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항쟁의 도화선이 된 고(故)이한열열사의 27주기추모제가 9일 연세대 백양로 삼거리에서 열렸다.
이한열열사는 연세대 경영학과 재학중이던 1987년 6월9일 ˂6.10대회출정을 위한 연세인결의대회˃시위에 참가했다가 경찰이 쏜 최루탄에 맞고 쓰러진 뒤 한달동안 사경을 헤매다가 사망했다.
당시 그가 최루탄에 맞고 다른 학생에게 부축당한 채 피를 흘리는 사진은 6월항쟁의 기폭제가 됐다.
이날 추모제는 <우리가 함께 내딛는 한걸음, 우리가 새롭게 열 세상>을 주제로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많은 학생들과 고인의 어머니인 배은심씨, 김학민 이한열기념사업회이사장, 우상호 새정치민주연합의원 등 70여명이 함께 했다.
이들은 고인의 뜻을 기리며 헌화와 묵념을 했다.
이한열열사의 어머니인 배은심씨는 <매년 추모제때마다 1987년 그날로 돌아가서 한열이의 죽음을 다시 맞이하는 기분으로 참석한다>며 <내 아들도 스물둘에 눈을 감았는데, 올해는 특히 세월호 참사로 마음이 더 아팠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사고를 계기로 목숨이 얼마나 귀중한 것인지를 정부가 깨달아야하고, 국민이 깨어있어야 변화가 찾아온다>고 강조했다.
연세대 이한솔총학생회장은 추모사에서 <이한열선배의 정신을 이어받아 고장이 난 사회를 바로잡는 공동체를 만들고, 민주주의를 이룩하기위한 삶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날 학생들은 연세대대우관에서 열사가 피격당한 정문까지 영정그림을 들고 행진을 했다.
이어 연세대총학생회는 오후6시 교내 한열동산에서 재학생과 동문들이 참석한 가운데 <추모의 밤>행사도 개최했다.
한편 이한열기념사업회는 이날 오후 마포구 노고산동 이한열기념관에서 6월항쟁당시의 기록을 전시하고 유품보존전문시설을 갖춘 박물관 개관식을 열었다.
박물관에는 1987년 6월 9일 이한열열사가 전투경찰이 쏜 최루탄에 피격될 당시 입었던 연세대티셔츠와 청바지, 신었던 운동화 등이 전시됐다.
해당 유품들은 영구보존을 위해 3단계특수처리과정을 거쳤으며, 완전밀폐가 가능한 전시실에 전시됐다.
기념사업회는 매년 6월 9일부터 한달동안만 유품원본을 고액하고, 나머지 기간에는 부식위험을 줄이기 위해 복제본을 전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박물관에는 이한열열사 티셔츠원본공개와 더불어 다음달 9일까지 <열사에서 친구로>라는 주제로 강영민·낸시랭·차지량 등이 참여하는 개관전시도 열릴 예정이다.
유하나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