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학교 교수들이 ˂세월호참사에 대한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라˃며 ˂정부 부처 일부를 개편하는 차원을 넘어 우리 사회의 시스템과 철학을 근본적으로 다시 세워 나가야 할 때˃라는 내용이 담긴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22일 중앙대학교 교수 104명은 ˂우리 사회 각계각층에 만연한 관료주의와 성과중심주의, 오로지 경쟁만을 강조하고 생명을 경시하는 사회 풍조가 오늘의 대참사를 불러왔다˃고 규탄했다.

 

이어 ˂신자유주의 체제하에 굴복한 채 지배계급의 유지와 보호에 몰두하는 정부, 대기업과 결탁하여 사욕을 추구하기에 급급한 관료들, 돈벌이라는 목적을 위해 공공선과 공공성이라는 소중한 가치를 내팽개쳐둔 우리 모두가 초래한 뼈아픈 결과˃라고 말했다.

 

또 ˂나 하나쯤이야 하는 무사안일주의에서 벗어나 ˂나부터˃라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면 우리 사회에 미래는 없다˃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물질만능과 경쟁과 보신이라는 명목 아래 잃어버린 공존과 연대의 가치를 되찾기 위해 정부 부처 일부를 개편하는 차원을 넘어 우리 사회의 시스템과 철학을 근본적으로 다시 세워 나가야 할 때˃라고 호소했다.

 

다음은 중앙대학교 교수들의 시국선언문 전문이다.


<중앙대학교 교수 시국선언문>


2014년 4월 16일 대한민국은 심장이 멎었습니다.

세월호가 침몰하며 생때같은 아이들의 목숨을 깊고 어두운 바다 속에 수장시키면서, 그동안 우리가 애써 일궈온 생명과 윤리라는 소중한 가치 또한 깊은 바다 속으로 가라앉고 말았습니다.

 

 

죽어가는 아이들을 두 눈 시퍼렇게 뜨고 목격하면서도 속수무책이었던 기막힌 현실을 보면서 우리는 무언가 단단히 잘못되었다는 것을, 우리들이 그동안 잘못 살아왔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껴야 했습니다.

강단에서 학생들을 만나며 의와 참이라는 가치를 가르쳐 온 저희 교수들도 참담한 마음을 가눌 길이 없습니다.

 

 

왜 우리는 그토록 어이없이 우리 아이들을 보내야 했을까요?

우리 사회 각계각층에 만연한 관료주의와 성과중심주의, 오로지 경쟁만을 강조하고 생명을 경시하는 사회 풍조가 오늘의 대참사를 불러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신자유주의 체제하에 굴복한 채 지배계급의 유지와 보호에 몰두하는 정부, 대기업과 결탁하여 사욕을 추구하기에 급급한 관료들, 돈벌이라는 목적을 위해 공공선과 공공성이라는 소중한 가치를 내팽개쳐둔 우리 모두가 초래한 뼈아픈 결과가 아닐 수 없습니다.

 

 

제대로 된 반성의 역사를 거치지 못한 채 앞만 보고 달려온 현대사의 행보가 오늘의 사회를 만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현재와 미래는 우리들의 한 걸음, 한 걸음이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나 하나쯤이야 하는 무사안일주의에서 벗어나 ‘나부터’라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면 우리 사회에 미래는 없습니다.

지금부터라도 이번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을 직시하고 우리 사회의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아야만 미래와 희망이라는 말을 다시 입에 올릴 수 있을 것입니다.

 

 

슬퍼한다고 해서 우리 아이들이 살아 돌아오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뼈아픈 반성과 애도의 시간을 갖지 못한다면 오늘의 참담한 역사로부터도 우리는 아무것도 배우지 못할 것입니다.

 

 

마지막 순간까지 구조될 것을 믿으며 서로를 격려한 우리 아이들의 모습을 가슴 깊이 새기고 잊지 말아야 합니다.

물질만능과 경쟁과 보신이라는 명목 아래 잃어버린 공존과 연대의 가치를 되찾기 위해, 그리고 다시는 이런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게 하기 위해, 투명한 공론화 과정을 거쳐 범국민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고 세월호 특별법을 통해 진상을 철저히 규명해야 할 것입니다.

 

 

정부 부처 일부를 개편하는 차원을 넘어 우리 사회의 시스템과 철학을 근본적으로 다시 세워 나가야 할 때입니다.

유가족 및 실종자 가족들의 아픔에 깊이 공감하며 세월호 희생자의 명복을 빕니다.

이 비극적 사태를 낱낱이 기억하며 우리 사회가 소중히 지켜가야 할 가치와 철학을 다시 생각하는 계기로 삼을 것을 진심으로 제안합니다.

2014. 5. 22.

중앙대학교 교수 일동

강내희 강인구 강진구 강진숙 고부응 곽경원 구재선 김경희 김교성 김누리 김동민 김미선 김배근 김선회 김성천 김순경 김시연 김양지 김연명 김유승 김지용 김태선 김한식 김형국 류덕현 류 신 류은정 류찬열 문성호 문재철 박기웅 박명진 박순용 박정윤 박치성 배윤호 백광진 백동현 백승욱 백 훈 서명수 성재영 손준식 손희숙 송수영 신광영 신맹식 신진욱 신해용 신혜원 심인옥 심재국 양해석 염영희 오성균 오창은 육영수 이경수 이길용 이나영 이민아 이병훈 이상명 이숙정 이숙정2 이승하 이연도 이용은 이유미 이재호 이정훈 이창재 이혜정 임영봉 임현열 장규식 장성갑 장숙랑 장욱상 정선화 정슬기 정의채 정정호 정태연 조성한 조수현 주은우 진성미 채영호 최광용 최성환 최 영 최영은 최영진 최영진2 최윤경 최윤진 최인환 한수영 한종숙 한형성 허정훈 현명호 홍경남 (이상 104명)


