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참사 2차범국민촛불행동 ˂천만의 약속˃이 24일 오후6시 서울청계광장에서 열렸다.
세월호참사국민대책회의가 주최한 이번 촛불은 발생한지 40여일이 넘어가고 있는 세월호참사에 대한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자리로 이뤄졌다.
KBS언론노조 권오훈본부장은 <이 자리에 설 수 있나 묻고 또 물었다. KBS가 초기에 보도를 조금만 제대로 했더라면 이렇게 희생되지 않았을 것이다. 죄송스럽다>며 세월호참사에 대한 잘못된 보도를 사죄했다. 이어 그는 <그동안 청와대는 KBS에 보도지침을 해왔고 KBS는 청와대의 노예, 권력의 시녀가 되었다. 부끄럽고 늦었지만 다시 시작하겠다. 길환영사장퇴진과 박근혜대통령의 책임을 반드시 국민들과 함께 묻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월호희생자들이 준 마지막 기회, 국민의 방송으로 되돌리기 위해 국민만 믿고 끝까지 싸우겠다>고 힘있게 발언했다.
한국노총 이인상공공연맹위원장은 <죄인의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 노동운동을 한다는 내가 지금 한 것이 무엇인가. 세월호참사는 여러 요인들이 있다. 비정규직, 규제완화의 문제가 있다>면서 <비정상화의 정상화를 말하는 박근혜정권은 오로지 돈과 자본을 위한 규제완화를 계속하고 있다. 더욱 가열찬 투쟁으로 답하겠다>고 말했다.
고등학생인 양지혜양은 희생자들을 위해 직접 쓴 글을 낭독하기도 했다.
그는 <추모행진을 참여할 때마다 날씨가 참 좋다. 누군가와 같이 걷기 좋은 날이라고 해야 하나. 그래서 더 슬펐다. 당신들이 없구나. 이렇게 좋은 날이 당신에겐 없겠구나 생각이 들었다. 어른들은 아직 꽃피지도 않은 아이들이 죽어 안쓰럽다고 했다. 그리고 우리들이 거리에 나와 이야기하고 행진하는 모습을 보며 기특해했다. 그런데 그런 말들이 오히려 싫었다. 왜 이런 행동을 우리가 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닌 기특해야하는 것이 되어야 하나. 어른들은 말한다. 대학가면 다할 수 있다. 가만히 공부하라고 한다. 나는, 우리는 삶을 유예당한다. 행진을 하면서 반짝이는 잎을 보면서 살아남은 사람들 중에서 지금 이 무렵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공부하기에 바쁜 우리들은 사실 잘 모르고 살지않나. 순간 억울하고 싫었다. 미래를 담보로 주체성을 박탈당하는 청소년이기에. 그래서 <가만히 있으라 행진>을 제안했다. 죽어가는 우리를 더는 죽게하고 싶지 않았다. 청소년도 사회에 주체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고 했다. 산자의 의무를 우는데 에서 멈추지 않겠다. 여러분을 죽게 한 가만히 있으라는 사회의 시스템에 더욱이 가만히 있지 않겠다. 더는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말하지 않았으면 한다.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우리는 괜찮다고 믿고 살아왔지만 그렇지 않다는걸 우리는 이제 인정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가만히 있지 않고 우리가 행동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마무리했다.
세월호참사 가족대책위 유경근씨는 <저는 아직까지도 제가 왜 이 자리에 있어야하는지 모르겠다. 모든 가족들이 그렇게 이야기하지만 단하나라도 위안거리가 있으면 그걸 위안삼아 인정하고 넘어갈 수 있을 텐데 한 달이 넘는 그 시간들을 아무리 곱씹어 봐도 잘못한 것이 없다. 그리고 제 아이는 없고 저는 이 자리에 있다>면서 <국민들께 감사하다.국민여러분께 간곡히 부탁드렸다. 전국에서 서명 받아서 전달해주셨다>고 말했다.
또 <이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세월호마냥 침몰해가는 그 순간에 서있다. 대한민국을 소생시켜야 한다. 우리 자식들이 영원히 살고 싶은 나라 만들어야 한다. 이 자리에서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겠다. 잊지말아주시고 함께하겠다는 뜻을 보여 달라>고 차분히 말했다.
이어 아직 찾지 못한 16명의 실종자들의 이름을 제창했다.
이날 집회에는 각계각층의 시민들 3만여명이 모였으며 집회이후 청계광장에서 보신각, 탑골공원, 을지로입구역, 명동역을 거쳐 시청광장까지 도착하는 코스로 행진했다.
▲현장사진들
김슬민기자