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대학뉴스는 육군28사단에서 선임병들의 폭행으로 사망한 뒤 군이 조직적으로 은폐한 윤일병구타사망사건을 계기로 〈윤일병사건으로 보는 군대〉라는 주제의 다음과 같은 기획기사를 연재한다. ① 윤일병, 청년들의 참담한 자화상 ② 군대내 폭력·성추행, 정말 심각하다 - <가짜사나이>와 피로 물든 <붉은거탑> ③ 징병제 과연 문제없는가 ④ 립서비스로 끝나는 이른바 <대책들> |
입대하는 청년들 가운데 <조국심을 불태우며 나라를 지키기 위해> 군대에 가려고 하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오히려 대부분이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마냥 울상을 짓고 심지어 군입대를 도피하기 위해 입대전부터 남은 인생 전부를 내던지며 자살을 시도하는 젊은이도 있고, 군내에서 자살을 하는 사람도 상당수가 된다.
사회적 감수성 결여된 채 자란 청년들
요즘 <아이를 3명 이상 낳으면 아버지 직업도 안 물어본다.>고 할 만큼 자식을 많이 낳아 키우려면 돈이 굉장히 많이 든다. 부모의 재정적 지원과 시간을 오롯이 그 자녀 하나만을 위해 쓰이고 부모 자신도 모르는 새 <과잉보호>에 이르게 된다. 부모가 자녀의 대학시간표까지 짜서 시간표 짜는 방법도 모르는 학생이 생기기까지 할 정도로 부모에게 의존적이다.
공감 및 죄책감 결여·얕은 감정·자기중심적인 사람을 <사이코패스>라고 한다. 결국 부모의 심한 과잉보호가 아이를 <사이코패스>로 만든다. 사실 <윤일병구타사망사건>도 훈련이나 작전의 잘못에 대한 얼차려가 아닌, 그저 괴롭히고 싶어서 땅에 가래를 뱉어 핥게 한다거나 성기에 안티프라민을 바르는 사이코패스적인 행태다.
남 군대의 주적은 누구?
군의 불확실한 존재의식도 문제다. 북의 군대에서는 인민들에게 <통일을 위한 조미대결>이라는 확실한 사상과 미국이라는 주적을 만들어 군내부를 하나로 뭉치게 하는데 반면에 남에서 군간부들은 <북이 주적>이라 말하지만 병사들은 <간부가 주적>이라고 말할 정도로 서로에 대한 불신이 팽배해 있다.
한국청소년미래리더연합이 2011년 전국 400여개 중·고생 2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안보관 설문조사에서 <우리의 주적은 누구?>라는 질문에 학생들은 일본(44.5%)을 첫째로 꼽았다. 일본의 독도영유권주장 등으로 인한 영향 때문이라는 게 교육계관계자의 분석이다. 다음으로 북(22.1%), 미국(19.9%), 중국(12.8%)이 그 뒤를 이었다. 이처럼 주적의 개념이 흐릿해지면서 군의 존재에 대한 인식도 점점 모호해지고 있다.
사냥감이 없는 호랑이굴에서 강한 호랑이가 약한 호랑이를 괴롭히듯, 주적이 모호해지고 있는 현 군대에서 고참이 후임을 죽을 때까지 괴롭힌다거나 괴롭힘 당한 후임이 총기를 난사하는 등의 사건·사고가 생긴다.
군내사고 축소·은폐하려는 간부들의 태도문제
만약 병사들이 누군가를 괴롭히는 장면을 목격한 제3의 병사가 간부에게 그 상황을 보고 하면 정상적인 보고체계하에서는 상급자에게 보고가 되어 폭행한 사람을 영창에 보내야 한다. 하지만 본인들의 승진을 위해 왕따·폭행 등의 사건 사고를 축소·은폐하고 심지어는 간부가 직접 피해자를 괴롭히거나 보고를 해온 제3의 병사를 이상한 사람으로 만들어 왕따를 조장하기도 한다. 이는 부대내 병영사고에 그 책임을 간부가 물어야 하고 그것은 승진에 직접적 연관이 있다는 점에서 설명된다.
김관진청와대안보실장이 은폐시키려 했던 <윤일병구타사망사건>은 3개월이나 지나서야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그리고 이 사건에 대해 한민구국방부장관은 <7월31일 언론을 통해 사건 알았다>고 주장하면서 책임을 회피하려 하고 있다. 바로 이런 <고위간부들이 폭행에 대해 묵과하고 오히려 은폐한다>는 인식을 자꾸 심어주는 게 문제다. 이것을 믿고 고참병사들이 <기강해이>, <군기교육>이라는 명목하에 후임을 마음껏 폭행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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