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들의 등록금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올해 최초로 시행된 국가장학금제도가 곳곳에서 삐걱거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가장학금은 지난해 뜨거웠던 대학생들의 반값등록금투쟁에 대한 이명박정부의 등록금정책이다. 신청자들을 ‘유형1’과 ‘유형2’의 두가지로 나눠 장학금혜택을 주고 있다.
‘유형1’은 소득3분위이하(연환산소득 3054만원이하) 가운데 직전학기에 12학점이상을 이수했고 평균성적이 80점(B학점)이상인 대학생이 신청할 수 있다. ‘유형2’는 유형1과 같은 성적기준에 소득7분위이하인 대학생만 신청이 가능하다.
문제는 국가장학금의 혜택이 대학생 모두에게 돌아가지 않을 뿐더러 성적이나 소득평가기준에도 허점이 많다는 것이다.
국가장학금의 평균성적기준(B학점)은 학업과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는 경우가 많은 저소득층학생들에게 오히려 불리하게 적용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일과 학업을 병행해야 하기 때문에 생활비걱정 없이 학업에 집중할 수 있는 학생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학점이 낮을 수밖에 없고, 결국 자격미달로 장학금을 받지 못하게 된다는 것이다.
소득평가기준은 부모의 소득과 부동산만 포함되고 부채는 반영되지 않는 모순이 있다. 소득이 높더라도 부채가 많으면 집안형편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부채는 소득평가기준이 아니므로 그런 경우 적은 액수의 국가장학금을 받거나 아예 대상에서 제외된다.
등록금액수가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유형1에 해당되는 학생은 국가로부터 많은 액수를 지원받지만 유형2의 경우에는 대학이 자체기준에 따라 자율적으로 지급하도록 되어있다. 이에 따라 같은 유형에 선정되고도 장학금의 액수가 달라지는 경우가 발생한다.
실제로 유형2에 선정된 한 학생은 45만원의 장학금을 받았지만 다른 학교의 학생은 같은 유형임에도 불구하고 1만원밖에 받지 못한 사례도 있다.
연평균 1000만원에 육박하는 등록금 때문에 300만에 이르는 전국의 대학생과 그 학부모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미래의 인재인 대학생들이 학비 걱정하지 않고 마음 편히 공부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이유다.
참여연대 안진걸민생희망팀장은 한국대학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국가장학금은 수혜자도 미미할 뿐더러 진짜 어려운 형편의 학생들에게는 간에 기별도 안 가는 금액”이라며 “등록금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목적이라면 서울시립대 형식으로 아예 등록금을 낮춰주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윤정민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