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비리로 학교에서 쫓겨난 구재단이사들이 다시 학교에 들어오기 위해 기웃거리는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학교구성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구재단이사들의 복귀가 하나둘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이를 치열하게 막기 위해 활동하고 있는 대학이 있다. 21세기대학뉴스는 구재단과의 지칠 줄 모르는 싸움을 하고 있는 경기대서울캠퍼스 장의총학생회장을 만나봤다. |
- 경기대총학생회가 처음 출범할 당시 활동의 핵심은
우리 총학생회의 이름은 큐브입니다. 이름이 K_Hub로 경기대의 K와 Hub를 합친 말인데요. ‘경기대학교 학생들의 목소리를 하나로 모을 수 있는 허브가 되자’라는 의미로, 학생들과 많은 소통을 이루는 총학생회가 되자는 목표를 세웠죠. 아지는 ‘함께하는 총학생회! 생활속의 총학생회! 능력있는 총학생회!’인데 이 세가지를 모티브로 공약을 짰고 그에 맞춰서 활동을 하려고 했습니다.
- 경기대총학생회의 상반기 활동에 대해
당연히 해야하는 일들을 제외하면 학기초에 진행했던 새내기파티와 전체학생총회, 오픈중운위 등이 기억에 남는데요.
경기대서울캠퍼스(경기대는 서울캠퍼스와 수원캠퍼스가 있다)에서는 한번도 새내기를 데리고 사업을 해본 적이 없었어요. 새터(새내기새로배움터)라고 불리는 OT에서 만나는 것이 다였는데 이번에는 재학생들과 함께 새내기들에게 미리 연락을 돌려 같은 과 학생들은 물론이고 다른 과 학생들끼리도 친해질 수 있는 장을 만들기 위한 ‘새내기파티’를 진행했습니다.
타과와 친해질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학내에 어떤 일들이 있고 애교심을 높일 수 있는 사업이었다고 생각해요. 학교에 들어오기 전에 아이들끼리 커뮤니티(카톡이나 인터넷)가 활성화돼 있어서 그것을 통해 선배들이 연락을 하고 학생들을 규합할 수 있도록 했어요.
또 가장 의미가 있었던 것은 ‘전체학생총회’였던 것 같아요. 굉장히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했는데, 우리학교 전체학생이 약2700여명이 되는데 연인원 580명이 학생총회에 참석했어요. 이전에는 계속 성사가 안되거나 겨우 인원에 맞춰서 성사가 되는 식이었는데 이번에는 의심할 여지가 없이 굉장히 많은 학생들이 와서 학생총회가 더욱 의미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학생총회를 준비하면서 오픈중운위를 진행했는데, 학우들에게 중운위를 공개하고 중운위를 할 때 1학년과대들을 초청해서 같이 전체학생총회안건을 짜는 자리를 만들었어요. 일반학생들도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홍보했고요. 학생총회에서 학우들의 손으로 정한 여섯가지 요구사항을 학교측에 전달하고 전학대회(전체학생대표자회의)를 통해 학교측의 답변을 받았어요. 처장과 팀장급 학교임원들이 전학대회에 직접 참석해 답변을 전했고, 이런 과정에서 대의체계가 잘 발동돼 잘 운영된 것 같아요.
- 전체학생총회에 대한 내용이 인상적인데, 전체학생총회는 어떤 안건들을 가지고 진행했는지
첫번째는 구재단에 관한 것이었어요. 경기대는 구재단문제가 심각해요. 구재단측 이사들이 있는데 그 사람들이 계속해서 이사회회의에 나오지 않았어요. 나오라는 요구에도 무시하고 안나온거죠. 그런 식으로 직무유기하고 있는 것에 대해 구재단이사들의 자진사퇴를 요구했어요. 그 이후부터는 돌아가면서 한명씩 회의에 참석하더라고요.
두번째는 학과통폐합인데, 우리학교 학과통폐합이 2학기부터 시작될 예정이에요. 스케일이 크다고 볼 수 있어요. 사람이 적다보니 몇개과만 내려가도 큰 타격이 있는데 서울캠퍼스의 총15개의 학과중 8개학과를 수원으로 내려보내려는 계획을 학교측에서 세우고 있었어요. 절반이상이니 심각한 거죠. 그런데 학생들과 이야기가 없이 진행되고 있고, 발전안에 대한 이야기도 없었기 때문에 학생들의 의견을 담은 민주적 발전계획을 세우라는 요구를 했어요.
