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사막의 색채, 바위와 절벽의 절경, 대지의 이글거리는 지열을 온전히 담아낸 영화 <아라비아의 로렌스>(Lawrence Of Arabia, 1962)는 아랍민족의 독립에 적극 참여했던 영국군 T.E.로렌스장교의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한 작품으로 그의 자서전인 <지혜의 일곱기둥>(The Seven Pillars of Wisdom)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영화는 파란만장한 일대기와는 역설적이게도 주인공 로렌스의 비극적 죽음으로 시작한다. 로렌스의 일대기를 그린 이 영화에서 그의 비극적 결말로 치명적 시작을 부여한 이유는 분명하다. 로렌스의 죽음은 제국주의 간 식민지쟁탈전이 극으로 치달았던 1차세계대전 당시 아랍민중들의 좌절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영국과 오스만제국이 수에즈운하지배권을 두고 대치한 상황에서 아랍부족의 오스만제국독립전쟁 승리를 위해 투쟁한 로렌스장교의 모습을 그려낸다. 하지만 오스만제국독립전쟁에서 승리한 이후에도 제국주의자들의 야욕으로 미소지을 수 없는 상황에 놓인다.
로렌스를 파견하며 독립전쟁을 지원하던 영국은 독립전쟁이 끝나고 아라비아를 프랑스와 나눠가진다. 또다시 제국주의의 지배속에 놓인 아랍을 보고 로렌스는 영국 정치인에게 로비를 펴고 칼럼을 기고하지만 역부족이었다. 국가와 민족이 다른 아랍인들과 같은 호흡으로 투쟁했던 로렌스는 아랍인들의 진정한 민족해방을 원했던 유일한 인물이었다.
영화는 로렌스를 통해 제국주의의 잔악성을 여과없이 보여주고있다. 여전히 제국주의와 민중간의 투쟁이 벌어지고 있는 현재이다. 강대국에서 강대국으로의 지배가 이어진 아랍민족의 모습에서 또한 우리민족의 현재를 엿보게된다. 다른민족 닮은역사를 담은 영화 <아라비아의 로렌스>는 우리에게 흥미를 자아내기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