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촌에선 지금 가지고 있는 500만원대 보증금으로는 반지하도 최소가 60만원부터 시작해서 범위를 넓히다보니 경기도까지 밀려났어요.> 광주광역시가 본가인 연세대 3학년 A씨의 말이다.
그는 지난 학기까지 살았던 학교 10분거리 서울신촌자취집을 떠나 새학기부터 경기 일산에서 등·하교를 하는 <원거리자취생>이 됐다. 신촌자취집 월세가 5만원, 관리비는 10만원이 한번에 오른 탓이다. 신촌집주인은 <물가가 올랐으니 조정은 불가하다>고 했다. 통학시간이 하루 2시간정도로 늘었지만, 학교 근처엔 대안이 없다.
14일 부동산정보플랫폼 <다방> 운영사스테이션이 지난 1월 서울주요 10개대학인근 원룸평균월세와 관리비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보증금 1000만원을 기준으로 한 원룸(전용면적 33㎡ 이하)의 평균월세는 57만4000원, 평균관리비는 7만2000원이었다. 한해 전보다 월세는 11.6%, 평균관리비는 19.3% 올랐다.
A씨는 이사하며 집세와 관리비 20만원을 아꼈지만 대신 교통비 부담이 늘었다. 서울광역버스요금은 지난해 8월 800원 오른 3000원이 됐다. 교통비를 아끼려 찾아본 할인카드는 복잡했다. A씨는 <교통카드할인혜택이 여러개 있지만, 중복돼서 이용하기 어렵고 기후동행카드는 서울을 벗어나면 혜택이 사라져 교통비부담이 줄어든 걸 크게 체감하지는 못한다>고 했다.
이화여자대학교 새내기 B씨 또한 학교에서 1시간30분 거리인 경기 하남 친척집에서 처음 서울대학생활을 시작하게 됐다. <안전>을 생각해 여성전용원룸에 입주하고 싶었지만, 새로 구한 알바비 50만원과 용돈 30만원을 고려하면 50만원이 감당가능한 최대월세였다. 여성전용원룸은 월세가 일반원룸보다 15~20만원가량 더 비싸 50만원으론 어림없었다.
<여성전용원룸은 관리비까지도 크게 올리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대학가에선 전세사기 영향으로 늘어난 월세수요, 만연한 젠더폭력이 빚어낸 안전한 주거수요마저 월세가격 상승을 떠받친다는 의미다.
윤석열대통령은 지난 5일 기존주거지를 떠나 다른지역대학을 다니는 저소득층학생을 대상으로 1년 240만원 주거장학금을 신설하겠다고 발표했다. 구체적인 지원대상이나 재원은 정해지지 않았다. 크게 오른 집세를 겪는 자취생들 사이에 별다른 기대는 감지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