세번째는 등심위(등록금심의위원회)과정에서 학생복지예산으로 서울은 3.5억원, 수원은 6.5억원 총10억원을 따냈는데 이 금액을 학생들을 위해 어떻게 사용할지에 대한 의견을 모아 ‘학생복지요구안’을 만들었는데 이것을 제대로 시행하라고 요구했어요. 학교측에서 계속 핑계를 대면서 ‘학생복지요구안’의 시행을 미루고 성실하게 임하지 않아 학생들의 의견에 성실하게 임하라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더불어 등심위에서 합의문을 만든 게 있는데 그에 대한 이행요구도 함께 했어요.
네번째는 법정전입금과 법정부담금에 관한 내용이었는데, 경기대는 둘다 0원이에요. 재단이 돈이 없다면서 이런 문제가 벌어지고 있는 것인데 그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라는 요구를 했어요. 법인이 내야하는 금액을 전혀 내지않고 있다보니 등록금의존률이 우리학교는 80%나 되요. 다른 수익이 없이 학생들의 등록금에만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죠. 이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학교가 투자하고 이를 통해서 학생들의 등록금부담완화를 해야한다는 요구를 담았어요. 사학연금비리로 다 이런 것 때문에 터졌고, 법정부담금에 대한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죠.
다섯번째는 서울캠퍼스 학생들의 입학식과 졸업식을 서울에서 해야한다는 것이었고(원래는 수원에서 통합진행) 여섯 번째는 평생교육원에 대한 문제였어요. 다른 학교에도 다 평생교육원이 있겠지만 경기대서울캠퍼스는 기형적으로 평생교육원이 커요. 그래서 본교학생의 학습권을 위협할 수준의 영향력을 가지게 됐어요. 학교가 좁은데 평생교육원은 기형적으로 크니 평생교육원수업이 본관까지 침투하는 상황인거죠. 평생교육원 강의와 건물만 늘어나니 학부생들에게는 부당한거죠. 강의실수도 부족하고 실습실도 부족해서 학생들도 불만이 많은데 수익이 된다는 이유로 평생교육원이 학부생들의 권리를 침해하고 있으니까요. 평생교육원에서 학교건물을 사용할 때 학생들의 동의를 얻어서 이용해야한다는 것을 요구했습니다.
- 구재단과 관련된 학교상황은 어떤거죠? 구재단이사가 학생을 폭행한 사건이 있었는데요.
작년에 MB정권에서 만든 사분위(사학분쟁조정위원회)가 구재단들을 다 학교로 복귀시켰잖아요. 사실 구재단과 관련된 문제에서는 경기대가 상황은 (다른 학교들에 비해) 좋은 편이지만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에요. 상황이 좋다는 건 학교측이사가 3명, 구재단측이사가 3명 이렇게 3:3인 상황이고, 교과부에서 임시이사를 파견했는데 임시이사가 구재단들의 행태가 너무 심각하니 우리쪽 손을 들어주는 상황입니다.
그렇지만 구재단측에서 계속해서 재판을 넣고 있는 상황이에요. 두가지가 재판이 걸려있는데 하나는 작년에 이사장을 뽑는 과정이 잘못됐다는 것과 또 하나는 임시이사를 파견하는 이유를 물으면서 본인들이 그래도 창립자집안인데 임시이사자리를 본인들에게 선임할 수 있게 해달라는 거에요. 또 수원시장이 원래 우리 이사였는데 개인적 사정이 있어서 그만두게 되고 개방이사를 새로 선임하게 됐는데 그 과정에서 3명의 이사가 다 오면서 학생들과 대립이 있었어요.
이사 2명이 한꺼번에 회의에 참석한 날이 있는데 그때 학생들이 피켓을 들고 입에 마스크를 쓰고 묵언시위같은 것을 하고 있었는데 그 과정에서 수원캠퍼스총학생회장과 제가 대화를 요구했어요. 그때 무시하고 회의에 들어갔고, 나올 때 다시 대화를 요구했는데 이사들이 실랑이를 시작했어요. 괜히 과도하게 움직임을 하고 그런거죠. 그러다가 국어국문학과학생회장 뺨을 때리게 됐고 우리가 고소를 했어요. 여러 언론에도 제보해서 뉴스에서도 보도되고 굉장히 많은 곳에서 이 문제를 다뤘어요.
