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불법 계엄 규탄 및 퇴진 요구를 위한 전국 대학 총학생회 공동 시국선언문]
지난 12월 3일 밤, 대한민국의 어두운 현대사 속에 남아있던 ”비상계엄“이라는 단어가 갑작스레 다시 세상에 드러나 헌정 질서를 뒤흔들었습니다. 비상계엄은 헌법에서 명시하고 있는바,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와 같은 극도로 제한적인 상황에서만 허용될 수 있는 조치입니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은 헌법이 명시하고 있는 비상계엄의 어떠한 요건도 충족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를 선포했습니다. “헌법을 준수하고 국가를 보위”하겠다고 선서한 대통령이 국민이 부여한 권력을 사유화하고, 국민을 보호해야 할 군대를 동원하여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불안감을 조성한 것입니다.
이어진 대통령의 성명에는 진정한 사과도, 어떠한 책임의 통감도 없었습니다. 민주주의를 빼앗길 뻔한 학생과 시민들의 마음속에 피어오른 분노의 불씨는 더욱 커졌으며, 무너진 헌정 질서는 여전히 회복되지 않고 있습니다. 게다가 지난 12월 7일 여당 의원 105명이 탄핵에 대한 찬반 의사를 밝히지 않고 본회의장을 이탈함으로써 표결이 무산되었습니다. 그렇기에 2024년 지금의 우리는 1987년 대한민국 곳곳에서 시민 모두가 목소리를 높이며 외쳤던, 민주주의의 소리를 다시 한번 되새기고자 합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을 바라보며 신중함을 기하던 대학생과 청년들마저 이제는 대통령에 대한 모든 신뢰와 기대를 거둬들였습니다. 불안정한 정국 속에서 대한민국 국민들은 두려움과 불안감에 빠져 있습니다. 대통령이 선포한 불법 계엄은 우리의 평화로운 일상을 앗아갔고, 이에 분노한 민심은 걷잡을 수 없이 커져 무섭게 소용돌이치고 있습니다. 추운 겨울 날씨에도 우리의 친구들, 부모님들, 이웃들, 어르신들이 다시 한번 거리로 나가는 이유는 독재와 폭력이 아닌 자유와 민주주의로 국정이 운영되는 나라를 꿈꾸기 때문입니다. 헌법이 보장한 국민의 자유와 권리는 그 누구도 뺏을 수 없다는 것을 확인시키기 위해서입니다.
나라를 분열시키고자 헌법을 위반한 대통령과 계엄 관련자들을 조속히 퇴진시키고 그에 대한 책임을 명백하게 물어야 합니다. 대통령의 불법 계엄 선포 이후 대한민국은 혼란 속에 빠졌습니다. 조국의 독립과 민주화를 위해, 생존과 번영을 위해 헌신한 우리의 선열과 선배들의 노력이 짓밟혔습니다. 적대감과 분노만이 만연해진 한국 사회 속에서 현실과 괴리되어 버린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우리는 우리의 선배들이 그리하였듯이 다시 한번 목소리를 내고자 합니다. 우리는 대학에서 학문을 탐구하고 정의를 추구하는 미래세대로서 이번 사태를 절대 좌시하지 않고, 윤석열 대통령과 계엄 관련자들의 책임을 계속해서 요구할 것입니다.
존경하는 전국의 모든 대학생 시민 여러분, 우리는 다시 거리로 나왔습니다. 이번 사태는 특정 세대와 이념에 국한된 문제가 아닙니다. 민주주의는 우리 모두의 노력으로 성취한 것입니다.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다시 모두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이에 우리는 학생으로서, 또 한 명의 시민으로서 모든 시민과 뜻을 함께해 평화적 저항을 이어갈 것을 결의하며, 다음과 같이 요구합니다.
하나. 반헌법적이고 비민주적인 비상계엄을 선포한 윤석열 대통령은 즉각 퇴진하라.
하나. 대한민국 헌정 질서를 파괴하고 민주주의를 위협한 윤석열 대통령과 계엄 관계자들을 엄벌하라.
하나. 모든 정치인은 국민이 위임한 민주적 권력을 헌정 질서 회복과 정국 안정화를 위해 올바르게 사용하라.
2024년 12월 11일
비상계엄대응을 위한 전국 대학 총학생회 공동행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