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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대교수들은 '국가정보원의 18대 대통령선거 개입은 지난 수십년동안 우리 국민이 쟁취한 민주주의를 심각하게 훼손시키는 일'이라고 29일 시국선언을 통해 규탄했다.

시국선언에 참여한 103명의 교수들은 '국정원의 정치개입은 대선뿐만 아니라 주요한 정치현안이 생길 때마다 인터넷상에서 여론을 조작하고 집권당에 유리한 국면을 만들어 왔다'고 지적했다.

또 '전국민적 분노와 항의가 확산되자 국정원은 자기반성과 개혁의 자세를 보이기는커녕 국민들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고자 '남북정상회담회의록의 공개'라고 하는 또다른 불법적 행태를 저질렀다'고 밝혔다.

교수들은 박근혜대통령의 사과, 국정원국정조사, 국정원이 국내정치에 개입할 수 없도록 개혁조치, 남재준국정원장 해임 등을 요구했다.

다음은 전문이다.

[강원대학교 교수 시국성명]


국정원의 선거개입에 대한 시국선언문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의 2012년 제18대 대통령 선거 개입은 지난 수십 년 동안 우리 국민이 쟁취한 민주주의를 심각하게 훼손시키는 일이다. 검찰이 공개한 ‘범죄일람표’에 의하면, 국정원은 대통령선거 시기에 14개 인터넷 사이트에 무려 5천여 건의 글을 올리고 5천여 건이 넘는 의견표현(글에 대한 지지 여부 찬성/반대)을 하는 등 조직적으로 국민 여론의 조작을 시도하였다. 


국정원의 정치개입은 비단 지난 대통령 선거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주요한 정치현안이 생길 때마다 인터넷 상에서 여론을 조작하고 집권당에 유리한 국면을 만들어 왔다. 박원순 제압 문건, 반값 등록금 관련 문건 등에서 드러난 것처럼 중요한 정치현안이 발생할 때마다 국정원은 인터넷 상에서 여론을 조작하여 국민들의 정당한 정치적 의견형성을 왜곡, 탄압해가며 이명박 정부와 집권당에게 유리한 국면을 만들어온 것이다. 국정원은 또한 원세훈 전 원장의 지시로 심리정보국을 만들어 대북 적대선전과 반공이데올로기를 확산시켰다.


한편, 최근 들어 이와 같이 민주주의를 훼손, 파괴하는 국정원의 불법적 행태와 정치공작에 대하여 전 국민적 분노와 항의가 시국성명이나 촛불집회 등의 형태로 표출, 확산되자 국정원은 자기반성과 개혁의 자세를 보이기는커녕 국민들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고자 ‘남북정상회담회의록의 공개’라고 하는 또 다른 불법적 행태를 저질렀다.


한국에서 국정원의 역할은 억압적 국가기구와 가진 자들의 이익을 지키는 것이었다. 역대 중앙정보부, 안전기획부, 국정원으로 이어지는 정보기관은 반공이데올로기를 이용하여, 국가보안법의 칼날을 휘둘러가며, 민주시민들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억압하고 민주적 정통성과 정당성이 취약한 집권세력의 권력을 보위하는데 앞장섰다. 


이러한 국정원의 반민주주의적 행태에 대해 박근혜정부는 오히려 이를 비호하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 국정원의 불법적 정치개입에 침묵하며 사태를 축소은폐 내지 봉합하려 하는 것 같다. 게다가 연일 일어나고 있는 국민들의 대규모 항의에 담긴 민의를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모습은 보이지 않고 어이없게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의 불법적 공개를 주도한 남재준 원장에게 자체 개혁을 주문함으로써 오히려 민의를 무시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어 심히 우려된다.  


