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시국선언문]
본 시국선언문은 편중된 정치적 성향을 표현하거나 불필요한 갈등을 야기하기 위함이 아닌,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함임을 밝힙니다.
2024년 12월 3일 22시 30분경, 윤석열 대통령은 ‘자유대한민국을 수호하고 우리 국민의 자유와 행복을 약탈하고 있는 파렴치한 종북 반국가 세력들을 일거에 척결하고 자유 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함’을 내세우며 비상계엄령을 선포했습니다. 이어 계엄사령부는 국회와 지방의회, 정당의 활동과 정치적 결사, 집회, 시위 등 일체의 행위를 금하고, 언론, 출판의 통제를 포고했습니다. 이는 명백히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와 헌정질서를 붕괴시키는 반민주적 행위입니다.
대한민국 헌법 제77조 제1항에 따라 비상계엄은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에 있어서 병력으로써 군사상의 필요에 응하거나 공공의 안녕질서를 유지할 필요가 있을 때’ 선포되는 매우 엄중한 조치입니다. 그러나 2024년 12월, 윤석열 대통령은 국가의 존립을 위협하는 어떠한 상황이나 근거가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비상계엄을 선포 후 공포심을 조장하여 국민들을 불안에 떨게 만들었습니다. 또한, 윤석열 대통령은 헌법 제77조 제4항에 따라 ‘계엄을 선포한 때에는 지체없이 국회에 통고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국회 통고절차를 전혀 이행하지 않았으며, 계엄령 선포 전 국무회의 심의가 필수임에도 이를 이행하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일련의 행위는 헌법이 규정한 절차와 원칙을 명백히 위반한 것입니다. 통제된 국회의사당에는 계엄군이 투입되었고, 국민에게는 국가의 총구가 향했습니다. 국가의 주인인 국민의 자유와 일상은 한순간에 무너졌습니다. 이는 2022년 5월, 국민 앞에 엄숙히 선서한 헌법 준수와 국민의 자유, 민족문화의 창달의 뜻을 거스르는 행위입니다.
대한민국의 역사는 억압과 불의에 맞서 싸운 저항과 희생의 기록입니다. 자유, 평등, 정의를 바탕으로 한 진정한 민주주의를 실현하려는 국민의 의지와 열망의 결과입니다. 그렇기에 민주주의는 우리 국민 스스로의 힘으로 일구어낸 소중한 가치임을 분명히 해야 하며, 결코 경시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는 헌법 전문에 명시된 4ㆍ19민주이념을 계승하며 피로 쓰인 자유민주주의의 역사를 업신여기는 것입니다. 우리는 과거에 쓰인 역사, 그리고 미래에 쓰일 역사 모두에 떳떳할 수 있어야만 합니다.
한국전통문화대학교의 출입을 통제당한 상황 속에서 우리는 헌법에서 보장하는 언론·출판·집회·결사의 자유를 박탈당하는 상황을 마주하였습니다. 문화를 이끌어 나가기 위한 성숙한 토론과 자유로운 학문의 장인 대학은 강압과 공포가 난무하는 반민주의 장으로 변질되었습니다. 이는 우리 대학이 본래 지향하는 가치와 정신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것으로, 우리는 이를 묵인하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주권을 가진 민주공화국의 국민으로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밝히는 지성의 등불인 학생으로서 파렴치하고 부당한 탄압에 맞서 계속해서 항거할 것입니다. 자유 헌정질서를 집어삼키려는 어둠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자유와 권리를 끊임없이 외치며 우리의 역사와 미래를 밝혀나갈 것입니다.
우리는 미래 천년을 밝혀갈 문화의 이름으로 희망의 역사를 향해 나아갈 것입니다.
2024. 12. 05.
한국전통문화대학교 총학생회
전통건축학과 학생회, 보존과학과 학생회, 전통미술공예학과 학생회, 무형유산학과 학생회, 국가유산관리학과 학생회, 융합고고학과 학생회, 대의원회, 동아리 연합회, 신문국, 방송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