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영화제가 이렇다 할 갈등없이 진행되는 가운데 <영화의 전당> 정문 앞에서 서명운동과 캠페인을 전개한 <부산국제영화제 학생대행동>을 만났다. 학생대행동은 부산지역 영화과 학생들이 모여 꾸린 단체였다. <I BIFF, I BELIF>라고 외치는 학생대행동의 이승호대표를 인터뷰했다.
<I BIFF, I BELIF>가 무슨 뜻인가요?
부산국제영화제가 신뢰를 잃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믿겠다는 뜻이다. 문법대로 하면 BELIEVE가 맞는데 BELIF로 운을 맞웠다. 시적표현이라고 봐주면 좋겠다.
학생대행동이 어떻게 시작됐나요?
2년전 다이빙벨사태로 인해 부산시가 부산국제영화제를 억압했다. 그 사실이 전국적으로 이슈가 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예비영화인으로서 다시는 영화계에서 부당한 이유로 표현의 자유나 예술이 억압받지 않게하기 위해서 학생대행동을 시작했다. 이번을 마지막으로 사람들에게 정확한 사실을 알리고 서명을 받아서 부산시에 사과를 요구할 계획이다.
부산국제영화제를 탄압했던 박근혜정부가 가고 문재인개혁정부가 정권을 잡았습니다. 차이가 느껴지나요?
어쩌면 지난 정부의 대통령을 탄핵했을 때부터 이 행동이 시작됐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학생대행동을 하자고 했을때 많은 친구들이 무서워했다. 개개인에게 관여하고 블랙리스트를 작성하는 정부를 뉴스로 접해서 그렇다. 정부라는 큰 것을 상대로 어떻게 대항하냐, 경찰이 우리를 말리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많이 했다. 그런데 광화문에 가보니 많은 사람들이 피켓을 들고 원하는 걸 외치는 것을 봤다. 직접해보니 마음갖기까지가 어렵지 실천은 어렵지 않았다.
전정부와 현정부의 차이는 외적인 것보다는 내적인 것이 다르다고 느껴진다. 아직도 전정부가 이어졌다면 학생대행동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학생대행동 자체를 어떤 사람들은 용기있다고 하는데, 저는 당연히 할 수 있는 행동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했다. 정치가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대한 제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사람들의 생각도 많이 바뀐거 같다.
어제 <유리정원> 기자회견에서 신수원감독이 <어쨌든 계속돼야 하기 때문에 부산국제영화제 보이콧에 동참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나요?
보이콧을 하면서 영화제를 중단하자고 한 사람들도 있는데 우리는 그런게 아니다. 22년전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서도 부산이라는 도시에 국제영화제가 만들어지는 건 불가능한 도전이었는데, 영화를 사랑하는 김지석선생님과 김동호위원장, 이용관집행위원장 등 많은 사람들이 영화를 사랑하는 마음 하나도 영화제를 만들었다. 그래서 우리가 부산에서 영화를 공부할 수 있고 영화제작사들이 부산으로 내려오게 됐다. 22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많은 영화인들을 발굴하는 역할을 한 부산국제영화제가 앞으로도 중요한 역할을 해야하기 때문에 계속돼야 한다. <I BIFF, I BELIF> 캠페인을 하는 이유도 부산국제영화제를 중단하자가 아니라 부산시의 제대로된 사과를 받고자 하는 것이다. 그러면 훨씬 더 원활하고 건강하게 돌아갈 수 있을것이다.
학생대행동의 하루일과는 어떻게 돌아가나요?
<I BIFF, I BELIF>를 하는 이유가 영화제를 살려보자는 것이기도 하고, 영화를 공부하는 학생들이다보니 영화제에 참여해야 하기 때문에 하루 2~3편의 영화를 보고 교대로 캠페인을 하러 온다. 교대시간표를 짰다. 캠페인 장소에 쓰레기통을 구비해놓아서 서명운동 기간중 봉사 차원에서 환경미화도 하고 있다.
이후의 행보는 정했나요?
학생대행동으로 인해 부산 내에서 영화과 학생들이 단합할 수 있었다. 부산시의 사과를 받아내고 끝낸다면 예전처럼 옆학교인데 서로 뭘 배우는지도 모르고 누군지도 모르게 된다. 부산지영에서 영화과 연합동아리를 만들 생각이다. 특정공간을 만들어 모여서 공부도 하고 재능기부를 통해 사회봉사활동도 하고 싶다. 지금은 대학생들끼리 경쟁하는 구도가 형성돼 있는데, 그럴 때가 아니라 힘을 합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경쟁을 한다고 해도 지역내에서가 아니라 다른 지역과 건강한 경쟁을 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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