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총학생회까지 '서남표총장 사퇴' 압박
카이스트 서남표총장이 특정 고위층의 사퇴 압박설을 제기하며 총장직 자진사퇴를 거부했다.
카이스트 이사회와 교수·학생들로부터 사퇴압박을 받고 있는 서총장은 16일 서울 수송동 서머셋팰리스 서울레지던스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특정 고위층이 이사장을 압박해 저의 사퇴를 종용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하며 자진사퇴를 공식거부했다.
서총장은 "저는 이제 나흘 뒤면 카이스트 41년 역사상 처음으로 쫓겨나는 총장이 됩니다. 물러날 사유를 분명하게 밝혀주십시오"라며 "정정 당당하게 해임을 당하겠습니다. 그것이 카이스트를 위한 마지막 소임이며 총장으로서 책임을 다하는 유일한 방도"라고 말했다.
교수정년제 개편과 영어수업 전면 도입 등 서총장의 밀어붙이기식 개혁에 반대하는 교수들과 학생들은 서총장이 연임한 후 2년 가까이 자진사퇴를 요구해왔다.
카이스트총학생회는 15일 보도자료를 내고 "이사회에 서총장에 대한 계약해지를 공식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5월 학부생 설문조사에서 서총장의 사퇴에 찬성하는 의견이 75%에 달했다"며 "떡국먹기, 피자먹기 같은 보여주기식 이벤트로는 소통부재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사퇴근거를 제시했다.
그러면서 "이사회에서 과감한 결단을 내려 학내갈등을 해소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학생들도 소통하는 KAIST를 만들기 위해 대학평의회를 만들어 총장선출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입장을 전했다.
한편 카이스트이사회는 지난 12일 서총장에 대한 계약해지 안건을 상정, 오는 20일 회의에서 논의할 예정이다.
민형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