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국립한국농수산대학교 재학생들이 현장실습과정에서 화훼학과학생 1명이 기계에 끼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그러나 사고소식을 듣고 현장을 찾은 교수는 숙소에서 면담만 진행하고 실습현장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떠났다. 실제로 비슷한 사안이 있을 때 전화만 돌리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농수산대관계자는 <19개학과에 지금 500명이 넘는 학생들을 우리가 다 그렇게 관리할수는 없다>며 망언했다.
학생들은 예초기작업을 진행하면서 보호장구도 착용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는 실습을 지도하는 사람도 없는 상황이다.
한 실습생의 일기장에는 <이 지옥같은 곳에서 빨리 벗어나고 싶다, 내 인생에서 2022년이 사라져버렸으면 좋겠다>고 적혀있었다.
축산학부 2학년은 <별의별 일을 다 시킨다. 개 배설물 치워라, 외국인노동자에게 계란 삶아줘라, 빵 데워줘라.>라고 토로했다.
또 농장주의 주말체험농장프로그램에 동원되는가 하면, 부모묘지벌초, 대리운전, 밥짓기 등 온갖 잡일에 시달리고 있다고 호소했다.
앞서 농장실습생들은 산재보험미가입과 초과근무실태를 지적한데 이어 농장 측의 안정장비미지급과 사적 심부름 등 실습과정에서의 문제점을 고발한 바 있다.
그런데 지난 5월 익명설문조사에서 1점을 주며 개선을 요구한 학생들을 향해 <교수가 전화를 달라고 한다>는 강압이 이뤄져 논란이 일었다.
1점을 준 학생은 교수가 전화를 걸어 <불만인 사람은 전화를 달라>고 했다며 전화에서 <더 힘든 목장이 있는데 네가 거기를 가고 싶어하는구나>라고 협박했다고 폭로했다.
다른 한 학생은 축산학부교수에게 <지금 나를 가지고 노는거나 마찬가지잖아. 너 하고 싶은 대로 그냥 너 좋을 대로 해. 끝까지 나한테 속이고 지금 거짓말을 하면서 XX 끝까지 가지고 노는구나.>라는 비아냥과 욕설을 들어야 했다.
한편 이 교수는 이번 화훼학과학생의 사망과 관련해 <비닐 털털 털어 넣다가 비닐이 빨려 들어가서 그걸 꺼내려다 ... 비닐이 빨려 들어가면 손을 놔야지.>라며 사고의 원인을 사망한 학생의 잘못으로 돌리는 발언도 했다.
학교 측은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