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평의원회는 26일 오후 230분 서울대 대학본부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날 오전 이뤄진 본회의 결과와 이사회의 '일방적인 의사결정 구조'에 대해 '총사퇴' 카드까지 꺼내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도 최근 결정된 총장추천위원회(총추위) 구성시 '이사회 추천 5'안은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이다.

 

평의원회는 지난 13일 평의원회 존재감 축소등에 대한 책임을 지고 의장에서 물러난 박종근 교수(전기·컴퓨터공학부, 61)를 대신해 부의장을 맡고 있던 정근식 교수(사회학과, 56)를 새롭게 선출됐다. 부의장은 황인규 교수(농생명공학부, 57)가 맡기로 했다이날 이뤄진 의장·부의장 선출은 총 49명인 평의원회의원 중 35명이 참석한 가운데 무기명 투표를 통해 치러졌다.

 

새롭게 뽑힌 의장단은 기자회견에서 "법인화 이후 흔들리고 있는 평의원회의 위상을 재정립해 교직원의 의사를 대변하는 기구로 거듭날 것"이라며 "앞으로 또 (이사회의 일방적 의사결정이)이뤄진다면 총사퇴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기존에 평의원회가 서울대총장후보 선출권한을 가진 총추위 구성(30)에 있어서 이사회가 추천권과 선출권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며 이사회 추천인사를 최대 3인까지만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던 것과는 다르게 이사회측에서 23일 추천인사 5명을 포함하는 안을 최종의결한데에 대한 불만의 표시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정근식의장은 "'이사회 추천 5'안을 일단은 받아들이지만 앞으로 법인화 기본정신에 충실하게 자율권이 신장되느냐가 판단할 문제"라며 "총추위구성과 운영과정뿐만 아니라 대학규정이나 학과통·폐합 등 모든 결정에 있어 교직원의사에 반하는 결정이 나오면 '불행한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수의대 우희종교수는 "'국회'격인 평의원회가 결정한 사안들에 대해 의견이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면 평의원회에서 다시 심의하도록 하는게 맞는데 지금은 이사회가 임의로 결정을 내릴수 있는 '일방적 프로세스'"라며 "법인화 이후 오히려 대학의 자율성이 축소됐다"고 비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박종근 교수에 의장직 사퇴를 두고 차기 총장선거를 염두해 물러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박교수는 법대 성낙인 전학장, 공대 강태진 전학장, 경영대 조동성 전 학장 등과 차기 총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이와 같은 평의원회의 존재감 축소와 이사회의 일방적 행정추진에 따른 교수들의 불만으로 이들이 집단사퇴 했을 경우, 총추위 구성 자체가 불가능해져 총장선출 과정에 보이콧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성우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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