국정원의 선거 개입, 정치 개입, 나아가 사회 전 영역에 대한 불법개입과 정치공작은 한국 민주주의의 심각한 파괴행위이다. 우리는 지난 수십 년 동안 군부독재의 폭압에서 벗어나기 위해 피로써 쟁취한 민주주의를 다시 빼앗길 수는 없다. 국정원의 대선 개입 사태는 몇몇 관료를 처벌하고 몇몇 정치인에게 정치적 책임을 묻는 것으로 끝나서는 안된다. 우리는 전 국민과 함께 우리 사회가 이룬 민주주의를 굳게 지킬 것을 엄숙히 선언하면서 다음과 같이 요구하는 바이다. 


1.박근혜 대통령은 국정의 최고 책임자로서 국정원의 민주주의 파괴 행위에 대해 전 국민에게 진심으로 사과해야 한다.

1.국정원의 이미 드러난 불법행위뿐만 아니라 전체 정치개입 진상을 규명하는 국정조사가 이루어져야 한다. 새누리당은 국정조사 실시에 두말없이 협력해야 한다.

1.국정원이 절대로 국내정치에 개입할 수 없도록 발본적인 국정원 개혁조치가 단행되어야 한다.

1.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을 마음대로 공개한 남재준 국정원장은 해임되어야 한다.


2013년 7월 29일 강원대학교 교수일동


강순이(수학), 강신유(기계공학), 강훈(건축학), 권기현(정보통신공학), 고유라(의학), 길양숙(교육학), 김갑열(부동산학), 김기석(정치외교학), 김남용(정보통신공학), 김대중(의학),  김대건(행정학), 김민정(문화인류학), 김세건(문화인류학), 김성희(공공행정학), 김승호(환경공학), 김순태(컴퓨터공학), 김유동(독어독문학), 김언자(불문학), 김원동(사회학), 김재훈(사회학), 김준기(수학), 김창완(지리교육학), 김춘삼(제어계측공학), 김평현(분자생명과학), 김풍기(국어교육학), 김학성(법학), 김형준(문화인류학), 남상욱(과학교육학), 노성규(스포츠과학), 노효련(작업치료학), 문병효(법학), 문은식(유아교육학), 박경철(법학), 박명호(기계공학), 박병호(생활조형디자인학), 박인철(수의과학), 박웅희(전자공학), 박사명(정치외교학), 박수행(교양학), 박시원(법학), 박정애(스토리텔링학), 박태현(법학), 변혜영(회계학), 배선학(지리교육학), 백영태(무용학), 백학영(사회복지학), 서규덕(건축학), 석명진(재료금속공학), 성원기(전자공학), 송우창(전기공학), 손미아(의학), 손은화(생약자원개발학), 손주일(국어국문학), 신동룡(법학), 신철하(스토리텔링학), 안병하(법학), 오용록(독어독문학), 유재영(지질학), 유승호(영상문화학), 유원근(지역경제학), 유희경(컴퓨터공학), 이규영(정보통신공학), 이기홍(사회학), 이보경(중어중문학), 이병천(경제학), 이선향(정치외교학), 이태원(사회학), 이인혜(심리학), 이종민(경제학), 이지윤(간호학), 이진(제어계측공학), 이재선(산림자원학), 임덕규(전자공학), 임상규(건축공학), 임의영(행정학), 임재열(국제무역학), 임혜숙(생활조형디자인학), 이한수(생명과학), 전형배(법학), 정대교(지질학), 정란(컴퓨터공학), 정구환(나노응용공학), 정승옥(불어불문학), 정연숙(생명과학), 정유진(생명과학), 정충교(컴퓨터학), 조성준(의학), 조희형(과학교육학), 지해명(경제학), 차남현(간호학), 최선심(의생명공학), 최종선(의학), 최기(생활조형디자인학), 최양호(전기전자공학), 최희봉(철학과), 하석진(생물공학), 함태성(법학), 현창백(수의학), 홍관이(스포츠지도학), 홍성구(신문방송학), 홍억기(생물공학), 황환규(컴퓨터학), 한헌(의학) (가나다 순, 이상 103명)


신현준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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