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서천 서면 마량리. 우리나라 서해에서 정말 드물게 일몰만이 아니라 일출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지구의 자전·공전현상과 이곳의 특이한 위치로 인해 12.22부터 약 60일간 짧지만 강렬한 해상일출을 볼 수 있어 수많은 사람이 모인다. 특히 500년된 동백나무가 85그루나 있는 아름다운 <동백나무숲> 정상에 있는 <동백정(冬柏亭)>에서 보는 일출·일몰이란 가히 환상적이다. 우리나라 금수강산의 곳곳에 이처럼 아름답고 멋진 광경이 있지만 마량리 동백정의 일출·일몰은 그중에서도 특별한 감동이 있다.
이 동백정을 중심으로 왼쪽으로는 고기잡이와 김양식을 하고 오른쪽으로는 해수욕장이 발달했다. 자연이 만든 예술이라 아니할 수 없는 조화다. 그렇게 마을주민들은 오랫동안 바다를 뜯어먹고 바다를 이용하며 살았다. 만약 지금까지 이러한 방향에서 일관되게 마을정책을 폈다면 전국최고의 관광지중 하나가 되었을 거다. 코리아에서 전국적으로 이름있는 관광지는 세계에 알려지지않아서 그렇지 세계적인 관광지, 명소다. 그 힘으로 마을은 계속 발전하고 마을사람들은 친환경적인 조건속에서 더욱 긍지높이 행복하게 살았을 거다.
호사다마라고, 1983년 이 마을에 화력발전소가 들어선다. 그거도 동백정옆에 말이다. 천연기념물169호로 지정된 숲 바로 옆에 말이다. 그래서 동백정우측에서 동백정과 바다, 섬을 향해 찍은 사진은 한편의 그림이고 동백정좌측에서 동백정을 찍은 사진은 괴물같은 화력발전소가 함께 나와 한편의 악몽이다. 동백정을 찾은 사람들이 이 화력발전소를 볼 때마다 분개하지않을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화력발전소가 <동백사생대회·학생여성백일장대회>·<배드민천대회> <동백꽃쭈꾸미축제>·<광어·도미축제>에 푼돈을 던져두는 걸로 절대 상쇄될 수 없는 반환경적인 죄악의 대표적 사례로 충분하다.
서천군수가 신서천화력1·2호기건설유치에 법적인 이행협약서를 작성했다는 기사가 2012년말에 떴는데, 이 기사대로 진행중이라면 박정희식 개발독재가 파괴하는 환경이 얼마나 심각한 후과를 낳는가에 대해 무지한, 지방선거표심과 가시적치적에만 집착하는 전시행정의 전형으로 뽑혀도 지나침이 없다. 이미 친환경적으로 에너지를 생산하고 일자리도 이런 방향으로 창출해야 하는 시대가 아닌가. 그렇게 해서 사람들이 즐겨찾는 전국적인 명소로 거듭날 때 그로 인한 실리가 훨씬 더 크다는 걸 깨달아야 한다. 6.4지방선거는 진실로 시대추이에 맞게 민중중심의 관점과 각별한 책임감을 가진 인재들을 뽑아야 한다. 500년 된 천연기념물, 동백나무들이 <괴물발전소> 때문에 몸살을 앓고있다.
조덕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