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8.12.1, 오늘은 국가보안법이 제정된 날이다. 1948.11 여순사건이 발생하자 일제의 치안유지법을 모델로 해서 남의 통일진보세력을 제거하려고 만들었다. 올해로 국가보안법제정 65주년이 돼니 이 희대의 악법치하에 우리민중이 65년이나 끔찍한 고통을 당해온 셈이다. 그뒤 수차례 개정을 거듭해 오늘에 이르렀는데, 1990년 권력의 시녀인 헌법재판소는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위해를 줄 명백한 위험이 있을 경우에만 축소적용’하면 위헌이 아니라는 한심한 ‘한정합헌’판결을 내렸다. 1953년 초대대법원장이 국회에서 국가보안법의 주요내용 대부분이 새형법에 담겨있으니 폐지해야 한다고 했고, 국제사면위원회·유엔인권이사회, 그리고 남코리아국가인권위원회는 국가보안법의 폐지를 촉구·권고했다. 2004, 진보개혁세력이 국회과반을 차지했을 때, 절호의 기회라고 보고 국가보안법폐지운동을 격렬하게 벌였으나 끝내 한조항조차도 개정하지 못했다. 

국가보안법은 두가치측면의 가장 큰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하나는 남코리아에서 민주주의를 유린·말살하는 파쇼악법이라는 거고, 다른 하나는 전체코리아에서 통일을 가로막는 반통일악법이라는 거다. 전자는 사상·양심·표현·결사의 자유를 유린하며 민주주의의 근간이 되는 헌법조항들을 사실상 사문화시키고 있다. 후자는 북을 적으로 규정하며 북과 관련된 모든 언행이 ‘반국가’ 또는 ‘이적’ 행위가 돼 결국 민족의 화해·단합마저도 훼방한다. 이 국가보안법에 의해 북관련 자료를 접할 수 없고 북관련 표현을 할 수 없으며 범민련·한총련을 비롯한 통일애국단체들은 불법화됐다. 그뿐 아니라 최근 ‘내란음모’조작사건을 통해 잘 알 수 있듯이, 통일진보세력이 구속되고 통합진보당이 해산심판청구까지 당하게 된 근원적인 배경은 국가보안법 때문이다. 

국가보안법폐지국민연대 등 3개단체는 30일 서울역광장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국가보안법이 공안통치의 근간이 되어 비이성적 ‘종북몰이’의 법적 기반이 되고 있다”며 “국가보안법을 폐지하라”고 강력히 촉구했다. 이들은 “대선시기 국가기관의 선거개입문제에 대한 진상규명 또는 정부정책, 입장과 다른 의견을 제시하는 것으로도 ‘종북몰이’의 대상이 되고 있다”며 “박근혜정권하에 내란음모사건, 통합진보당강제해산청구, 공무원노조·전교조 등에 대한 압수수색, 천주교 박창신신부에 대한 탄압, 통일운동단체·사회주의운동단체·청년운동단체·문화예술단체에 대한 공안탄압이 끊이지않고있다”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국정원이 정보정치, 공작정치로 한국사회를 들쑤실 수 있는 근원이 되고 종북몰이를 통한 정치적 반대세력의 제거수단, 사상·결사·표현의 자유를 말살하는 악법이 바로 국가보안법”이라며 그 철저한 폐지를 주장했다. 

주남미군과 국가보안법은 각각 군대와 이데올로기의 힘으로 남코리아가 미국의 식민지로 존재하고 남코리아에 파쇼독재통치가 유지되게 하는 양대기둥이다. 전체코리아의 자주통일문제와 남코리아의 민주주의문제가 결코 둘이 아니라 밀접히 연관된 하나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미제국주의와 그 파쇼적인 대리정권은 결코 주남미군의 철수와 국가보안법의 철폐를 결단코 반대하며 그 힘으로 이땅의 자주통일세력, 민주주의세력을 탄압·말살하려 한다. 그 결과 남코리아는 민주주의가 유린되는 파쇼의 광풍이 휘몰아치게 됐고 코리아반도에서는 끊임없이 아슬아슬한 전쟁국면이 만들어지고 있다. 주남미군문제는 남북해외 우리민족의 힘으로 해결한다고 해도 국가보안법문제는 남자체의 힘으로 해결해야 하고 해결할 수 있다. 그렇게 하지않을 경우에는 ‘종북몰이’라는 21세기마녀사냥·맥카시선풍이 판을 치며 이땅에 어느누구도 국가보안법의 칼날 앞에서 자유롭지 못할 거다. ‘종북몰이’는 결과적으로 국가보안법과 나아가 주남미군의 문제, 이땅의 민주주의와 자주통일의 과제를 전면적으로 부각시키고 있다. 어둠이 깊어지면 여명이 밝아오는 법이고, 진리와 진실의 힘은 어떤 악법으로도 가둬둘 수 없다. 전세계에 단 하나뿐인 희대의 파쇼악법·반통일악법은 이를 옹호하는 친미수구세력과 함께 머지않아 그 종말을 고하게 될 거다.

