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0일 서울중앙지법에서 ‘국‧공립인 방통대(한국방송통신대)는 재학생들에게 지금까지 걷은 기성회비 전부를 반환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해당 대학의 기성회예산은 국내최대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성회비전액을 반환하라는 법원의 판결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이런 판결이 나오기까지 한대련(21세기한국대학생연합)은 그동안 기성회비문제를 줄곧 제기해왔다. 한대련차원의 ‘기성회비반환청구소송’을 1, 2차에 걸쳐 진행했고 9월말에 그 판결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국‧공립대 기성회비를 반환받는 것에만 그치지 않고, 지난달 ‘기성회비폐지로 고지서상반값등록금 실현’을 외치며 ‘국‧공립대정상화대책위’를 제안해 활동할 예정이다. 21세기대학뉴스가 박지향 한대련정책선전위원장을 인터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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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통신대의 기성회비와 관련해 법원에서 ‘전액반환’판결을 내렸다. 한대련에서도 기성회비 반환소송을 원하는 학생들을 모아 진행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현재 진행과정은 어떠한가?

 

지금 국공립대는 한대련이 1차로 반환청구소송을 진행해 8개대학, 총4000여명의 학생들이 함께 했다. 2차로 작년 1월에 전액반환소송신청을 받아서 총21개대학, 1만5000명정도의 학우들이 함께 하고 있다. 그리고 1차가 지방법원에서 고등법원으로 넘어갔고, 최종결심은 9월26일에 날 예정이다. 기성회비가 법률적으로 학생들에게 걷을 근거가 없기 때문에 방통대처럼 판결이 날 것으로 본다.

 

- 기성회비반환청구소송을 시작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한대련에서 기성회비폐지소송을 제기한 이유는 ‘국가가 대학을 책임져야 한다’라고 생각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됐다. 국가가 국립대를 책임지지 못하니까 대학자구책으로 기성회비를 걷은 것인데, 그게 법률적 근거가 없다. 또 기성회비가 국립대등록금인상요인으로 작용해왔던 것도 사실이다. 기간 10년동안 다른 사립대보다 훨씬 많이 올랐다. 또 그걸 가지고 교직원회의수당으로 이용하는 등 불법적으로 이용되는 부분도 많아 부당하다고 느끼고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반값등록금이 이슈가 되면서 이것이 사회적 분위기를 반영해서 ‘기성회비는 법적근거가 없다’는 판결을 받게 됐다고 생각한다.

 

방송통신대는 개별적으로 청구소송을 진행해서 판결을 받는 것이다. 그런 식으로 개별로 진행한 대학도 있고, 한대련에서 진행한 ‘기성회비반환청구소송’을 통해 청구소송을 진행하는 학생들도 존재한다.

 

- 기성회비반환청구소송은 이미 방송통신대가 같은 소송에서 ‘전액회수’판결을 받은 것과 같이 ‘전액반환’ 및 ‘기성회비폐지’로 판결이 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기성회비가 폐지되면서 정부에서는 국공립대를 법인화하기 위한 절차를 교묘하게 밟을 것이라는 예상도 많은데 그에 대한 생각은?

 

한대련은 ‘국가가 대학을 책임져야한다’라는 입장이다. 문제는 지금 교육부에서 재정회계법통과로 기성회비를 폐지하려고 하고 있는데 그것은 실제 우리의 의도와 전혀 부합하지 않는다. 물론 기성회비는 불법적인 것이지만, 기성회비폐지이후에 국가가 교육을 책임지는 것은 고민하지 않고, 단순히 국립대법인화를 위한 사전적 단계로 재정회계법을 통과시키려하는 것은 옳지 않다.

 

그래서 폐지가 기정사실화된 조건에서 우리의 의도와 전혀 반대되는 방향으로 재정회계법을 통과시키려고 하고 있는 것이 현재의 상황이다. 그렇게 서울대법인화법도 통과된 것이다.

 

우리는 ‘기성회비폐지로 반값등록금하자’고 외쳤고, 앞으로 죽 그런 방향으로 밀고 나갈 것이다.

 

- 방송통신대의 판결을 통해 기성회비반환청구소송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이 많지 않은지

 

3차소송에 대한 의뢰가 많이 들어온다. 하지만 3차소송은 진행하지 않을 예정이다. 사실 기성회비와 관련해 줄소송이 이어지면 안그래도 파탄난 국공립대 대학이 정말 파탄나게 된다. 우리는 대학재정을 파탄내기 위해 이 소송을 한 것이 아니라 국공립대에 대한 국가와 정부의 책임을 묻기 위해 진행한 것이므로 국가와 정부가 국공립대를 진짜 책임지고 국공립대를 국공립대답게 만들 수 있도록 할 것이다.

