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태(鬼胎)라 제대로 찾아냈다. 원내대변인이 사퇴하고 당대표까지 대변인 통해 사과했지만 그래도 이미 판도라상자를 열고 나온 이 표현은 사라질 리 없다. 살신성인은 아니지만, 한사람이 직위를 바쳐 박근혜·아베의 본질, 그 선조들의 본질, 만주국·남코리아의 본질을 밝혀냈다. 태어나지 않았어야 할 존재, 사악한 존재, 귀신·요괴·악마같은 존재를 신랄히 까놓았다. 그래서 이제부터 이름앞에 귀태를 넣게 됐다. 귀태 박근혜, 귀태 아베, 귀태 박정희, 귀태 기시 노보스케, 귀태 새누리당, 귀태 박근혜정부, 귀태 만주국, 귀태 ‘한국’.
감히 박근혜가 정통성을 운운한다면 멀리 ‘한국’의 정통성을 떠나, 군사파쇼통치30년을 떠나, 남코리아역대대선들의 온갖 부정들을 떠나, 지난 대선에서의 정보원개입여론조작만으로도 박정부의 정통성은 사라진다. 다른 거 다 떠나서 이 한가지만으로도 박근혜는 대통령에 당선될 수 없다. 그래서 전국의 학계·종교계·노동계 등 수많은 시민단체들이 진상규명·책임자처벌을 요구하는 거고 정보원해체와 대통령퇴진까지 주장하기도 하지 않은가.
어제도 100여서울대학생들이 비를 맞으면서 “알바가 아니라, 국정원정규직이었다. 국정원1년예산 1조원의 사용처가 PC방비용으로 공개됐다”며 신랄히 조롱했다. 서울대총학생회는 「우리는 얼마나 더 분노해야 하는가」라는 학생선언문에서 “이명박, 박근혜 두대통령을 배출한 새누리당은 국정원의 선거개입에 대해 사과나 재발방지방안을 내놓기는커녕 ‘노무현전대통령이 NLL을 북한에 바치려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며 허나 그 회의록에선 노전대통령이 NLL을 포기했단 증거는 한군데도 없다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오직 밝혀진 것은 새누리당이 사전에 국가정보원으로부터 이 문서를 입수해 문서를 왜곡·선동함으로써, 대통령선거에서 박근혜후보가 득을 봤다는 것”이라고 통렬히 폭로했다. 과연 여기에 틀린 말이 하나라도 있는가.
이어 간호대학생회장이 “새누리당은 지금 ‘귀태’라는 말을 두고 국가의 정당성이 흔들린다고 하고 있는데 그 정당성이 어디서 나오는지 생각해봐야 할 것”이라고 힐난했다. 에둘러 꼬집는 정도의 표현이지만 박정부의 정통성이 근본에서 흔들리는 차에 나온 ‘귀태’라는 신랄한 지적에 놀라 초강경무리수를 쓴 박근혜에 대해 민심이 어떻게 떠나하는가를 잘 보여준다. 대통령의 딸로 귀하게 자라 귀태(貴態)가 나는 듯하지만, 그 ‘대통령’ 자체가 천하의 친일매국노, 동지들을 팔아먹은 희대의 배신자, 민주주의·인권을 압살한 귀태(鬼胎)가 아닌가. 피는 못속인다고, 이미 스스로 미제의 꼭두각시이자 외국자본·매판재벌·수구꼴통들의 하수인이 돼 코리아반도에 핵전쟁의 먹구름을 몰고오고있는 또다른 귀태(鬼胎)가 아닌가. 다만 실낱같은 희망을 가지고 귀태(貴態)인지 귀태(鬼胎)인지 마지막으로 지켜보고 있을 따름이다.
조덕원
*기사제휴 : 21세기민족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