 

 


 

신현준기자

번호 제목 날짜
257 미선이 효순이 사건, 12주기 추모행사 열려 file 2014.06.10
256 교대생·학부모·교사 모였다, ˂시간선택제교사반대한다!˃ file 2014.06.10
255 교수님에게 부치는 편지, ˂가만히 있으라˃는 사회에서 교수님들이 그만 가만히있길 바라는 불손한 제자들 file 2014.06.10
254 성추행·폭행 저지른 주한미군에 대한 규탄 기자회견 열려 file 2014.06.10
253 일본군성노예 ˂위안부˃피해 배춘희 할머니 별세, 생존자 54명 file 2014.06.08
252 ˂세월호 참사˃53일째, 범국민 4차촛불집회 열려 file 2014.06.08
251 한대련, 오바마는 ˂주남미군 최고책임자로서 당장 사과하라!˃ file 2014.06.05
250 고려대학생들, 세월호참사 시국선언발표 file 2014.06.05
249 ˂가만히 있지 않겠습니다!˃ 경희대학생들 시국선언 발표 file 2014.06.05
248 이화여대총학, ˂세월호참사˃시국선언 발표 file 2014.06.05
247 ˂세월호 철저한 진상규명˃ 성공회대 학생 350여명 시국선언 발표 file 2014.06.05
246 전남대 ˂박근혜정부불신임총투표˃실시, 88.5% 압도적 찬성보여 file 2014.06.03
245 서울대총학, ˂더 이상 가만히 있을 수 없다˃ 시국선언 file 2014.06.02
244 ˂3차범국민촛불 - 간절한 기다림을 나누는 힘찬 약속˃ 열려 file 2014.06.02
243 대학생들, <6월4일 당신의 약속을 지켜주세요>합동기자회견 열려 file 2014.05.29
242 세월호참사, <선체보존가처분신청>이 우선이다! file 2014.05.28
241 민주노총충남본부장 최만정, ˂경찰부르겠다˃망발 ... 결국 못 불러 file 2014.05.27
240 24일, 세월호참사 2차범국민촛불행동 ˂천만의 약속˃ file 2014.05.26
239 성공회대교수들 ˂슬픔과 분노를 넘어 세상을 바꾸는 데 앞장서겠다˃ file 2014.05.23
238 인천대교수들 ˂더 이상 영혼 없는 사과와 진실을 호도하지 말라!˃ file 2014.05.22
» 중앙대교수들 ˂세월호 참사 진상 철저히 규명하라!˃ file 2014.05.22
236 21일, 신학생들 ˂시국단식농성단˃ 결성해 file 2014.05.22
235 대학생들 정부서울청사앞에서 ˂기습시위˃ 벌여 file 2014.05.22
234 ˂안녕들하십니까˃ 세월호추모자 200명연행 규탄 기자회견 열려 file 2014.05.20
233 감리교신학대 학생들, ˂박근혜 퇴진˃단식농성 합류 file 2014.05.20
232 코리아연대, 민중의힘에 전농과의 ˂연대파기˃안건 상정제기 file 2014.05.19
231 코리아연대, 전농의 한심한 ˂연대파기˃통보에 대한 확인과 항의 file 2014.05.19
230 코리아연대, ˂일관성·공정성·형평성의 원칙이 있는가˃ 문제제기 file 2014.05.19
229 충남대련, ˂농민회간부의 충남대련여성간부성폭력˃사건 해결촉구 file 2014.05.15
228 감리교신학대 학생들, 세월호사건 규탄 ˂기습시위˃ 벌여 file 2014.05.08
227 중앙대학생, 취업학원으로 전락한 대학을 거부한다! file 2014.05.08
226 ˂세월호 참사˃추모 촛불집회, ˂아이들을 살려내라!˃ file 2014.05.04
225 폐과막기위해 사회학과 동문들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 file 2014.05.02
224 5.1세계노동절대회 서울1만, 전국5만 집결, 청년·대학생들 연대참여해 file 2014.05.02
223 서원대미술학과학생들, 총장실점거농성 11일만에 농성해제 file 2014.04.29
222 대학구조개혁안 철회하고 대학민주적의사결정기구 설치하라! file 2014.04.23
221 22일 세월호사고 무사생환염원 국민촛불 열려 file 2014.04.23
220 세월호침몰사고, 대학가 축제취소, 기금활동 등 애도의 물결보내 file 2014.04.23
219 고려대, ˂418구국대장정˃ 예년보다 정숙하게 file 2014.04.21
218 4.19대국민촛불집회, 세월호참사무사생환기원, 남재준파면특검실시! file 2014.04.21
217 경기대, ˂일방적인 구조조정 중단하라!˃ file 2014.04.19
216 일본군˂위안부˃문제의 해결을 요구한다! 토론회 열려 file 2014.04.18
215 원광대, 서예문화예술학과 구조조정에 학생들 반발 file 2014.04.17
214 정대협·희망나비, 유럽곳곳에서 일본군성노예문제 알린다 file 2014.04.16
213 ˂대학원생들에게 일방적인 고통과 희생을 강요하지마라˃ 인권위 진정서제출 file 2014.04.16
212 서울대민교협, ˂국정원선거개입과 간첩증거조작사건, 특검도입하라!˃ file 2014.04.16
211 서원대미술학과통폐합에 예술단체까지 반발확산 file 2014.04.14
210 대진대 음악학부 폐지 ... 교수 및 학생 반발운동 file 2014.04.14
209 한국교원대, 일방적인 학과구조조정에 학생들 반발 file 2014.04.14
208 전국교대생들 ˂시간선택제교사제도입 즉각 철회하라˃ file 2014.04.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