그러니 그쪽에서 다시 우리를 고소했어요. 내용은 우리가 구재단이사들을 감금했고, 업무방해를 하고, 폭행과 협박을 했다는 식으로 맞고소를 진행한 거에요. 진짜 말도 안되는 이유죠.
그 이후부터는 이사회할때마다 학생 폭행한 이사는 물러가라, 사과하라는 것을 요구했어요. 그런데 아직까지 사과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에요.
직접적 사과는 물론 받아낼 것이고 더불어 궁극적으로 구재단을 몰아내기 위한 운동이나 캠페인, 1인시위들을 펼쳐낼 생각입니다.
- 현재 국정원불법선거개입과 관련해 많은 대학들에서 시국선언을 하고 있어요. 교수님들과 재야인사들, 종교계도 시국선언을 하고 있는데 이 사안에 대한 생각을 듣고 싶어요.
일단 경기대서울캠퍼스는 연서명에만 동참했어요. 그 과정에서 학생들의 이야기가 많았어요. 어떤 학생들은 시국선언을 왜 마음대로 하냐고도 하고 어떤 학생들은 시국선언을 하려면 제대로 하라는 의견도 있었어요. 그리고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고 지금은 관련된 활동은 멈춰있는 상황이에요.
중운위를 통해 총학생회성명서를 냈는데, 국정원사태에 대한 의견을 담아 페이스북 등을 통해 공개했어요. 내용은 일단 연서명을 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의 대의체계를 거치지 않은 점에 대한 사과를 했고, 그렇지만 경기대총학생회는 기존에 다른 총학생회에서 해왔던 시국선언이나 기자회견 등 그들의 용기에는 지지를 보낸다고 말했어요. 그리고 이건 단순히 정파간 싸움이 아니라 옳지않은 것이 있다면 대학생으로서 당연히 나서야하는 문제라고 생각하고, 앞으로 이 국정원사태에 관해 시국선언이라던지 이런 것을 진행할 때 꼭 학생들의 의견을 취합해 그것을 바탕으로 추진하도록 하겠다고 이야기했어요.
- 앞으로 경기대총학생회의 활동방향은
제가 총학생회장을 하면서 제자신 스스로에게 두가지정도의 목표를 뒀는데 하나는 학과끼리 분열되지 않도록 하자는 것이고 하나는 학우들과 직접 소통을 하자는 거에요.
우리학교는 학과통폐합도 있고, 구재단문제도 있어 외부적으로 싸워야 할 일이 많아요. 그런데 학생들 내부적으로 사이가 안좋으면 안된다고 생각해요. 학생들부터 와해되면 아무것도 할 수 없어 학과끼리 친해지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어요. 2학기에도 학과학생들이 각학과별로 서로 싫어하지 않고 같은 경기인이라는 하나의 이름으로 모였으면 해요.
그리고 총학생회 이름처럼 허브가 되겠다고 했는데 사실 상반기에는 직접적 소통을 많이 하지 못한 거 같아요. 사실 학생들과 학내에서 그리고 강의실방문도 많이 들어가고 해서 직접적 소통을 해야하는데 특정시기에만 진행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2학기에는 부총님과 늘 이야기하기도 하지만 학생들을 많이 만나고 싶고, 우리가 우스개소리로 ‘학생회실 의자에 앉아있지말자’고 이야기하기도 했어요.
- 경기대학생들과 21세기대학뉴스를 보는 대학생, 청년들에게 하고 싶은 말 한마디
대표자들의 힘은 대중에게 나온다고 생각해요. 당연하고 뻔한 이야기지만 대중들이 관심을 가져줄 때 대표자는 힘을 얻을 수 있고 더 잘 할 있게 돼죠. 총학생회장이나 대표자들이 총장이나 그 누구를 만나서도 그냥 거리낌없이 말할 수 있는 것은 내 뒤에 학생들이 있기 때문이고 내가 퇴학을 당해도 학생들이 나를 복귀시켜줄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죠.
그런데 이슈가 터지면 1달정도 불꽃이 타올랐다가 사그라지는데, 국정원촛불이나 과거의 6.10항쟁같은 것은 다들 지속적으로 끌고 간 흐름이잖아요. 그래서 대중이 학내사안문제라던지 어떤 문제들이 있을 때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함께 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그럼 대표자들도 더 열심히 잘하고 힘내서 함께 싸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유하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