는 그때까지 416교실의 보존을 약속해야한다>고 말했다.
한편 유가족들은 개별적으로 단원고 기억교실 및 희생자가 안치된 안산 하늘공원, 평택 서호추모공원, 화성 효원납골공원등을 방문한뒤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으로 이동한다.
광화문광장에서는 오후4시16분부터 세월호가족과 시민들이 합동차례를 지내고 떡국을 나누는 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유경근 416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유가족은 개별적으로 추모의 시간을 가진뒤 합동분향소에 모여 서울로 이동한다>며 <설연휴내내 시민과 함께 행사를 열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