조덕원
*기사제휴 : 21세기민족일보

번호 제목 날짜
49 [기고] 끝나지 않은 역사 [1] file 2018.05.31
48 4.27남북수뇌회담에서 공동선언 발표될까 file 2018.04.21
47 [2018월간기고 ②] 미투, 아직 제대로 터지지 않았다 [1] file 2018.03.10
46 [2018월간기고 ①] 하면 된다는 정신 file 2018.02.16
45 [기고] 역사는 행동으로 만들어 나간다 file 2015.01.31
44 [기고] 희망나비, 역사에 평화를 물들이다 file 2015.01.29
43 [글] 세상엔 두종류의 사람이 있다 file 2014.12.01
42 무관심과 부정, 일그러진 대학총학선거 file 2014.12.01
41 [글] 항쟁을 추동하는 <세월>호특별법 file 2014.11.04
40 [글] 박근혜를 두번 죽인 김무성 file 2014.10.26
39 [글] 이래서 수사·기소권이 필요하다 file 2014.10.17
38 [기고] 고유명사˂세월호˃, 활자에서 실체로 file 2014.10.14
37 ˂단말기유통법˃, 과연 폐지가 옳은 대안인가 file 2014.10.13
36 [글] 괴로워도 보고 또 본다 file 2014.10.03
35 [글] <하우스 오브 카드> file 2014.10.01
34 [글] <스코틀랜드효과> file 2014.10.01
33 ˂아름다운˃, 힘있는 라인업 file 2014.05.30
32 [글] <케이팝스타>와 재능 file 2014.04.14
31 [글]〈변호인〉과 유우성·유가려사건 file 2014.03.15
30 [글] 〈동백나무숲〉과 〈괴물발전소〉 file 2014.03.15
» [글] 1948.12.1, 국가보안법제정 file 2013.12.06
28 [글] 1963.11.22, 케네디대통령암살 file 2013.12.06
27 [글] 1979.10.26, 박정희피살 file 2013.10.26
26 [글] 1979.10.16, 부마항쟁폭발 file 2013.10.19
25 [글] 더 커져야 할 외침, “박근혜가 책임져라!” file 2013.09.28
24 [글] 파쇼, 결국 다 잡아간다 file 2013.08.29
23 [글] 박근혜, 귀태(貴態)인가 귀태(鬼胎)인가 file 2013.07.13
22 [기고] 방향을 상실한 진보, 어디로 가야 하는가 file 2013.06.26
21 ['일베'분석 연재기고] ⑤ 플라톤으로 일베 분해하기 file 2013.06.13
20 ['일베'분석 연재기고] ④ 5.18, 그리고 의북증? file 2013.05.31
19 ['일베'분석 연재기고] ③ 일베에 대한 단상 ... '너 일베충이니?'를 보고 file 2013.05.26
18 ['일베'분석 연재기고] ② 데카르트로 일베 보기 2013.05.24
17 ['일베'분석 연재기고] ① 이명박5년 … 그리고 파쇼들의 등장 file 2013.05.23
16 메이데이, 노동계급의 단결과 투쟁의 역사 file 2013.05.01
15 우고 차베스의 계승자, 니콜라스 마두로 file 2013.04.16
14 차베스 서거이후, 베네수엘라혁명의 과제 file 2013.04.15
13 전쟁이냐 특사냐 file 2013.04.06
12 삶과 죽음의 기로에 선 박근혜 file 2013.03.31
11 ㅂㄱㅎ가 핵이다 file 2013.03.19
10 프로페셔널 새누리당, 아마츄어 민주당 file 2012.12.21
9 ‘5060’세대의 결집과 충청견인의 실패 file 2012.12.21
8 ‘The Dictator's Daughter’ file 2012.12.08
7 [글] 문재인, 안철수를 품고 노무현을 넘어서야 2012.11.25
6 그린라인에 서서 통일코리아를 그려본다 file 2012.07.11
5 ‘잡놈’ 전략가 김어준 file 2012.05.11
4 촛불세대가 바라본 촛불집회 file 2012.05.10
3 청년들의 미래를 밝히는 정치참여 file 2012.05.10
2 [영화평] 신화와 논리 2012.05.09
1 [영화평] 가슴에 묻지 못한 아들, 가슴에 묻힌 어머니 2012.05.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