 

- 앞으로 국공립대 기성회비반환청구소송과 더불어 국공립대정상화를 위해 어떤 활동을 할 예정인가?

 

이번 기성회비청구반환소송을 계기로 국공립대 대책위를 꾸리고, 재정회계법 반대를 많이 이야기하면서 ‘기성회비를 국가가 책임져라’ ‘국공립대를 더 많이 책임져라’ 이런 운동을 펼칠 예정이다.

 

국립대학법, 그와 관련한 국공립대에 정부재정을 더욱더 많이 추가시키고 그래서 국공립대등록금도 낮추면서 국립대를 국립대답게 만들 수 있도록 입법가능한 법안을 마련하는 활동을 여러 단체들과 함께 펼칠 예정이다.

 

또 9월 둘째주에는 주요 국립대를 모아 국공립대공대위(공동대책위원회)를 꾸릴 예정이며, 재정회계법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가능한 대학들에서는 총투표를 통해 재정회계법반대와 관련한 여론을 모을 예정이다.

 

- 한대련의 앞으로의 계획

 

두가지를 잘하려고 한다.

 

하나는 대학생들이 시작한 시국선언, 대학생들이 들어서 시작한 촛불을 잘 지키는 것이다. 국정원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면서 국정원을 전면개혁해야하고 국정원문제를 학내에서도 알려내고 서명운동, 시국투표 등도 준비할 예정이다. 또 9월28일 대학생시국회의에서 진행하는 시국법정에 참여할 예정이다. 시국법정은 서울과 지역에서 대학생들, 시민들과 촛불을 들며 국정원에 대해 진상규명하고 책임을 처벌할 예정이다.

 

동시에 국공립대 기성회비판결과 9월 정기국회, 10월 감사를 앞두고 터져 나올 많은 대학문제들을 포함해 부실대학발표와 관련해 선정된 사안별로 여러 가지 교육 사안들이 나올 것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도움을 주고 그에 맞는 대책위를 꾸리고, 28일 한대련에서는 시국법정전에 교육공동행동을 준비할 예정이다.

 

- 한대련의 역할에 대해

 

한대련은 대학생단체고 대학생들의 이해와 요구를 대표하는 단체라고 생각한다. 등록금과 청년실업, 대학구조에 대한 문제들 등 대학생의 기층적 요구를 잘 대변하는게 먼저라고 생각한다.

 

학우들이 요구하는 것들이 잘 개선될 수 있도록 하는 투쟁들을 꾸준히 전개해서 실질적인 혜택을 학우들에게 돌려주었으면 좋겠다.

 

학자금이자가 낮춰진다거나 국가장학금이 확대되고, 예술계열대학 평가기준에서 취업률 지표가 폐지되는 것들도 나섰기 때문에 바뀐 성과들이라고 생각한다.

 

주도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풀어내는 것이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더불어 대학생들이라는게 계층만의 요구를 대변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사회의 방향을 제시해주기도 하는 것이 젊은 세대들, 대학생들의 역할이었고 국정원시국선언같은 경우도 그런 대학생들의 특성에서 반영된 사회를 발전시키는 하나의 행동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런 행동들 또한 대학생들답게 잘 제기하고 풀어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 대학생들과 21세기대학뉴스를 보는 많은 청년,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한대련은 내년이면 10기가 된다. 한대련이 생기고 나서 등록금문제와 같은 대학생들 문제들이 학교담장을 넘어 정부가 책임져야하는 사안이 됐고, 교육을 국가가 책임져야한다는 대학교육에 대한 담론들도 형성했다고 본다.

 

8~90년대에는 사회민주화를 위한 운동에 대학생단체의 임무가 있었다면 지금은 대학생문제를 해결하는 단체로 한 대련이 해왔던 역할이 많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등록금문제해결과 함께 대학기업화, 교육상품화 등에 맞서 대학을 대학답게 만들 수 있도록 해야하는데 있어 대학생단체의 역할과 행동이 필요하다고 본다.

 

우여곡절도 많았고, 노선을 정립하는 문제부터 대중들과 함께 하기 위한 노력들까지 많은 곡절을 겪었지만 답은 학우들과 함께 학우들 속에서 더 학우들을 위한 일들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단체가 되기 위해 노력할테니 많은 칭찬과 격려, 비판을 많이 해주었으면 좋겠다. 또 관심도 많이 보여주면 감사하겠다. 대학생의 단결과 한국사회의 희망으로 거듭나는 단체로써의 10기 한대련 기대해주면 좋겠다. 

 

유하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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