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KDI)의 2000년대부터 현재까지 노동시장·입시·대학 교육에 대한 조사자료와 추이를 재분석한 ‘노동시장신호와 선별에 기반한 입시체제의 분석과 평가(2013.5 김영철·김희삼)연구)’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사회에서 학벌에 따라 받는 차별이 성별이나 연령, 출신지보다 더 큰것으로 나타났다.
학벌은 취업·임금·승진과 사회생활·일자리 만족도에 직접 영향을 미쳤으며 상위권 중·고교생이 더 많이 사교육을 받고 더 많이 재수를 선택하는 이유로도 꼽혔다.
한국교육개발원의 교육여론조사에서는 성공·출세요인으로 ‘학벌과 연줄’을 꼽은 학부모의 비율이 2006년 33.8%에서 2008년 39.5%, 2010년 48.1%로 급증했고 2004년 차별경험이 있는지 물어본 한국노동패널의 7차조사에서도 학벌은 취업차별경험자의 43.8%로 1위였다. 임금차별(47.5%), 승진차별(49.1%), 사회생활차별(47.2%)의 경험자들도 가장 많은 이유로 학벌을 꼽았다.
전반적인 생활만족도와 일자리만족도에서 조차 학벌과의 연관성이 확인됐다. 중졸이하에서 상위권 대학까지 7단계로 학벌을 나눠 조사한 만족도조사에서 상위권 대학의 일자리만족도(47.9%)는 중졸 이하(10.5%)의 4배가 넘었고, 전반적인 생활만족도도 2배 이상이었다.
또 보고서는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일수록 사교육에 많은 비용을 들이고 있다고 분석하며 초·중·고 성적상위 20% 학생은 하위 20% 학생보다 사교육에 24만2000원을 더 쓰고, 매주 2.6시간의 과외수업을 더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대학 1학년생의 자습시간은 고교 1학년생의 52.5%에 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대학의 입시경쟁만 과열되고 정작 입학후의 대학교육은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사교육정책대안연구소 안상진부소장은 “연간 20조원에 달하는 초·중·고교생의 사교육비가 소모적으로 과열되고, 반대로 대학진학이후 학습동기가 저하되는 것은 모두 학벌사회와 연계돼 있다”며 “2차적 선발과정에서는 ‘상위권 대학간판’이 중요한 잣대가 됨으로써 기업은 선발에 드는 비용을 줄이고, 상위권 대학 역시 이 기득권을 그대로 누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성우종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